소설가 이외수와 사돌탕
소설가 이외수와 사돌탕
  • JBC까
  • 승인 2017.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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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폐 쓰레기들아. 
아침이다.
이 시정잡배 이외수가 니들한테 사돌탕을 끓여서 대접할 시간이야. 
사돌탕.
처음 들어 보는 적폐 쓰레기들도 있겠지. 
친절하게 설명해 줄까.
사돌탕은 이 시정잡배 이외수가 니들을 위해 사이다와 돌직구를 합성해서 끓인 정신의 양식이야. 
나는 비록 시정잡배를 자처하는 수준에 불과하지만, 시종일관 척박하고 황량하고 물상식한 니들의 뇌 속에 최소한의 정신적 양식이라도 공급해 주어야겠다는 사명감을 절실하게 느끼고 있던 차였어. 
하지만 감사를 표하거나 존경을 표할 필요는 없어.
솔직하게 고백하자면, 나는 니들이 끝까지 사돌탕을 먹어줄 소양이나 양심이나 예절이나 인품 따위를 가지고 있는 족속들이라고는 생각지 않아. 
니들은 반성을 모르는 특질을 가지고 있잖아.
그러니 진보니 개선이니 하는 단어들과도 거리가 멀거야.
감성도 무가치하고 낭만도 무가치하고 사랑도 무가치하다고 생각하는 족속들.
오직 돈밖에 모르는 족속들.
니들이 문화적 가치와 예술적 가치를 알기나 하겠어. 
동해물과 백두산이 마르고 닳도록 모를 수밖에 없지. 
당연히 이외수가 끓인 사돌탕의 진미도 알 턱이 없을 거야. 
누구든 중간에 몇 숟갈 뜨다 말고 사돌탕 그릇을 내던져 버려도 나는 슬퍼하거나 노하지 않겠어. 
솔직히 말해서 나는 니들한테 손톱만큼의 기대조차 걸지 않고 있어.
니들은 게맛은 알아도 글맛은 모르겠지.
대부분 독서량이 부족해서 어떤 글을 읽어도 행간을 헤아릴 줄 모른다는 특질도 간직하고 있지. 
그런데 나는 왜 굳이 니들한테 사돌탕을 끓여 먹이려고 드는 걸까 .
간단해.
순전히 넘치는 나의 자비심 때문이야. 
나는 남의 슬픔이나 고통은 안중에도 없는 니들하고 근본이 너무 달라서 측은지심을 항상 가슴 안에 간직하고 살아 가거든. 
무식하고, 천박하고, 야비하고, 속물적인 니들한테, 최소한의 교양이라도 전수하지 않으면 도저히 잠을 이룰 수 없을 정도로 끓어 넘치는 이 측은지심.
니들은 이해할 수 없을 거야.
적폐 쓰레기들아.
나도 니들한테 이 따위 호칭을 쓰기는 싫어. 
하지만 너무 오랫동안 니들한테 시달렸기 때문에 이 따위 호칭조차 과분하다는 생각이 든다.
미안하다.
서론이 너무 장황했구나.
지금부터 오늘 끓일 사돌탕에 대해서 살명해 줄게.
오늘의 사돌탕의 주재료는 자업자득이라는 사자성어야. 
자업자득.
니들도 어디서 많이 들어본 사자성어지. 
어쩌면 니들하고는 아무 상관이 없는 사자성어라고 생각하면서 살아오지는 않았을까.
하지만 내가 생각하기에는 한 치 앞도 내다보지 못하고 동서남북 천방지축으로 민폐를 끼치거나 국격을 떨어뜨리는 적폐 쓰레기들에게는 천금보다 값진 효용가치를 지니고 있는 사자성어 아닐까. 
사전적 풀이에 의하면, 자신이 저지른 과보(果報)나 업보를 자신이 받는다는 뜻이야. 스스로 저지른 결과에 의해 얻어진 불편이나 악재를 당연지사로 받아들이라는 가르침으로 널리 쓰이기도 하지. 자업자박(自業自縛)과 같은 뜻이야. 자신이 쌓은 업보로 결국 자신을 묶는다는 뜻이기도 하지.
자기가 꼰 새끼로 자신을 묶는 형국, 즉 자기 꾐에 자기가 빠지는 형국을 뜻하는 자승자박(自繩自縛)이라는 말도 자업자득이라는 말과 같은 의미로 쓰이지.
그밖에 과거 또는 전생의 선악의 인연에 따라 뒷날 길흉화복의 갚음을 받게 된다는 뜻의 인과응보(因果應報)라는 말도 있어. 
아무튼 어떤 일이든지 결국 옳은 이치대로 돌아간다는 사필귀정(事必歸正)도 같은 맥락에서 자주 쓰이는 말이야.
그래그래, 니들도 그정도는 알고 있겠지.
하지만 적폐들아. 
알고 있으면 뭐하냐.
니들은 아직도 정신을 못 차렸잖아. 
비인간적이고, 
비양심적이고, 
비도덕적인 짓거리만 연일 자행하고 있잖아. 
전혀 반성의 기미조차 보이지 않고 철면피한 언행을 거침없이 자행하고 있잖아. 
이명박이나 박근혜를 추앙하는 거야 자유지.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야.
누구를 대통령으로 떠받들어도 죄가 되지는 않지.
하지만 대통령도 법을 어기면 처벌을 받아야 하는 거야. 
국정농단, 부정부패, 방산비리,직권남용, 직무유기, 문서위조, 증거인멸, 댓글부대, 예술탄압, 이거 모두 범법이야. 거기에 동조하거나 부역한 자들도 당연히 공범이야. 
어떤 적폐 쓰레기들은 나라를 위태롭게 만들 정도의 망국적 행위도 서슴지 않았어.
그런데 반성을 안 한다? 
빵깐에 대한 두려움을 전혀 느끼지 못하는 의연함?
제발 그놈의 허세는 그만 떨어. 
애국애족이니 민주주의니 하는 용어들은 니들이 함부로 사용하면 안 되는 용어들이야. 
대부분의 국민들은 이제 최면에서 깨어났어.
시골 사람들은 니들한테 속아줄 거라고 생각하겠지. 
하지만 천만의 말씀 만만의 콩떡이야. 
시골 사람들도 이제는 세상 달라진 것쯤 다들 알고 있어. 
니들한테 밉보이면 불이익을 당할까봐 모르는 척 하고 있을 뿐이야.
시골 사람들이라고 니들의 진정성 없는 감언이설에 현혹될 거라고 생각하면 반드시 큰코 다칠 거야. 
2018년.
지방선거 기간은 범국민 적폐 쓰레기 대청소 기간.
각오해.
그 때 니들은 모조리 참패하고 말거야.

© 소설가 이외수씨 S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