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BC 눈]폭정과 야만의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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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JBC까
  • 승인 2020.0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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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나이더 교수가 밝힌 보수와 전체주의
보수 선거 폭망에서 읽히는 거짓선동주의

 

"모든 선거는 마지막 선거일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하라."

민주주의가 폭정을 넘어서지 못한 이유를 분석한 미 예일대 티머시 스나이더 사회학과 교수가 자신의 책 폭정(On Tyranny)'에서 경고한 내용이다.

지난 15일 끝난 21대 총선에서 문재인 좌파 정권이 이끄는 여당이 압승하면서 스나이더 교수의 이 같은 경고가 단순히 그가 책에서 내뱉은 경고가 아닐 수 있다는 우려와 놀라움이 동시에 터져나왔다.

이번 총선에서 드러난 ’16384‘라는 차이가 이를 말해준다. ‘보수 가치를 표방하는 대표 정당이 중도는 물론 보수 세력 일부로부터도 버림받았다. 야당이 최악으로 참패한 선거에서 알량한 당의 권력이나마 쟁탈하기 위한 개인·계파 간의 대결을 앞세우는 식이다.

보수 우파는 지금까지 네 번의 선거에서 연속 패배하고도 이에 대해 남 탓만 하고 제대로 책임지는 모습을 보인 적이 없다.

16384라는 결과에서 79석이라는 차이에서 부정이 없었다 하더라도 야당이 패배한 선거이다. 따라서 지금의 선거부정이라는 이슈를 핑계로 자칫 처절하게 반성하고, 책임을 묻고, 패배를 정리를 할 기회를 놓치고, 그냥 어물쩍 넘어가지 않을지 걱정이다.

일부 보수 단체와 유튜브를 중심으로 선거 조작 의혹’, 부정선거 주장 등 선거 불신이 나타나고 있다. 여러 형태로 제기되는 선거부정 음모론은 소수지만 일정한 수의 확신자들을 확보하고 있다.

이것은 어디까지나 있을 수 있는 전제이지, 결정적 패배 원인이 되지 못한다. 필자가 지난 연휴 티머시 스나이더 교수가 쓴 폭정을 읽으면서 짜릿한 전율을 느낀 것은 그가 책에서 주장했던 내용이 마치 한국인들에게 알려주는 예언적 메시지 같았기 때문이다.

때마침 조선일보는 스나이더 교수와의 화상인터뷰를 4일 발간된 신문에 게재했다. 그의 인터뷰는 코로나19 이후 세계가 어떻게 전개될 것인지에 대한 경고가 깔려 있다. 이는 문 정권이 한국을 어떻게 끌고 것이라는 암시이기도 하다.

그는 "코로나 바이러스에 대한 막연한 불안은 전체주의 정권을 자라게 할 자양분이 될 위험이 있습니다. '코로나가 무서우니 지금까지 지켜온 원칙은 일단 다 접어두어도 되고, 정부가 무엇을 해도 받아들이겠다'는 자세가 전체주의의 문을 열 수 있음을 명심하십시오"라고 말했다.

'폭정'에서 자유와 진실의 가치를 선명한 목소리로 호소했던 그는 위기 상황인 지금이야말로 공포가 아닌, 정확한 사실에 근거한 냉철한 판단이 중요하다고 했다.

스나이더 교수는 이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지난달 한국의 총선 결과에 대해 알고 있다고 했다. 그는 "중도 보수를 표방한 제1 야당이 참패하지 않았나"라며 "보수의 정신은 한국뿐 아니라 세계 곳곳에서 위기에 빠져 있다"고 말했다.

그는 "어떤 이들은 트럼프가 공화당 대통령이니 미국은 보수 정권이 아니냐고 묻지만, 트럼프는 오히려 전통적인 보수의 정신을 망가뜨리는 사람이라고 본다. 전형적인 포퓰리스트에 불과하다. 영국 등 유럽 몇몇 나라에서 우파가 정권을 잡긴 했지만 이들 역시 이민자 등에 대한 반감을 토대로 한 포퓰리스트에 더 가깝지 '현재와 자유를 지킨다'라는 보수의 정신을 내세우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그는 보수는 왜 이렇게 기운이 빠졌을까라는 질문에 대해 "인터넷과 소셜미디어의 세상이 보수와 잘 맞지 않는다. 새로움에 열광하는 인터넷 세상에서 '지속성'을 핵심 가치 중 하나로 삼는 보수는 매력적인 목소리를 낼 방법을 아직 찾지 못한 듯하다. 이러다 보니 전통적인 보수의 자리까지 트럼프 같은 포퓰리스트가 가져가 버렸고 보수의 원칙이 무엇인지 제대로 설파하는 사람조차 찾기 어려워졌다고 분석했다.

이어 그는 나는 꼭 보수 혹은 진보가 헤매고 있다기보다는 '전통적 의미의 보수·진보'가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표현하는 편이 맞는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티머시 스나이더 교수의 저서 '폭정'
티머시 스나이더 교수의 저서 '폭정'

스나이더 교수의 책 폭정은 그가 2018년엔 미국 대선에 대한 러시아 개입을 파헤친 책 '가짜 민주주의가 온다'는 것에 대한 한국판 경고이기도 했다.

파시즘과 나치즘에 굴복했던 20세기 초 유럽인보다 지금 우리가 더 현명한가? 이 질문에 스나이더는 단호하게 `아니다`고 말한다. 그는 파시즘과 나치즘을 이미 지나간 일이라고 생각하거나, 전체주의가 민주주의를 더 이상 위협할 수 없다고 믿는 것은 `일종의 착시`라고 말한다.

불행하게도 역사는 돌고 돈다. 지금 지구촌을 보자. `위대한 국가`를 외치는 국가주의가 세계를 장악하기 시작했다.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을, 블라디미르 푸틴이 러시아를, 시진핑이 중국을, 아베 신조가 일본을 국가주의로 경영하고 있다. 이 밖에도 다른 많은 국가에서 국가주의 포퓰리즘이 득세하기 시작했다. 이들은 유토피아를 약속하면서 권력을 잡는다. 그들이 위대한 국가를 외치는 모습은 파시즘과 나치즘이 기지개를 켜기 시작한 1930년대 유럽과 많이 닮아 있다는 것이다.

그는 21세기를 사는 우리에게 현대사를 다시 들여다볼 것을 주문한다. 그는 "정치에 속았다는 말은 핑계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번 총선도 한마디로 표현하면 국민들이 문 좌파 정권의 거짓선동에 속았기 때문에 여당 압승이 가능했다.

지난 3년간 문 정권은 국민들에게 한번 도 경험 해 보지 못한 재앙적 국가를 안겨주었다. 수많은 경제정책의 실정과 외교적 참사, 안보불안, 국민 편가르기, 내로남불의 전형 등.

또 공수처법 통과를 위한 선거법 개정 야합, 울산시장선거 부정개입사건, 드루킹 댓글 여론조작사건, 정권 세력들의 부정부패, 조국사태가 말해주는 그들의 수많은 거짓과 위선과 사기 행각, 진영을 갈라 6.25 이후 가장 극심한 진영 간 갈등으로 몰아넣었다.

국민통합은 커녕 사회적 갈등을 조장하며 빈부의 격차를 더욱 벌어지게 하고 실업자가 차고 넘쳐난다. 특히 이 정권은 자유와 역사 체제를 부정해왔다.

정상적인 국민이라면 이번 선거에서 여당에게 패배를 안기는 것이어야 하지 않는가. 그런데 국민들이 압승을 던져주었다. 야당이 못했기 때문에 여당으로 쏠렸다는 핑계와 이유도 있겠지만 결국 모든 나라는 그 수준에 맞는 정부를 가지며, 국민들은 그들의 수준에 맞는 지도자를 갖는다는 현실을 한국 총선이 그대로 보여주었다.

이번 총선에서 국민들은 정부여당에서 쏟아져 나오는 퍼주기 정책에 그들이 노예가 되는 줄도 모르고 감읍하며 열광했다. 마치 수령님 품안에서 부러움이 없어라고 외치는 북한 주민들과 비슷한 수준이 되어 간 것 같다.

이 정권이 국민들을 개돼지로 만드는 기술은 날로 발전해간다. 스나이더는 폭정에서 야만의 시대가 등장할 때 나타나는 현상들을 제시한다.

국가 내부 문제를 외부 문제로 돌리는 선동,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대화의 부재, 민주주의 덕목 실종 등이다. 이런 전조 증상이 시작되면 명확한 낱말과 개념은 사라지고 자극적인 선동이 대중을 도취시킨다.

"민주주의와 폭정 가운데 하나를 택하라면 대다수가 민주주의를 고를 텐데, 왜 현실에서는 폭정이 지속되는가."

사실 따지고 보면 중국의 문화혁명도 비슷한 조건에서 시작됐다. 권력을 가진 세력이 자기와 견해가 다른 사람을 반동으로 몰고, 그들을 공동체 구성원이 아닌 역겨운 존재로 치부할 때 불행이 시작됐다.

놀라운 건 민주주의가 죽어가는 과정을 국민들은 인지하지 못한다는 사실이다.

나치즘과 문화혁명이 참극을 일으키기 직전까지 대중은 `설마`를 연발하며 끔찍한 결과를 전혀 예측하지 못했다.

현재 한국서 일어나고 있는 일들이 히틀러-스탈린의 전체주의 체제의 시작과 유사하다. 문재인의 종북 정권은 낡은 히틀러-괴벨스의 술책을 흉내 내고 있다.

그는 정치에서는 속았다는 건 변명이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거짓 선동에 의해 탄핵을 당했다. 이것은 90년대부터 한국의 역사와 체제를 부정해온 좌파 종북 세력들이 체제전복을 위해 국민을 끊임없이 거짓선동을 통해 속여왔다는 점이다.

윤용준 미국 조지메이슨대 교수가 지난해 펜앤 마이크에 기고한 바에 따르면 연속적인 선전과 선동으로 루머 유언비어를 생산하여 속기 쉬운 환경을 만드는 것이 종북 세력의, 또 전체주의의 중요한 공작이다.

사실(fact)과 거짓의 구분을 애매하게 하고, 역사의 기억을 둔화시키는 것이다. 2016년 말부터 시작된 촛불 시위와 탄핵은 이러한 테러의 결과이며, 그래서 촛불 테러이다.

윤 교수는 놀라운 것은 우리 문재인이 나서서 이런 공작을 한다는 것이다. 대한민국 건국의 역사를 부정한다. 건국 대통령 이승만 그리고 박정희를 한국의 역사와 사람들의 기억에서 지우려 한다. 자유민주주의 이념을 헌법에서 지우려 한다고 주장했다.

윤 교수는 ?”라는 이유에서 사람들의 기억에서 대한민국을 지워서 자기들이 원하는 김일성주의로 채우려는 것이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것이 반인륜적 범죄라고 강조했다.

스나이더 교수는 조선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코로나를 계기로 전체주의가 확산할 위험이 크다고 보나라는 질문에서 "거대한 위기는 일반적으로 전체주의를 지향하는 지도자들에게 유리한 기회를 제공한다. 단적으로 그 어느 때보다 쉽게 '우리''저들'을 나누고 '저들'을 공공의 적으로 만들어버릴 수 있지 않나. 전체주의 정권이 즐겨 쓰는 전형적인 구도다. 방역을 이유로 시민에 대한 감시 체제를 강화하기도 용이하다. 여기에 미국·유럽에서의 방역 실패를 들어 '자유 민주주의는 위기에 취약하다'는 메시지를 설파하려는 자들까지 보인다는 점은 우려스럽다"고 답했다.

티머시 스나이더 교수는 폭정에서 정치 질서가 위태로운 21세기 초, 20세기로부터 배우는 교훈 20가지를 짧고 묵직하게 제시했다.

첫 번째 교훈으로 미리 복종하지 말라를 꺼낸다. ‘예측 복종이라고 부르는 이 현상은, 1938년 초, 독일에서 권력을 장악한 히틀러가 오스트리아를 병합하겠다고 위협하고 오스트리아 총리가 그에 굴복한 뒤 벌어졌다.

직업윤리를 명심하라. “재판 없는 처형은 없다는 규범을 법률가들이 따랐다면, 동의 없는 수술은 없다는 규정을 의사들이 받아들였다면, 노예 노동 금지를 기업가들이 지지했다면, 살인과 관련된 서류 작업의 처리를 관료들이 거부했다면벌어지지 않았을 역사적 비극은 비단 나치에 의한 유대인 학살뿐은 아니다.

가짜 뉴스의 시대에 명심해야 할 것은 직접 조사하라. 그 앞 진실을 믿어라와 맥락이 닿는데, 진실은 네 가지 방식으로 소멸한다는 빅토르 클렘퍼러 같은 전체주의 평자들의 말을 소개한다. 1. 검증 가능한 현실에 대한 공공연한 적개심. 날조와 거짓말을 사실인 양 제시한다. 2. 샤머니즘적 주문. 경쟁자들에게 정형화된 이미지를 덧씌우기 위해 끊임없는 반복에 의존한다. 3. 마술적 사고. 공공연히 모순을 끌어안는다. 세금을 덜 걷고 국가 채무를 없애고, 사회 정책에 드는 돈을 늘리겠다는 트럼프의 약속. 4. 부적절한 믿음. “나만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 “내가 당신들의 대변자다같은 말. 이런 네 가지에 휩쓸리지 않기 위해 직접 조사하라는 교훈이 등장한다.

폭정에서 마지막으로 강조하고 싶은 부분은, 바로 위험한 낱말을 경계하라. 분단국가에 살면서 안보위기에 대한 말을 선거철마다 듣는 상황에서 어떻게 해야 좋을까.

가장 지적인 나치였던 법률 이론가 카를 슈미트는 파시즘 거버넌스의 본질을 명료한 언어로 설명했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모든 규칙을 파괴하는 방법은 예외라는 개념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다.” 예외를 받아들이고 나면 영구적인 비상사태가 온다. 시민들은 진짜 자유와 가짜 안전을 맞바꾼다. 자유를 대가로 치러야만 안전을 얻을 수 있다고 단언하는 자들은 자유도 안전도 줄 생각이 없다. 티머시 스나이더는 선거철에 특히 자주 보이는 단어, 표현, 그리고 주장에 대한 독법과 그에 대한 판단기준을 명료하고 단호하게 담아냈다.

사실 전 국민이 이 책을 읽었다면 문재인 좌파 정권이 이번 총선서 압승을 거두었을까 의문이 든다. 그의 주장이 소름 끼치게 다가오는 지점이 있었기 때문이다.

현실적으로 이런 위기를 돌파할 방법이 있을까. 그는 조선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나는 현재 상황이 '진실의 위기'에 가깝다고 말하고 싶다. 진실이 무너지는 시대에 보수는 역()으로 사실과 현실을 부각함으로써 그 가치를 다시 세워야 한다. 지금 많은 나라에선 진보 세력이 '진정한 진보'에서 멀어졌고, 보수는 그런 진보를 욕하면서 '우리가 낫다'라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정적(政敵)을 욕하는 전략만으로 지지받기는 어렵다. 나는 냉철하게 현실과 사실을 직시하고 조심스럽게 실용적인 해법을 도출해가던 보수의 정신이 그립다고 밝혔다.

스나이더 교수의 인터뷰와 그의 책 폭정이 무겁게 다가오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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