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로 드러난 진짜우파와 종북좌파
최순실로 드러난 진짜우파와 종북좌파
  • JBC까
  • 승인 2017.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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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담이다. 요즘 많은 사람들은 이런 말을 한다.

“최순실이가 우리 사회 옥석을 가려줬다.”

이 말은 무엇이냐면, 정치권 등 지식인들이 자신을 이념의 잣대로 규정하지 말아 달라고 하지만 최순실 국정농락으로 야기된 탄핵 정국은 ‘우파’와 ‘좌파’를 확실히 드러나게 했다.

드러난 좌파 속에는 ‘종북좌파’, ‘진보좌파’, ‘거짓좌파’ ‘기회주의 좌파’, ‘숙주 좌파’, ‘보수좌파’ 등이다. 최순실 사태는 거짓 좌파와 진짜 좌파를 볼 수 있도록 해줬다.

우파도 마찬가지다. ‘진짜보수’, ‘좌파보수’, ‘기회주의 보수’, ‘야비한 보수’, ‘배신자 보수’. 역시 최순실 사태는 가면을 쓴 보수와 맨 얼굴의 보수를 드러나게 해서 구분이 쉬워졌다.

속된 말로, 우파든, 좌파든, 인민군이 광화문에 인민군 깃발을 꽂으면 “인민군 만세”, 국군이 태극기를 꽂으면 “국군만세” 부르는 자들을 한 눈에 알 수 있도록 해줬다.

누가 뭐라고 해도 정치권, 사법권, 언론계, 관료 종사자 중 누구의 이름을 대면 그가 어느 쪽에 서 있는지 구분이 가능해졌다. 

1945년 광복이후, 남북 이데올로기 냉전과 한국전쟁을 거쳤는데도 드러나지 않은 세력들이다. 박정희 대통령, 전두환 대통령까지 나서 종북 좌파 소탕을 해왔지만 실패했다. 

보수도 마찬가지다. 누가 자유주의 체제를 선봉했느냐, 자유주의 체제를 선봉하는 척 하면서 박쥐같이 산 인간들이 드러났다. 

최순실이가 이런 구분을 하루아침에 해주었다. 얼마나 기특(?)한가. 한마디로 최순실의 역설적 효과가 확연히 드러났으니 가히 최순실이다. 

이처럼 최순실 사태는 우리 사회의 우파와 좌파 옥석 구분을 명확히 할 수 있도록 하는 안목을 선사해 줬으니 최순실에게 고마워 해야 한다는 역설적 표현까지 나왔다.

이제 헌법재판소의 박근혜 대통령 탄핵 심판이 막바지에 접어들면서 또 선택을 해야 한다. 우파든, 좌파든, 또 좌-우도 아닌 사람들, 이를테면 기회주의 인간들은  “우”냐, ‘좌“냐 둘 중 하나를 판세를 본 후 선택해야만 한다.

이러한 선택과 구분은 아주 간단하다. “탄핵 기각“을 외치면 ‘우파’, "탄핵 인용"은 ‘좌파’다. 너무 논리적 비약이든, 아니든 우리 사회가 기어코 이렇게 흘렀다.

문제는 이러한 흐름과 선택의 기로를 절묘하게 이용하는 집단들이 있다. 나라가 거덜 나고, 국민이 반쪽으로 나누어졌지만 오직 ‘침묵’을 유지하다가 느닷없이 이때다 싶어 불쑥 입장과 성명서를 던지는 집단들이다.

나는 오늘 한 언론 보도를 보고 실소를 금치 못했다. 두 단체가 낸 성명서 때문이었다. 하나는 전직 국회의원 모임인 헌정회 또 하나는 대한변호사협회가 낸 성명서다.

두 단체가 낸 성명서 핵심은 “탄핵심판 결정에 승복해야 한다”였다.

헌정회(회장 신경식)는 23일 '헌법재판소의 결정이 답이다'라는 성명을 내고 "여야와 각 당 대선 예비 후보들은 헌법재판소의 결정에 무조건 승복할 것을 국민 앞에 천명하라"고 했다.

헌정회는 "박근혜 대통령 탄핵 소추안에 대한 찬반 집회가 치유하기 힘든 심각한 국론 분열로 심화되고 있음을 크게 우려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헌정회는 또 "여야 예비 후보들과 각 정당 대표들은 집회 참가 선동을 즉각 중단하고 헌정 질서 유지와 국민 통합을 이룩하는 데 총력을 다하라"며 "정치권과 각 시민단체는 시위를 중단하고 헌재 결정을 기다리는 인내와 지혜를 발휘하라"고 했다.

"기각땐 혁명" "인용되면 내란" 찬반 세력들 대립 위험수위가 시한폭탄이 되면서 원로들이 밝힐 수 있는 성명서쯤이다. 이것이 우국충정 성명서인지, 개국충정 성명서인지 각자의 판단이다. 

그런데 왜 헌정회는 이제까지 침묵했었나. 박 대통령 탄핵을 놓고 그렇게 찬반으로 나누어져 있을 때 그 흔한 성명서 조차 내지 못했다. 좌우 눈치를 살폈는가. 왜 주둥이를 닫고 있다가 이제야 정치 원로니 하면서 이딴 성명을 펼치는가. 이도 타이밍인가.

헌정회에게 묻고 싶다. 국회의 탄핵 소추가 정상인가. 국회는 아무런 증거조사 절차나 선례 수집 과정 없이 신문기사와 심증만으로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를 의결, 박 대통령의 권한을 정지했다.

이는 증거재판을 요구하는 우리 헌법의 법치주의, 적법절차 원리에 반하는 중대한 위헌이라는 게 많은 법조인들의 지적이다.

국회가 이런 엉터리 탄핵소추안 갖고 의결했을 때 왜 주디를 닫고 있었나.

이들이 진작, 의회주의를 바로 세우도록 후배 의원들을 질타하고 이에 따른 입장을 밝혔다면 그래도 현재 국회의원은 '국개의원'이지만, 원로 의원들은 달랐다는 후한 평가가 줄을 이었을 것이다. 

그동안 눈을 감고 주디 마저 닫고 있다가 이제야 성명서를 발표하는 저의와 이유가 무엇인가. 

국론이 분열되니 안타까워서?

차라리, 헌정회 원로들은 집구석에 쳐 박혀 있든지, 아니면 태극기를 들든지, 촛불을 들든지 하나를 선택하라.

괜히 이제와서 국론 분열이 걱정되어 이딴 성명서를 발표하는 것을 보니 구역질이 난다. 현재 많은 국민들은 국회의원을 ‘국개의원’이라 부른다. 개는 개 ‘견(犬)’이다. 그런 ‘개국회’를 거친 원로들이라 그 DNA가 어쩔 수 없는 노릇인갑다.  

대한변호사협회도 마찬가지다. 이 단체도 이날 성명을 내고 "탄핵 심판 사건 변론에서 노골적인 반 법치적 발언이 나오고 있다"며 "헌재 부근에서 격한 시위를 하거나 재판에 영향을 끼치려 시도한다면 민주주의를 후퇴시키는 야만적 행동이자 헌법을 유린하는 폭력"이라고 했다.

한마디로 “옳소!”다. 두 마디는 “엿!”이다. 이 단체에 묻고 싶다. 한 언론에 헌법재판관, 대법관, 대한변협회장 등을 지낸 이름만 들어도 알만한 쟁쟁한 법조인들이 낸 성명서를 아는가.

 

사실 보수적인 법조계 인사, 특히 판사 출신들은 공개적으로 자신의 의견을 내는 것을 극히 꺼린다. 맡은 재판에 관해 언급하지 않고 다른 사람의 재판에도 관여하지 않는 직업윤리의 영향인 듯하다.

그런데 이들 원로 법조인들은 “특검의 조사가 본격적으로 시작되기도 전 국회가 탄핵소추를 의결, 처리한 것은 이번 탄핵이 비정상적으로 졸속 처리됐다”고 밝혔다.

법적 성격이 전혀 상이한 13개 탄핵사유에 대해 개별적으로 심의, 표결하지 않고, 일괄하여 표결한 것 역시 중대한 적법절차 위반이다.

이들 법조인처럼 현재 많은 법조인들은 검찰, 특검의 법 파괴와 헌재의 불공정 탄핵 심판에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따라서 대한변협 등이 나서 무너진 법치를 바로 세워 줄 것을 바랐다. 특히 검찰과 특검은 고영태 녹음 파일을 알면서도 그를 조사조차 하지 않았다. 오히려 비호했다. 헌재는 그의 증거 채택을 하지 않았다.

고영태 녹음 파일은 그가 주변의 일당과 합작해서 어떻게 국정을 농락하고 ‘한탕’ 하려는지 여실히 드러났다.

대한변협에 묻겠다. 최소 법조인이라면 이런 자를 조사하도록 성명을 내는 게 먼저이지, 이에 대해 항의하는 집단 시위를 “야만적 행동이고 헌법을 유린하는 폭력”이라 매도하는 게 맞는지.

고영태 국정 농단 관련, 이들의 증언채택도 거부했다. 조사도 하지 않았다. 국민은 바보인가.

무엇인 먼저이고, 뒤 인지 모른다면 애초 했던 대로 ‘침묵 모드’를 유지해라. 침묵을 깰때도 골든타임이 필요하다.

나는 지난해부터 파국을 면하기 위해선 헌법을 유린하면 안되고, 공정한 수사와 재판, 그리고 사회 원로가 나서서 우리 사회 통합론을 부르짖어햐 한다고 강조했다.

그런데 헌재가 나서 공정성 훼손 시비를 야기했다. 탄핵기한을 목박았다.  대통령 측이 요청한 증인은 부르지 않고, 퇴임한 헌재 박한철 소장과 이정미 대행까지 나서 기간내 탄핵 결정을 하겠다는 입장을 되풀이  밝혔다.

헌재가 갈등을 봉합한 게 아니라 더 조장했다. 이로 인해 탄핵 기각을 주장하는 태극기 집회 세력과 ‘탄핵 인용’을 주장하는 촛불집회 세력간의 충돌은 불가피 해 질 것으로 보인다.

언론도 그제서야 ‘탄핵결과’ 승복 해야 한다는 사설과 칼럼을 쏟아내고 있다. 촛불집회 시위를 편파적으로 생중계했던 이들이다.

이 촛불집회 주도자들 정체가 민노총 범민련 등 좌파와 종북들이다. 태극기 집회자들의 외침은 돈받고 참석하는 극우세력들의 발악으로 폄하했던 언론이다.

오직 촛불만 숭배 하고, 촛불집회를 위한 촛불집회의 의한, 촛불 집회의 언론을 자처했다. 좌파를 띄우고, 우파를 자극해서 양측이 충돌하게금 만들었던 게 언론이다. 이제와서 ‘자제’ ‘화해’ ‘하나로’ 운운한다.

갈등을 조장하고, 혁명이든, 체제 전복이든 우파와 좌파의 한판 전쟁을 부추긴 넘버원 집단 '국회'는 말 할 것도 없다.

좌파든, 우파든 많은 사람들은 이렇게 말한다. 

“그래 혁명이든, 국가 체제 전복이든, 보수의 재집권 이든 갈 때가지 가보자.”

더불어 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가 말한 ‘혁명론’. 그래, 혁명은 피를 보고 자란다. 

이런 상황을 예측한 대통령 대리인단 측 김평우 변호사가 22일 탄핵 심판 16차 변론 기일에서 "촛불과 태극기 집회가 정면충돌해 서울 아스팔트길이 전부 피·눈물로 덮여 버린다”고 밝혔을까.

대통령 탄핵기각을 위한 국민총궐기 운동본부(탄기국)은 “탄핵 인용되면 혁명과 내전이다. 피흘릴 각오, 목숨 걸고 싸울 것”이라고 벼르고 있다. 

누가 이들을 이렇게 만들었는가. 

누가 왜 우리 부모와 이웃을 이념의 잣대에 세워 갈라서게 했는가. 

누가 왜 좌우 선택토록 내몰았는가. 머지 않아 역사는 이들을 드러낸다. 아니 최순실 사태는 이들을 드러나게 했다. 

답답한 것은 지금 이 상황에서도 문제를 풀어보겠다고 나서는 정치인이 없다. 정치인간의 갈등조정과 협상도 올스톱이다.

시대가 “나서라 할 때”는 침묵하다가 이제 사회가 ‘일촉즉발’의 세싸움이 되니 마치 사회를 걱정하고 나라를 염려 하는 듯한 성명서. 이런 기회주의 인간과 집단들이 득실되는 2017년 2월 24일 대한민국 현주소다.

그래서 역설이지만, 최순실은  집단이든 인간이든 '대한민국'이냐, '반 대한민국'쪽이냐는 옥석을 가릴 수 있도록 혜안을 준 지대한 공로자다. 구역질 나고 모순이지만 '역시 최순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