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국회, 여당 독주에 제동 걸 야당은 없었다
7월 국회, 여당 독주에 제동 걸 야당은 없었다
  • JBC뉴스
  • 승인 2020.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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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380회국회(임시회) 제8차 본회의에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후보추천위원회의 운영 등에 관한 규칙안이 통과되고 있다. 2020.8.4/뉴스1 © News1 성동훈 기자


(서울=뉴스1) 이호승 기자,이균진 기자 = 7월 임시국회가 결국 더불어민주당의 '입법 독주'로 막을 내렸다.

국회는 4일 본회의를 열어 전날(3일) 법제사법위원회를 통과한 부동산 법안 11개와 공수처 후속법 3개(규칙안 포함) 등 총 18개 법안을 통과시켰다.

53년만에 여당 단독 원구성, 32년만에 상임위원장 전석 독식이라는 기록을 세운 민주당은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안 등을 상임위원회 법안심사소위 심사도 건너뛴 채 처리했다는 불명예스러운 기록까지 남기게 됐다.

21대 총선에서 103석을 얻는 데 그친 미래통합당이 민주당을 견제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지만, 통합당은 민주당의 '입법 독주'에 제대로 된 대응조차 하지 못했다.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안은 민주당의 입법 독주를 압축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지난 27일 소관 상임위에 상정된 개정안은 30일 국회 본회의 통과, 31일 공포·시행까지 불과 나흘이 걸렸다.

지난 29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통합당은 주택임대차보호법·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 개정안을 소위에 회부해 심사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민주당은 소위를 거치지 않고 전체회의에서 처리하는 것이 국회법에 저촉되지 않는다며 통합당 의원들이 회의장에서 퇴장한 직후 의결했다.

다음 날인 30일 본회의에서 개정안 2건에 대한 제안설명과 표결까지는 단 20분이 걸리지 않았고, 정부는 31일 정세균 국무총리 주재로 국무회의를 열어 주택임대차보호법 공포안을 의결했다. 주택임대차보호법은 관보에 게재돼 즉시 시행됐다.

개정안이 본회의에 상정됐을 때 조수진 통합당 의원이 반대토론을 했지만, 여당을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오히려 통합당이 법안을 막기 위해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를 신청하거나 상임위 차원에서 개정안의 안건조정위원회 회부를 요구하지 않은 것을 놓고 무기력하다는 비판이 나오기도 했다.

당내에서는 민주당의 입법 독주에 대응하기 위해 장외투쟁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지만, 김종인 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은 30일 비대위회의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장외투쟁이 능사가 아니다"고 말했고, 주호영 원내대표는 같은 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안건조정위원회는 민주당 측의 주장에 빌미를 제공할 여지가 있고, 필리버스터는 하루 만에 강제 종료될 수 있는데 매번 발동할 수는 없는 것 아닌가"라고 했다.

민주당의 독주, 통합당의 무기력증은 이인영 통일부 장관 인사청문회, 박지원 국가정보원장 인사청문회에서도 확인됐다.

민주당은 통합당이 불참한 가운데 이 장관의 인사청문회 다음 날인 지난 24일 이인영 통일부 장관 후보자의 인사청문경과보고서를 채택했다. 통합당은 인사청문회에서 이 장관 자녀의 병무청 자료 등이 제출되지 않았다며 반발했지만, 민주당의 인사청문보고서 채택을 막지는 못했다.

박지원 국정원장 후보자의 인사청문보고서도 청문회 다음 날인 28일 채택됐다. 이날 통합당 의원들은 국회 정보위원회 전체회의에 불참했고, 인사청문보고서는 여당 의원들만 참석한 채 채택됐다.

민주당의 입법 독주에 대해 당 안팎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노웅래 민주당 의원은 지난달 30일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소수의 물리적인 폭력도 문제지만 다수의 다수결 폭력도 문제다. 지금의 상황이 결코 바람직한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노 의원은 또 통합당을 설득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며 "야당을 밀어붙이는 것이 능사는 아니다"고도 했다.

심상정 정의당 대표도 '임대차 3법'에 대해 "계약갱신청구권, 전월세 상한제가 도입되는 것은 뜻 깊은 일"이라면서도 "오로지 정부안 통과만을 목적으로 한 전형적인 '통법부'의 모습으로, 민주당이 매우 무리했다"고 비판했다.

심 대표는 "여당 초선의원들은 생각이 다른 야당과는 대화와 타협보다 힘으로 밀어붙이는 것을 배우지 않을까, 또 야당 초선의원들은 우리가 집권하면 배로 되갚아줄 것이라는 보복을 다짐하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4일 뉴스1과 통화에서 7월 임시국회에 대해 "예상대로 흘러갔다. 야당의 존재는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였다"고 지적했다.

신 교수는 "수적 우세로 밀어붙이면 국회는 결국 의미가 없다"면서도 "앞으로도 (민주당의 입법 독주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최창렬 용인대 교수는 "통합당은 정책적 부작용이나 향후 문제점을 지적하는 수밖에 없다"며 "야당을 배제한 채 일방적으로 법안을 처리하면 여당에도 정치적인 부담이 될 것"이라고 했다.

최 교수는 "설령 결과는 똑같더라도 여당이 야당과 논의하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며 "합의제 민주주의를 시도해야 한다. 협치를 시도할 필요도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