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공화당 총선패배 분석(3)] 홍문종·김문수 입당과 탈당
[우리공화당 총선패배 분석(3)] 홍문종·김문수 입당과 탈당
  • JBC까
  • 승인 2020.0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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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문종 입당, 출당, 친박신당 창당
김문수 탈당, 기독자유통일당 복귀
지난 1월 중순 우리공화당 탈당 직전 홍문종 공동대표(오른쪽)
지난 1월 중순 우리공화당 탈당 직전 홍문종 공동대표(오른쪽)

#장면1

지난해 2월 초 경기도 의정부 모처에서 홍문종 친박신당 대표를 만났다. 당시 이 자리에는 유진유 전 미주 한인회총회장도 있었다. 홍 대표가 친박을 규합한 제3정당을 만들기 위해 정치권과 물밑 접촉한다는 소문이 나돌 때였다.

당시 황교안 전 총리가 자유한국당 대표로 당선되면서 정치권에서 신당설이 불거져 나왔다. 차기 총선 공천에서 친박 세력들이 배제된다는 설이 나돌았고, 실제 차기 공천 학살자명단에는 홍 대표 등 친박 세력들이 대거 포함돼 있었기 때문이다.

당시 홍 대표와 만남에서 차라리 대한애국당에 입당하는 것이 어떻냐제안했다. 홍 대표는 단 칼에 거절했다. 대한애국당과 자신의 정치적 색채와 방향이 다른 것 같다고 했다. 이어 대한애국당은 조원진 사당이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정치 후배가 만든 당으로 들어가지 않고 차라리 독자 신당을 창당하는 게 낫다는 것이 홍 의원의 계산이었다.

그런 홍 의원이 4개월 뒤인 6월 말 대한애국당에 입당했다. 의외였다. 신당 창당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아서 대한애국당에 입당한 지 모르겠지만 4선 홍문종 의원의 입당은 정치권에 큰 주목을 받았다. 홍 의원 입당 계기로 추가 탈당자가 나와서 대한애국당에 합류할 것이란 기대를 부풀게 했다.

홍 의원은 입당하자마자 조원진 의원과 함께 공동대표가 되었다. 이어 대한애국당은 우리공화당으로 당명을 바꾸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당명을 새롭게 지어주었다고 해서 당명을 변경했다.

#장면2

지난해 5월 서울 여의도 한 식당에서 김문수 전 경기지사를 만났다. 당시 김 전 지사 만남에 역시 미국서 온 유진유 전 회장과 이번 총선에 출마했다가 건강문제로 사퇴한 우리공화당 동작을 후보 오세찬 씨도 함께 했다.

김 전 지사는 태극기 우파 쪽 입장에서 투쟁을 해온 정치인이었다. 자유 우파 쪽에선 큰 관심이 쏠린 인물이었고, 우리공화당은 이런 김 전 지사 영입에 공을 들였다. 경기지사 두 번에, 4선 국회의원을 역임한 김 전 지사는 우파 지도자로 손색이 없었다.

당시 김 전 지사에게도 대한애국당에 입당하라고 권했다. 그러나 그는 딱 거절했다. 오히려 자신이 왜 대한애국당에 입당해야 하는지에 대해 설명해달라고 했다.

그 이유를 설명하는 것이  내키지 않았다. 이 자리가 철학과 당위성을 논하는 자리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왜 이유는 간단했다. 문재인 좌파 독재 정권 퇴진과 박 전 대통령 탄핵무효와 석방, 그리고 자유시장 경제를 지키기 위해 대한애국당에 힘을 보태달라는 것이 아닌가. 여기에 태극기 우파들도 김 전 지사가 입당해서 힘을 보태 주기를 바랐다.

그러나 김 전 지사는 내가 조원진하고 무엇을 같이 할 수 있겠냐고 부정적 반응을 보였다. 그로 부터 10개월 뒤 김 전 지사가 우리공화당에 입당했다. 지난 220일 우리공화당과 자유통일당이 "문재인 대통령 퇴진과 자유민주주의 체제 수호, 탄핵의 진실규명을 위해 힘을 모으기로 원칙적으로 합의했다"며 합당을 선언했다.

조원진 우리공화당 대표와 김문수 자유통일당 대표는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양당의 통합은 태극기세력의 통합이며 자유우파의 통합"이라고 밝혔다.

앞서 김 전 지사는 지난 130일 자유통일당을 창당했다. 김 전 지사 통합이 의외로 받아들여졌다.

합당으로 인해 당명이 우리공화당에서 자유공화당으로 변경됐다.

김문수 자유통일당 대표(왼쪽)와 조원진 우리공화당 공동대표가 3월초 합당을 선언한 후 두손을 번쩍 들고 있다.
김문수 자유통일당 대표(왼쪽)와 조원진 우리공화당 공동대표가 3월초 합당을 선언한 후 두손을 번쩍 들고 있다.

#장면3

김 전 지사는 총선을 앞둔 지난 달 22일 탈당했다. 우리공화당에 합류한 지 18일 만이다. 김 전 지사는 전광훈 목사가 이끄는 기독자유통일당에 합류했다. 자유공화당은 큰 충격에 휩싸였다. 정치권에선 김 전 지사가 그렇게 가볍게 처신하는 인물인 줄 몰랐다는 반응과 또 잘 나왔다는 반응이 엇갈렸다.

자유공화당 지지자들은 일방적으로 김 전 지사를 성토했다. 총선 코앞에 둔 탈당해서 당의 이미지 추락은 물론 유권자들로부터 외면당하지 않을까 라는 우려 때문이었다.

특히 경제적 손실도 무시못했다. 우리공화당이 자유통일당과 합당하면서 자유공화당으로 재탄생했다. 당명 변경에 따른 홈페이지 재구축, 당 로고, 당원들이 갖고 있는 피켓과 인쇄물 등 전반적인 변경 작업을 하는 데 약 1억원의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추정됐다.

유권자들에게 당명을 각인시키는 홍보전략을 펼쳐도 시원찮은 판에 오히려 당명 변경과 탈당에 따른 혼선과 혼란이 더 가중됐다. 이번 총선에서 우리공화당이 대패한 패착 중 이유 중 하나로 지적된다.

총선 기간 대구 달서병 남송초등학교 사거리에는 조원진 후보 현수막과 기독자유통일당 현수막이 위 아래로 나란히 걸려 있었다. 기독자유통일당이 내건 현수막에는 출마자와 김 전 지사 얼굴이 새겨져 있었다. 김 전 지사 탈당한지 18일 만에 적과 아군으로 갈라선 현수막이 나부꼈다. 한 선거운동원은 정치적 비애를 느낀다고 토로했다.

#장면4

지난 114일 홍문종 우리공화당 공동대표는 경기도 의정부에서 출판기념회를 열었다. 당시 우리공화당 당직자는 물론 많은 지지자들이 몰려가서 그의 출판 기념회를 축하해주었다.

그런데 이날 출판기념회가 끝난 후 홍 공동대표는 유튜브를 따로 불러모은 후 긴급회견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우리공화당과 태극기 집회를 따로 하겠다고폭탄 선언을 했다.

그 이유가 박 전 대통령이 태극기 외형을 확장하라는 지시를 했고, 그는 박 전 대통령 지시를 실현하기 위해서 그렇게 한다고 했다.

이어 그는 우리공화당 조원진 공동대표가 박 대통령 지시를 받아들이지 않아서 부득이하게 태극기 집회를 따로 개최 할 수 밖에 없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이날 홍 공동 대표의 이 같은 발언은 모종의 꼼수를 실현시키기 위한 의도로 해석됐다. 홍 공동 대표는 애초부터 친박신당 창당을 염두에 두고 있었다. 지난 20192월 초 의정부서 홍 공동대표를 만났을 때 그는 친박신당 창당에 집착을 나타냈다.

그의 친박신당 창당 포부는 1년이 지났지만 꺾이지 않은 셈이다. 그는 지지자들에게 박 대통령이 권고한 조원진 비대위 설치 거부란 흠집을 낸 후 자신의 친박신당 창당은 박근혜 대통령 메시지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홍 대표는 결국 지난 225일 친박신당을 창당했다. 그가 창당서 밝힌 박 메시지는 스스로 구라로 자인했다.

친박신당은 우리공화당 당원 이탈을 불러일으켰고, 이것이 분열과 분탕으로 이어졌다. 이번 총선서 유권자들에게 한 지붕 두 가족 싸움을 연상시키게 했다.

#4.15 총선

우리공화당이 이번 총선서 대패한 이유 중 하나가 김문수 전 지사 입당과 합당과 당명 변경 그리고 탈당. 또 홍문종 의원의 우리공화당 탈당, 친박신당 창당이다.

이는 분열과 분탕, 각자의 사리사욕에 빠져서 뭉치지 못하는 자유 우파의 현 주소를 적나라게 보여주었다는 평가다. 이런 상황에서 유권자들이 자유 우파 후보를 외면한 것이 당연했다는 지적이다.

이번 총선서 정당 비례 투표에서 우리공화당 0.74%, 친박신당 0.5%, 기독자유통일당 1.85%를 얻었다. 그러나 지역구 후보는 비참하다. 우리공화당은 전국 41곳에 후보를 냈으나 47299(0.2%) 득표에 그쳤고, 친박신당은 5곳에 후보를 냈으나 총 1884표라는 초라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기독자유통일당은 10곳에 후보를 냈으나 7663(0.02%) 득표에 그쳤다.

자유 우파를 대변한다고 나선 정당들이 전멸했다. 특히 우리공화당의 손해와 피해는 막대했다. 조원진 대표까지 이번 총선서 낙선했다. 당원들의 충격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우리공화당의 패배는 이들의 정체성과 입당 의도를 망각한 채 통합의 당위성에만 집착된 것이 화를 자초했다는 지적이다. 여기에 박 전 대통령의 태극기 우파세력끼리 합치라는 밑도 끝도 없는 소문이 더해지면서 묻지마 입당과 통합이 낳은 패착이었다.

우리공화당은 통합에 목말라 있었다. 조 공동대표는 총선을 앞두고 약 20여 명의 미래통합당 의원들이 입당할 것이라 공언했지만 서청원 의원외  입당하지 않았다.

김 전 지사가 창당한 자유통일당과의 합당에 집착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다. 또 자유통일당 역시 그 후견인 전광훈 목사가 구속되면서 우리공화당과의 통합을 통한 협치가 필요했을 것으로 짐작된다.

이 두 가지 상황과 조건만으로 따져볼 때 외형상 맞는 통합이었지만, 당의 노선과 총선 전략 등을 놓고 불거진 내부적인 갈등은 결국 갈라설 수밖에 없었던 이유다.

홍 대표 역시 탈당의 표면적 이유가 당 운영방식을 둘러싼 조 대표와의 갈등이다. 홍 대표는 지난해부터 조 대표가 당을 사당화 시키고, 독단적으로 당을 운영한다는 불만이 폭발직전이었다.

홍 대표는 자신을 지지하는 당원들에게 늘 이 같은 불만을 토로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홍 대표 지지 한 인사는 홍 대표가 친박신당을 창당한 것은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조 대표의 독선과 사당화에 신물을 느껴서 친박신당을 창당한 것이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우리공화당 당원들은 홍 대표가 애초부터 친박신당을 염두에 두고 입당한 것이다고 반박했다. 우리공화당을 깬 후 이를 친박신당 세력으로 흡수시키기 위한 모종의 음모를 갖고 입당한 것이 아니냐는 음모론적 시각이다.

이것이 총선에 치명타를 주었다는 분석이다. 총선 기간 적지 않은 유권자들이 홍문종, 김문수 우리공화당 탈당을 물고 늘어졌다.

이는 결론적으로 우리공화당이 외형을 확장시키지 못하고, 포용력을 보이지도 않고, 우리라는 우리 속에 갇힌 우리끼리만 모인 정당이었다는 이미지를 유권자에게 심어준 꼴이 된 셈이다.

우리공화당은 총선 이후가 더 걱정이다. 총선 패배에 낙심한 당원들이 당을 빠져나간다는 소문도 적지 않다. 우선적으로 당원들의 이탈을 막아야 하고 하루 속히 패배의 그늘에서 벗어나야 한다. 지금처럼 패배 충격에 머물러 있을 경우 더 큰 위기에 직면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정치권 인사들의 이구동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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