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BC까]유권자 보수 우파 외면 이유 있다
[JBC까]유권자 보수 우파 외면 이유 있다
  • JBC까
  • 승인 2020.04.1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모든 나라는 그 수준에 맞는 정부를 가지며, 국민들은 그들의 수준에 맞는 지도자를 갖는다.’

프랑스 정치가 토크빌(1805~1859)이 한 말이다.

이번 총선을 보면서 트크빌의 이 같은 말이 다시 떠올려졌다. 나라의 국격을 올릴 수 있는 것도 전적으로 국민의 몫이고, 반대로 한 나라의 국격을 추락시킬 수 있는 것도 국민이다.

국민의 수준에는 훌륭한 사람을 지도자로 선출하는 능력뿐만 아니라 자유롭고 민주적인 선거제도를 만들고 운영하는 능력도 포함되기 때문이다.

15일 치른 21대 총선에서 미래통합당이 참패했다. 미래한국당의 비례 의석을 합하더라도 100석을 겨우 넘기는 수준에 그쳤다. 서울 인천 경기 등 수도권에서는 참패했던 지난 총선보다도 못한 몰락에 가까운 패배를 기록했다.

우리공화당도 마찬가지다. 전국 41개 선거구에 후보자를 냈었지만 단 한석도 건지지 못했다. 비례대표에선 1% 지지도 받지 못했다. 조원진 대표 성적은 처참한 그 자체다. 대구에서 내리 3선을 했지만 이번엔 더불어 민주당 후보에게까지 패했다. 당 안팎의 쇼크가 이만 저만이 아니다.

돌이켜 보면, 1987년 민주화 이후 치른 전국 단위 선거에서 거대 정당이 네 번 연속 패배한 경우는 없었다. 국민들은 총선·대선·지방선거에 이어 다시 민주당의 손을 들어줬다.

통상 정권 3년 차의 총선은 정권에 대한 평가 성격을 갖는다. 그러나 이번엔 정권이 아니라 야당이 심판받았다. 이번 선거는 야당이 지려야 질 수 없는 선거였다.

문재인 정권은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나라를 만들었다. 경제는 재앙 수준이다. 소득 주도 성장론과 급속한 최저임금 인상, 과격한 근로시간 단축, 탈원전, 노동 개혁 후퇴, 기업 때리기, 반시장 규제 등 야당이 이길 내용은 차고 넘쳤다.

경제가 침체에 빠져들고 자영업과 서민 경제가 무너졌다. 좋은 일자리가 사라지고 가난한 사람이 더 가난해져 소득 격차가 확대됐다.

이 정권은 실패한 정책을 고치는 대신 현실을 오도하고 왜곡까지 시켰다. 세금 퍼부어 가짜 일자리 만들고 억지로 성장률을 끌어올려 수치를 분식하는 일도 서슴지 않았다.

이렇게까지 경제를 망친 정권이라면 볼 것도 없이 참패해야 마땅했다. 하지만 경제 실정 이슈는 선거판을 압도하지 못했다. 심판받아야 할 여당이 선거 기간 내내 압승을 자신하는 상황이 펼쳐졌다.

그럼에도 유권자들은 지금의 야당에는 표를 주지 않았다. 이것이 토크빌의 주장처럼 국민들이 그들의 수준에 맞는 지도자를 갖기 때문이었을까.

국민들은 자유와 진실 정의, 문재인 좌파 독재 정권과 투쟁해 온 우리공화당도 외면했다. 문 좌파 독재 정권의 실상을 알리고 또 알렸지만 국민의 관심은 이와는 정 반대였다. 보수 우파마저 우리공화당에 등을 돌렸다.

미래통합당은 선거의 향방을 좌우하는 중도층 민심을 얻는 데도 실패했다. 황교안 대표는 1년 반 동안 당을 이끌었지만 아주 무능했고, 교활하기 짝이 없는 짓거리를 서슴치 않았다.

당의 혁신을 위해 무엇을 했는지 알 수 없다. 통합을 강조했지만 반쪽 통합만을 이루었고, 진작 안아야 할 자유 우파 국민들은 철저히 외면했다. 작은 기득권에만 연연하는 인상을 줬다.

총선을 앞두고 당의 대대적인 쇄진과 인재 영입은커녕 위장과 기회주의로 점철된 인물을 공천했다. 국민 앞에 내세울 대표 공약 하나 제대로 준비된 것이 없었다.

박근혜 대통령이 거대 야당을 중심으로 뭉쳐라는 메시지를 냈었지만 황 대표는 이를 묵살했다. 우리공화당이 조건 없이 합치자했지만 들은 척도 하지 않았다.

공천이 사실상 마무리된 뒤에 터진 느닷없는 공천 번복 파동은 4년 전 '진박 논쟁'을 연상시켰다. 국민들에게 피로감만 더해줬을 뿐이다.

우리공화당도 전략과 전술 부재를 그대로 드러냈다. 탄핵무효와 박근혜 석방 외침은 유권자들에게 수구 보수라는 이미지만 더했다. 총선을 앞둔 20여일 만에 겨우 지역구 출마자를 공천했고, 그 지역구에 연고가 없는 사람을 공천주기도 했다. 오직 자유주의 이념에만 매몰되어 있었다. 선거 정책 공약도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았다.

전부 그런 것은 아니지만 거대 여당과 야당의 경우 한 지역서 최대 10년 이상 기반을 닦았다. 그런데 우리공화당 후보 중 지역에서 오래동안 기반을 닦고 지역을 관리한 정치인이 몇 명일까. 조직과 자금에서도 열세를 면치 못했다. 선거운동이 제대로 될리 없다. 유권자들 지지를 받을 것이란 생각을 한다는 것이 착각이다.

태극기 집회때는 많은 자유 우파 인사들이 참여했지만 유세 때는 그렇지 못했다. 곳곳에서 자원봉사자 기근에 시달렸다.

정치학자 윤평중 한신대 교수가 여당의 압승으로 끝난 제21대 총선 결과에 대해 민심은 수구 정당인 미통당에 최후의 일격을 가했다면서 시대를 거스른 천민자본주의와 냉전반공주의에 의탁하는 자칭 보수정당(사실은 수구정당)의 해체를 명령한 거나 마찬가지라고 평가했다.

윤 교수는 페이스북에 올린 21대 국회의원 선거의 의미글에서 미래통합당과 보수세력에 대해 한국 보수가 합리적이고 개혁적으로 변화하지 않는 한, 그 미래는 없다면서 보수는 진정한 공화주의 세력으로 환골탈태해야만 잃어버린 국민의 신망을 회복할 수 있다. 그 과정은 느리고 고통스럽겠지만 그 길 외에 다른 대안은 없다고 했다.

만약 지금처럼 보수가 바뀌지 않고 현실에 안주한다면 2년 뒤 대선에서도 보수 우파의 미래가 없다. 대한민국은 정부와 거의 전국 시··, 대법원, 헌법재판소에 이어 국회까지 민주당 세력 한 곳이 장악하게 됐다. 2년 뒤 정권을 잡기가 더욱 힘들어졌다. 좌파 독식이 예상된다.

완전한 세대교체를 이루고 희생과 헌신을 통해 자유 민주를 수호하는 정당으로 거듭나야 한다. 우리공화당도 이념과 투쟁 중심에서 벗어나야 한다. 정책 정당과 자유 우파의 가치를 더하는 정당으로 거듭나야 한다.

이번 선거를 통해 분명한 것은 국민들이 여전히 좌파 정권을 선호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국이 제2 베네수엘로가 된다는 경고를 여러 차례 했었지만 국민들은 이를 무시했다.

미국 하버드 교수이자 정치학자 스티븐 레비츠키 교수는 세계의 민주주의는 또 다른 죽음을 맞이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민주주주의가 군인이 아니라 국민이 선출한 지도자의 손에서 죽음을 맞이한다고 주장했다.

현재 국민들은 문재인 정권의 동조자가 되었다. 그런 그들에게 문 정권이 좌파독재자니, 대한민국 역사와 정체성을 허물었다고 주장한 들 이들이 경각심을 가질까. 그렇기 때문에 딱 그 수준에 맞는 지도자를 선택했고, 그 지도자는 딱 그런 국민 앞에 군림하는 것이다. 자유와 정의 진실은 어느새 식상함을 느꼈고, 거짓과 날조된 왜곡, 증오와 분노 그리고 이글거리는 그 공격적 눈이 지배하는 세상이 된 거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