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행 저조에 지지율 하락, 폭우까지…민주당 전당대회 '험로'
흥행 저조에 지지율 하락, 폭우까지…민주당 전당대회 '험로'
  • JBC뉴스
  • 승인 2020.0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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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연(오른쪽부터), 김부겸,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후보가 1일 오후 울산시 북구 오토밸리복지센터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당대표·최고위원 후보 합동연설회에서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2020.8.1/뉴스1 © News1 윤일지 기자


(서울=뉴스1) 장은지 기자 = '176석 거여(巨與)'를 이끌어갈 더불어민주당 지도부를 뽑는 8·29 전당대회가 흥행 저조에 이례적 폭우가 겹치며 험로에 접어들었다. 대선주자급이라던 당 대표 후보간 경쟁은 힘이 빠졌고, 성추문과 부동산, 지지율 하락 등 악재들만 산적한 모양새다.

코로나19 가운데서 치러지다보니 '언택트'(비대면) 방식으로 진행해 흥행 저조는 어느 정도 예견된 바지만, 부동산 민심 악화와 당청 지지율 급락 등으로 전당대회 주목도나 기대감마저 현저히 떨어졌다.

당초 민주당은 '텃밭' 호남을 찾는 이번 주말을 흥행 분기점으로 기대했다. 8~9일 예정된 광주 및 전남·북 시도당 대의원 대회 및 합동연설회에 이해찬 대표까지 나서 분위기를 띄워보려 했지만, 기록적인 폭우로 일정은 모두 취소됐다. 당은 일단 29일로 예정된 전당대회는 그대로 진행하고, 취소한 호남 합동연설회는 임시공휴일인 오는 17일 진행하는 것으로 당에서 검토 중이다.

이낙연·김부겸·박주민 당대표 후보는 전날 주말 일정을 취소하고 수해 현장으로 향했다. 피해가 심각하다보니 후보들은 비공개 일정만을 소화하면서, 자칫 민심을 거스를까 전당대회 관련 언급은 자제하고 있다.

일정 뿐 아니라 당권주자들의 메시지도 변화가 불가피해졌다.

당초 정권재창출과 친문(친문재인) 표심 호소에 초점이 맞춰졌던 전당대회는 당청 지지율 하락으로 나타난 '민심'에도 응답해야 하는 성격으로 바뀌었다.

지난달 초 당권 주자들의 출마선언 당시만 해도 예상치 못했던 민심의 변화이기 때문이다. 친문 표심 잡기에 골몰해야 했던 당권 주자들은 이제 돌아선 중도층과 핵심 지지층인 3040 세대의 이탈,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추행 혐의 피소 등이 촉발한 여성 지지층의 분노 등에 해결책을 제시해야 하는 시험대에 올랐다.

특히 이해찬 대표 체제의 '입법 독주'에 대한 비판이 거셌던 만큼, 당의 새로운 리더십에 대한 쇄신 요구도 커지고 있다. 176석의 거대여당으로 출범하며 가장 힘이 실린 당 지도부가 될 것으로 보였으나, 예상과 달리 차기 지도부는 궁지에 몰린 지지율을 반등시켜야 할 짐을 짊어지게 됐다.

 

 

 

 

 

이낙연 의원이 8일 오전 전남도청을 찾아 재난안전본부 등을 둘러보고 농촌 지역 홀로 사는 노인들에 대한 대피 등의 조치를 주문하고 있다. 2020.8.8/뉴스1 © News1 박영래 기자

 

 


이렇듯 상황이 심상치 않다보니 후보자들의 메시지에선 이미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지난 6일 TV 토론회에서 이낙연 후보는 "부동산 등 문제에 적절히 대응을 못해 국민 걱정을 키웠고, 서울·부산시장의 잘못으로 도덕성의 상처가 생겼다"면서 "겸손과 신중, 유능함을 통해 신뢰를 축적하는 것이 지지율 회복의 방법"이라고 말했다.

김부겸 후보는 "무한 책임을 지는 여당으로서의 자세 전환이랄까, 이런 부분이 부족하다"며 "사과하고 인정하고 앞으로 어떻게 해보겠다고 솔직하게 국민에게 말해야 한다"고 자성론을 내놓았다. 박주민 후보는 "최근 정부와 당의 스탠스가 청년의 불안감을 제대로 헤아리지 못했다"며 "사회 변화의 청사진과 함께 피해 완화 대책도 섬세히 같이 내놓아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를두고 '친문' 적통으로 꼽히는 김경수 경남도지사에 대한 '구애'로 가득했던 지난 1일 경남 합동연설회 때와는 달라졌다는 평가가 나왔다.

지난 7일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과 강기정 정무수석 등 청와대 수석비서관 5명이 일괄 사의를 표명하면서 문재인 대통령 지지율 하락에 책임을 지는 모양새를 취한 것도 당권주자들의 고민을 더욱 깊어지게 했다. 당 안팎에서 여당도 지도부 쇄신을 통해 국민들의 질책에 응답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전국대의원(45%)과 권리당원(40%)들의 표를 받아야 하는 후보들 입장에서는 정부의 부동산 실책과 지지율 하락에 대해 대놓고 각을 세울 수도, 그렇다고 민심 악화를 외면하고 친문 지지층이 좋아할만한 메시지만 낼 수도 없기 때문이다.

이에 실제 각 후보 캠프에서는 연설문이나 현장 발언 등에서 메시지 수위를 두고 고심이 깊은 것으로 전해졌다. 당대표 후보로 나선 한 캠프 관계자는 뉴스1과 통화에서 "가뜩이나 흥행이 저조한데 부동산 문제와 박원순 서울시장 사건, 이재명 경기지사의 부각에 청와대 참모진 교체까지 여론을 흔드는 이슈들이 계속 터져나오면서 메시지를 수시로 고쳐야 하는 상황"이라며 "전당대회에 대한 관심이 너무 떨어지는 것도 문제인데, 더 큰 문제는 앞으로 지지율을 반등시킬 책임을 차기 당 지도부가 져야 한다는 점"이라고 토로했다.

민주당 한 최고위원은 통화에서 "전당대회는 당세를 확장하는 화려한 세몰이와 지지층을 결집하는 효과를 내야 하는데 올해는 유독 관심을 받지 못해 당 지도부와 의원들도 우려가 크다"며 "당권주자들이 차별화된 의제를 내놓거나, 국민들을 향한 시대정신을 던지지도 못하고 있어 당 내부에서도 말들이 많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