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원진의 고독낚시
조원진의 고독낚시
  • JBC까
  • 승인 2020.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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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원진 대한민국 정중앙에서 고독을 낚다
고독은 준비요, 고독은 곧 행동이다

 

조원진 우리공화당 대표가 낚시대 앞에서 강가를 응시하고 있다.
조원진 우리공화당 대표가 낚시대 앞에서 강가를 응시하고 있다.

강가에는 슬며시 어둠이 찾아왔다. 어둠은 푸른 강을 검은 색채로 물들게 했다. 강가는 쥐죽은 듯 조용했다. 강가의 고요를 깬 것은 작은 배 였다.

배가 물살을 가르며 왔다. 배를 탔다. 그를 두고 왔다. 그는 저 멀리서 손을 흔들었다. 배가 멀어질수록 그는 작아졌다.

그는 왜 충북 충주 충주호 댐 상류까지 왔을까. 이곳은 대한민국의 딱 한복판이다. 열십자로 그었을 때 그 가운데 중심이 바로 이곳이다. 중심은 흔들림이 없는 가장자리다.

배를 탔다. 배는 땅 앞에서 멈췄다. 그와 헤어진 후 폰을 보았다. 습관적으로 폰을 본 게 아니다. 노래를 찾았다. 그 노래가 조르주 무스타키(Georges Moustaki 193453~ 2013523)가 불렀던 Ma solitude(나의 고독)이다.

나는 이 노래를 좋아한다. 그가 고독의 전사처럼 보였기에 떠올라졌던 노래다. ‘Non, je ne suis jamais seul(아니, 난 절대로 혼자가 아니야)~Avec ma solitude(나의 고독과 더불어)~Non, je ne suis jamais seul(아니, 난 절대로 혼자가 아니야) Avec ma solitude(나의 고독과 더불어)’

조원진 우리공화당 대표가 낚시터에서 손을 흔들어주고 있다.
조원진 우리공화당 대표가 낚시터에서 손을 흔들어주고 있다.

해는 이미 졌다. 해가 지면 고독이 더 밀려오는 시간이다. 그는 텅 빈 강가에 낚시대를 던진 후 무엇을 낚고 있을까. 내 눈에 비친 그는 음유적 표현을 곁들이면 고독을 낚고 있었다.

고독은 외로움과 세트다. 그의 고독은 사색이요, 마음의 정화 일게다. 고독은 고민의 힘으로도 뻗어 나갈 게다.

중국 강태공은 강가에서 인생을 낚았다고 한다. 그에게서 인생낚시는 사치처럼 보였다. 강태공은 강태공이요, 그는 그였다.

고독은 인간이 짊어지고 가는 동반자다. ‘외로울때 언제나 내손을 잡아주고~ 괴로울때 언제나 내 마음 달래준 사람~당신은 오직 내 인생의 동반자~~’

동반자노래 가사말처럼 그를 본 사람들은 이 노래를 들려주고 싶었을 것이다. 동반자는 이다. 그는 짝과 함께 고독을 마셨다.

조원진 우리공화당 대표와 필자가 나란히 앉아 있다.
조원진 우리공화당 대표와 필자가 나란히 앉아 있다.

그는 을 반가이 맞아줬다. 그가 객을 위해 내놓은 상위에는 감자탕, 식은 튀김, 방울토마토. 그게 상위에 오른 진수성찬의 전부였다. 이보다 더한 진수성찬은 자연이다.

코 끝에 스쳐 머무는 바람, 저 멀리 보이는 산과 나무. 여기에 빠질 수 없는 소주도 있었다. 소주와 강은 물이다. 물의 촉촉한 조화가 가슴을 타고 흘러간다.

한 잔의 술에 청춘을 담고, 두 잔의 술에 인생을 담고, 세 잔의 술에 희노애락을 담고, 네 잔의 술에 흘러 가는 세월을 담고, 다섯 잔의 술에 행복을 담았다.’ 이보다 더한 술의 행복이 있을까.

스쳐지나가는 바람이 강 물살을 일으킨다. 물은 흐름을 바람에 맡겼다. 그 물살 아래에서 살아 움직이는 고기가 미끼를 물었다 놨다를 반복한다. 낚시는 손맛이다. 그 순간 낚아채야 한다. 내버려 둔다. 낚시대를 올린 후 미끼를 달아준다.

고기들은 그제, 어제, 오늘도 그가 낚시바늘에 끼어준 미끼로 만찬을 즐겼을 것이다.

고독은 지난 시절을 회상을 떠오르게 했다. 그 회상 속에는 화려함보다는 안타까움이 묻어난다. 미안함이 배어있다. 사람들에게 대한 사랑과 고마움이 묻어 있다.

만해 한용은은 '님의 침묵'에서 '우리는 만날 때에 떠날 것을 염려하는 것과 같이 떠날 때에 다시 만날 것을 믿습니다.  아아, 님은 갔지마는 나는 님을 보내지 아니하였습니다'라고 했다.

님의 침묵''을 떠나보내는 여인의 정한을 노래한 시이다. 그에게 님은  충(忠)이 아닐까. 

 

조원진 우리공화당 대표와 필자가 낚시터에 앉아 있다.
조원진 우리공화당 대표와 필자가 낚시터에 앉아 있다.

 

그 회상이 어둠속의 고독을 덜어주는 유일한 벗이다. 그는 회상을 통해 미래를 그렸다. 고독 속에서 빨려나오는 그의 미래는 준비였다.

장자 내편 소요유에는 適千里者 三月聚糧 (적천리자 삼월취량)’란 고사성어가 나온다. 이 말은 "천리의 먼 길을 가려는 사람은 석 달 전부터 양식을 준비하지 않으면 안된다." 긴 인생을 살기 위해서는 충분한 기간 동안 수양을 쌓지 않으면 안된다"는 의미도 담고 있다. 큰 일을 도모하고자 계획하는 사람은 많은 준비과정을 거쳐야 한다는 것을 말해준다.

그의 고독에서 뿌려져 나오는 수채화를 미리 보는 듯 했다. 그는 그렇게 강을 스케치북 삼아 미래를 그리고 있었다. 강 위에 화려하게 수놓을 그의 그림은 아직도 진행 중이다.

不慮胡獲 不爲胡成(불려호획 불위호성)’ 이 말은 깊이 생각지 않으면 얻지 못하고 행동으로 옮기지 않으면 이루지 못한다.’

그의 고독은 준비, 그의 고독은 곧 행동이다. 그는 6월 말까지 그림을 더 그릴 것이다.

서울에 도착한 나의 노래는 어느새 여러분으로 바뀌었다.

네가 만약 괴로울때면 내가 위로해줄게~네가 만약 서러울때면 내가 눈물이 되리~’ 나의 입술은 이 대목에서 흥얼거려졌다. “누가 나를 위로해주지~ 여러분~”

여러분은 조원진을 위로해주고, 조원진은 여러분을 위로해준다. 그것이 그의 인생 낚시' 였다.

가는 대로 가보는 거지~세상에 내 뜻대로 되는 게 있었던 가~어쩌다가 나선 길인데~바람 불어도 비가 내려도~가는 데까지 가보는 거야~인생 소풍 다 그런 거 아닌가.’(나훈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