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성향 단체인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전대협)가 중국 폐렴 관련, 정부 대응을 반어법 풍자 형식으로 비판하는 내용의 대자보를 서울대와 고려대에 게재했다.
전대협은 '깨어있는 학우들의 코로나 대응강령'이라는 제목의 대자보 각 1만장씩 게시했다고 24일 밝혔다.
이 대자보는 문 대통령과 정부의 우한 코로나 대처와 중국에 대한 저자세 외교를 풍자하는 총 7개의 행동 강령으로 구성됐다.
정부의 친중 외교를 비꼬는 강령에는 "대통령께서는 300만개의 마스크를 중국에 지원하는 ‘위대한 인도적 결단’을 내렸다"며 "앞으로도 질 좋은 마스크는 중국에 양보하자. 국민의 건강 따위는 한·중 관계에 비하면 전혀 중요하지 않다"는 내용이 들어갔다.
또 "개강 후 중국인 학우를 만나면 소외감을 느끼지 않도록 잘 모셔 적극적으로 중국몽에 참여하자"는 내용과 "아프리카 돼지열병, 미국 독감, 스페인 독감, 일본 뇌염은 되지만, 우한 폐렴은 안 된다"는 강령도 대자보에 포함됐다.
정부가 지난달 우한 코로나가 점차 확산되자 이 질병을 우한 폐렴 대신 ‘코로나19’로 부르도록 하거나, 중국에 마스크를 대량으로 지원하도록 한 조치를 비꼰 것이다.
대자보는 문 대통령에게 맹목적인 지지를 보내는 사람들도 신랄하게 비판했다. 행동 강령에는 "대통령께서 하시는 말씀에 의심을 가지지 말자. 그분은 우리 대가리가 깨져도 항상 옳으시다", "코로나로 대통령을 음해하는 자는 무조건 적폐극우 학생들이다. 이들에게 잔혹 한 보복을 가하자"는 내용이 있었다.
전대협은 과거 1980년대 주축을 이뤘던 학생운동단체와 같은 이름의 단체로 우파 성향 대학생들과 청년층으로 구성돼 있다. 이들은 2018년 전국 대학가에 문 대통령을 비판하는 ‘문재인 왕 시리즈’ 대자보를 붙였고 지난해에는 문 대통령에 영화 어벤저스 속 악역 캐릭터인 타노스를 합성한 ‘문노스’ 포스터를 배포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