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시장, 북악산서 숨진 채 발견, 왜?
박원순 시장, 북악산서 숨진 채 발견, 왜?
  • JBC까
  • 승인 2020.07.1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지난 2016년 12월 고 박원순 시장이 박근혜 대통령 하야를 위한 촛불집회에 참석했다.
지난 2016년 12월 고 박원순 시장이 박근혜 대통령 하야를 위한 촛불집회에 참석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10일 새벽 숨진 채 발견됐다. 박 시장의 딸이 경찰에 실종신고를 한지 7시간 만이다.

경찰 관계자는 "박원순 서울시장이 숨진 채 발견됐다"고 확인했다. 경찰은 박 시장의 모습이 마지막으로 포착된 북악산 일대를 수색하던 중 숙정문 인근에서 박 시장의 시신을 발견했다.

박 시장의 시신은 종로구 서울대병원으로 이송됐다. 박 시장이 사망하면서 서울시 행정은 오는 20214월 재보궐선거까지 시장 권한대행 체제로 운영된다.

박 시장이 숨진 채 발견된 배경엔 비서실에서 일하던 직원으로부터 성추행 등 혐의로 고소당한 상황이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와 경찰 관계자의 말을 종합하면, 박 시장이 실종되기 전날인 8일 경찰에 박 시장 성추행 혐의와 관련한 고소장이 접수됐다. 이튿날 새벽까지 고소인 조사가 진행됐다고 한다.

경찰의 이런 조사가 박 시장에게 상당한 심리적 압박으로 작용했을 것으로 보인다. 인권 변호사 출신인 박 시장은 1994년 참여연대 설립을 주도해 사무처장으로 일했다.

1993년 박 시장은 성희롱은 불법 행위라는 인식을 세상에 알린 서울대 조교 사건'의 공동 변호인이기도 했다. 성희롱으로 최초의 법적 공방이 벌어진 사건으로 당시 박 시장은 이종걸, 최은순 변호사와 함께 피해자 변호를 맡아 1998년 서울고법에서 가해자 신 모 교수가 조교에게 500만원을 지급하라는 판결을 끌어냈다.

특히 2018년에는 서울시에 여성정책을 총괄 보좌할 젠더특보를 임명하고, 성폭력을 예방하며 피해자를 보호하기 위한 여성권익담당관을 신설하는 등 여성 이슈와 관련해 적극적 행보를 보여왔다.

지난해 4월 시청사에서 열린 성희롱 예방교육에 참석해 여러 여성단체 고문변호사를 하면서 성평등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달았다. 부지불식간에 나오는 언사나 행동이 상대방에게 큰 피해와 고통을 줄 수 있다며 서울시 공무원들에게 성인지 감수성을 높일 것을 당부하기도 했다.

이렇듯 헌신성과 도덕성에 바탕해 시민사회단체 출신 대표적인 민주진영 정치인으로 떠올랐는데, 자신이 강조해온 가치, 언행들과 정반대로 배치되는 성폭력 의혹이 불거진 셈이다.

3선 서울시장 출신의 유력한 대선후보였던 박 시장은 대중들 앞에서 여론과 법적 심판을 받는 대신 스스로 극단적인 상황을 선택했던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