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BC 눈]조원진 낙선과 대구, 그리고 달서병
[JBC 눈]조원진 낙선과 대구, 그리고 달서병
  • JBC까
  • 승인 2020.0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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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인이 아닌 정치꾼을 선호한 유권자
국민은 그들 수준에 맞는 지도자를 가져
태극기 집회에서 조원진 우리공화당 대표가 사자후를 토해내고 있다. 이번 총선서 대구 달서병 유권자들은 조 후보를 외면했다.
태극기 집회에서 조원진 우리공화당 대표가 사자후를 토해내고 있다. 이번 총선서 대구 달서병 유권자들은 조 후보를 외면했다.

대구는 구릉의 의미를 안은 지명이다. 본래 대구 이름은 달구화(達句火). 삼국이 통일된 이후 경덕왕 때에, 대구(大丘)라는 이름으로 바뀌었다.

이 이름은 유교를 통치 이념으로 삼았던 조선조에 들어와 유교의 교주라 할 수 있는 공자의 휘자와 같다 하여 로 변경되었다. 이후 지금까지 대구(大邱)로 불리었다.

대구는 지명설화, 왕산, 태조지, 살내, 안심, 반야월 등 고려 태조 왕건의 공산전투와 관련된 전설을 비롯하여 다양한 민담들이 풍부하게 전해오고 있다.

모내기 노래 옹헤야’, ‘베틀노래’, 일할 때 부르는 노동요 상여소리’, ‘달구질노래’, ‘성주풀이’. 신나는 율동이 곁들인 쾌지나칭칭나네와 같은 유희요도 대구에서 전해지면서 전국으로 퍼졌다.

대구 동구를 가로지르는 금호강은 경치가 빼어나서 일찍부터 시인 묵객들이 배를 띄워 선유(仙遊)를 즐겼던 것으로 전해진다. 서거정(1420~1488)은 강가에 정자를 짓고 음풍농월(吟風弄月)하면서 대구십영’(大丘十詠)을 읊었다. 대구십영은 서거정이 읊은 칠언절구 10수다.

대구 달서에는 두류산이 펼쳐져 있다. 두류봉이라 불린 이곳은 서거정이 칠언정구 10수 중 성당못이 있다. 서거정은 이를 두고 남소하화(南沼荷花 남소의 연꽃)이라 노래했다. 두류산은 두류공원이 되어 대구의 쉼터가 되었다.

그런 대구가 4.15 총선 이후 구설수에 오르고 있다. 대표적 친노(親盧) 인사로 분류되는 시인 김정란 상지대 명예교수가 지난 16일 페이스북을 통해 대구는 독립해서 일본으로 가시는 게 어떨지. 소속 국회의원과 지자체장들 거느리고라며 귀하들의 주인나라 일본, 다카키 마사오의 조국(祖國) 일본이 팔 벌려 환영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카키 마사오는 박정희 전 대통령의 일본식 이름이다. 대구가 진보정치인을 외면하자 이에 대해 분개로 이런 글을 올린 것 같다.

이번 총선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이 지칭한 거대야당은 수도권에선 전멸했다. 그러나 대구에선 진보가 단 한명도 당선되지 않았다. 대구는 지금도 보수 정당이 말뚝만 꽂아도 당선되는 지역이다.

거대 보수 정당에서 대구 공천을 받으면 선거운동을 하러 다니는 것이 아닌 당선 인사를 하러 다닌다는 우스갯 소리가 빈말이 아니다.

그런데 자유 우파 국민들이 대구에 크게 실망 하고 있다. 우리공화당 조원진 후보가 대구 달서병에서 낙선하면서다. 자유 우파 국민들은 도저히 조 후보가 낙선된 이유를 모르겠다며 그 화살을 달서병 유권자들에게 돌리고 있다.

조 후보는 유권자 탓으로 돌리면 안된다. 내가 부족해서다라고 진정 시키지만 자유 우파 국민들은 그렇지 않다. 조 후보 낙선이 개인 조원진 낙선이 아닌 문재인 좌파 독재 정권 유일 저항 정치인을 외면했다는 것에 대한 섭섭함이다.

정치인 모두가 서슬퍼런 문재인 좌파 정권에 침묵했을 때 분연히 떨쳐 투쟁한 정치인이 조 후보였다. 박 전 대통령 사기탄핵과 구속도 침묵했을 때 이를 깬 정치인이 조 후보였다. 자유와 법치 헌법이 무너졌을 때 풍찬노숙 투쟁을 한 정치인이 조 후보였다. 자유 우파 국민이 낙담했을 때 그들을 안아준 후보가 조원진 이었다. 대구 신청사를 달서로 유치한 의원이 조 후보가 아니였던가.

유권자 마다 이런 조 후보에 대한 평가 잣대가 다를 수도 있겠지만 자유 우파 국민들은 설마 달서병 유권자들이 조 후보를 외면할까의심 조차 하지 않았다.

하지만 지난 19대 총선에서 오직 박근혜 탄핵세월호 진상규명을 내건 진보 성향인 무소속 조석원 후보가 무려 달서병서 받은 득표율이 25%였다.

후보자가 다르지만 설마 이번에도 진보 정치인에게 그렇게 표를 줄까 설마했지만 투표함을 열어보니 조 후보는 더불어민주당 후보에 뒤진 3위였다.

문제는 좌파든 우파든 떠나서 자유와 진실, 정의를 위해 앞장선 정치인은 낙마시키고, 박 대통령을 등 뒤에 칼 꽂고 대구에 15일 무혈입성한 홍준표 무소속 후보는 선택해주었다.

이를 보고 대구에 대해 정내미가 뚝 떨어졌다는 사람도 많다. 더 이상 대구를 보수우파의 성지라 부르지 않겠다는 사람도 부지기수다.

필자는 이번 선거 기간 달서병 지역을 네 차례 방문했다. 달서병 유권자 전부 그런 것은 아니지만 조 후보에 대해 물었더니 너무 정의와 진실만 쫓아 다닌다”, “박근혜 탄핵무효와 석방만 외친다라고 말하는 사람이 많았다.

그래서 지난 19대 대선 때 박근혜 탄핵을 외친 후보자에게 25% 득표율을 안긴 이 지역인지 모르겠지만 의외의 유권자 반응에 대구가 어찌라는 탄식이 절로 흘러나왔다.

대구만 그럴까. 이번 총선에서 유권자들은 각종 비리 혐의 연루자를 선택했다. 4·15 총선에서 당선된 황운하 전 울산 경찰청장은 울산시장 선거 공작 사건의 핵심 피고인이다.

역시 이번 선거에서 당선된 한병도 전 정무수석은 송 시장의 당내 경쟁자에게 다른 공직을 제안해 매수하려 했다는 혐의로 기소됐다.

조국씨 아들 입시 비리에 가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최강욱 전 청와대 비서관도 여권 비례 정당 후보로 당선됐다.

이번 선거는 상식과 진실 정의가 실종됐다. 앞으로 정치인이 유권자로부터 선택을 받기 위해선 진실이니, 정직이니, 정의는 쓰레기통에 처 박는게 나을 것 같다. 유권자들에게 더욱 음흉해 하고, 구라쟁이여야 하고, 선동적이고, 사기와 거짓 퍼퓰리즘으로 다가 서야만 선택한다는 아주 평범한 사실이 이번 총선 결과가 보여주고 있다. 이번 선거는 유권자가 정치인이 아닌 정치꾼을 뽑았다.

미국 하버드 교수이자 정치학자 스티븐 레비츠키 교수는 세계의 민주주의는 또 다른 죽음을 맞이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민주주주의가 군인이 아니라 국민이 선출한 지도자의 손에서 죽음을 맞이한다고 주장했다.

프랑스 혁명과 민주주의를 맹렬하게 비난한 프랑스 사상가 조제프 드 메스트르(1753-1821)"모든 나라는 그 수준에 맞는 정부를 가진다. 민주주의에서 국민은 그들 수준에 맞는 지도자를 갖는다"고 말했다.

이번 유권자들의 선택을 보면서 이보다 아프게 박히는 말은 없다.

조원진 후보는 자신의 낙선보다 더 이상 문재인 좌파 독재에 저항하는 정치인 한명도 없다며 절망했다. 이제 이를 선택한 유권자들이 혹독한 대가를 치르야 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