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베와 태극기집회의 '불편한 동거'
일베와 태극기집회의 '불편한 동거'
  • Su군
  • 승인 2018.0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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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군이 깐다 : Renewal [2 / Final]

* 오피니언 Su군 본인은 이 글을 끝으로 진정한 나라사랑을 찾아 떠난다.

© 오마이TV

   지난 1월 27일 오후, 경남 창원시 성산구 창원광장에서 태극기 집회(박근혜 전 대통령 무죄 석방 천만인 서명운동본부 주최)가 진행되었다. 이는 분명히 사전에 허가를 받은 합법적인 집회임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그러나, 한 제보자에 의한 제보가 대반전을 불러왔다. 제보자 A씨는 본 태극기 집회 당일 현장에서 가족들과 함께 차량 이동 중이었던 한 시민으로 당시 승용차 내에는 남편과 9살 남자아이가 동승하고 있었다. A씨의 제보(위 오마이TV 영상 참고)에 의하면 A씨는 현장 경찰관의 교통 지시에 따라 차량을 유턴 하고자 했으나, 중앙사거리 방향으로 거리행진하던 집회 참가자들이 차량 앞을 막아서면서 국기봉으로 차량을 내려치거나, 몸으로 덮치려고 하고, 욕설을 내뱉기도 했다고 한다. 위 영상이 당시 상황 그대로를 담고 있는 블랙박스 영상으로 A씨 차량과 앞서 있던 차량이 경적을 울렸는데 참가자들이 A씨의 차량을 막아서며 국기봉으로 내려치는 등 공격적인 장면을 확인할 수 있다. 이 상황 이후 A씨에 의하면 본 차량은 심하게 파손되어 정비소에 맡기게 되었고, 약 300만원의 견적이 나왔다고 한다. 그보다도 A씨 부부뿐만 아니라 어린아이도 밤잠을 설칠 정도로 많이 놀랐다고 했다. 차량도 차량이지만, 어린아이는 도대체 무슨 죄인가. 그런데, 더욱 놀란 것은 피해자는 A씨뿐만이 아니었다. 창원 중부경찰서에 의하면 이외에도 고발이 3건 이상 더 존재하고 있고, 현재 영상분석과 목격자 증언을 통해 구체적으로 가해자를 확인하기 위해 여러모로 조사중인 단계라고 한다. 마음 한 구석이 답답하다, 심지어 화가 난다. 집회를 허가 받았으면 본 집회 목적에 따라 법을 준수하면서 집회를 진행해야 한다는 것은 어린 친구들도 다 아는 사실이다. 개인적으로 집회 참가자분들에게 감히 이렇게 묻고 싶다.

   여러분이 참가하는 집회의 목적이 무엇인가? 진정 국가를 위한 것인가 혹은 특정인이나 특정집단을 위한 것인가? '애국' 이란 자기 나라, 자기 국가를 사랑한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이번 집회 사건의 피해자분들은 같은 나라, 같은 국가, 같은 국민이 아니란 말인가? 같은 국민에게 이런식으로 피해를 주는 것이 과연 진정한 애국이라고 칭할 수 있는 일인지 의문이다. 이는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일명 '집시법' 제5조(집회 및 시위의 금지) 2항에 해당하는 명백히 공공의 안녕질서에 위협을 끼치는 폭력집회에 해당한다. 우리나라의 국기, 신성한 태극기도 모자라 동맹국인 미국의 성조기까지 들고 이런 폭력행위들을 일삼는다면 과연 진정한 애국이라고 말할 수 있는가. 동맹국에서 경악할 일이다. 이것은 애국이 아니라 매국이나 다름없다.

   설상가상으로, 이런 문제를 무조건 지지하거나, 비꼬는 이들도 있다. 아마 한번쯤은 들어봤을만한 커뮤니티, 바로 자칭 '애국보수' 일베('일간베스트'의 약자)다.

                                                                 © 일간베스트

일베 커뮤니티는 아무것도 모르고 있는 사람이 처음 막 접속하면 그저 수 많은 인터넷 커뮤니티 중의 하나라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그 내면을 들여다보면 단순히 친목과 소통을 위한 하나의 커뮤니티를 넘어서 특정인 혹은 고인을 비하, 능욕하거나 특정 사건, 사고를 비난하는 등 여러가지 방법으로 본인들의 욕구를 해소한다. 

                                                                 © 일간베스트
                                                               © 일간베스트
                                                               © 일간베스트
                                                              © Youtube(유튜브)

   여러모로 언제, 어디서든 터질 수 있는 '시한폭탄' 같은 논란의 잠재력을 내포하고 있는 커뮤니티다. 물론 특정인, 특정 사건에 대해 비판하거나 심지어 비난하는 것도 개인에게 있어서는 하나의 권리이자 자유다. 하지만,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르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개인의 권리와 자유에는 분명한 책임이 뒤따른다. 책임을 지지 못한다면 그것은 권리와 자유가 아닌 방종이다. 즉, 자격상실이다. 이것은 표현의 자유가 아니라 표현의 방종이다. 잘못한 부분이 있으면 합리적으로 냉정하게 비판을 하고, 잘한 부분이 있으면 있는 그대로 진심으로 칭찬을 하는 것이 인지상정(人之常情)이다. 일부 어르신분들은 같은 정치 성향이라는 공통점만 바라보고 무조건 극단적인 표현과 욕설을 남발하는 젊은이들을 끌어안으려고 하는 경우가 많은데, 위 사진과 같이 정작 일베에서는 JBC까 방송 진행자들과 탄핵 반대집회 주최자에게도 비난의 화살을 쏘는 경우가 꽤 있다. 이것이 끝이 아니다. 심지어, 작년 12월 안타까운 선택으로 세상과 작별한 K-pop 아이돌 그룹 '샤이니' 의 멤버 故김종현씨 뿐만 아니라 나머지 4명의 멤버들, 故노무현 前대통령( *위 마지막 5번째 사진 참고 : Youtube에서 파란색 밑줄로 표시 된 부분 그대로 입력하고 검색하면 혐오스러운 본 영상을 시청할 수 있다.) 그리고 세월호 참사 희생자들까지 비하하고, 능욕하는 이들도 상당수다. 이것이 정말 애국을 위한 것인가? 이런 일들을 자행하는 것이 나라사랑인가? 간곡히 호소하고 싶다. 어떤 부분에 있어서 일치하는 바가 있다고 인간적인 선을 마구 넘나드는 경거망동(輕擧妄動)한 태도를 무조건적으로 허용하는 것은 결국 자책골이다. 두 눈을 뜨고 있으면서도 한 쪽 눈만 뜬 것처럼 세상을 바라보면 언젠가는 한계에 다다르게 되고, 몸의 균형은 무너지고, 끝내 쓰러지게 마련이다. 세상을 좁게 보지 말고, 넓게 봐야 한다. 자신과 정치 성향이 같다고 해서 무조건 감싸주거나 정치 성향이 다르다고 해서 무조건 배척하는 것을 두고 애국이라고 치켜세울 수 없다. 하나의 사견이지만, 진정한 애국에는 우리나라 체제 자체를 부정하는 이들이 아닌 이상 촛불집회와 태극기집회도, 좌와 우도, 진보와 보수도 따로 없다고 생각하는 것이 그 이유이다. 이와는 반대로, 특정인과 특정집단을 무조건적으로 옹호할 목적을 내포하고 있다면, 정치적 성향도 자연스럽게 그 집회에 녹아들게 되고, 이는 결국 촛불집회든, 태극기집회든 본질이 변질되면서 어느 쪽도 진정한 애국이라고 할 수 없게된다. 오히려 국론을 반으로 나누는 장기적인 갈등을 조장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뿐이다. 진심으로 안타깝고 답답하다, 화가 난다. 대한민국, 우리나라는 누구를 위해 존재하는가. 특정인 A, B, C를 위해? 또는 A, B, C당을 위해? 그렇지 않다, 국민을 위해 존재한다. 국민이 곧 국가다, 즉, 대한민국 국민인 우리가 곧 대한민국이다. 애국활동이라는, 애국자라는 자부심과 애국심으로 집회에 참가하는 여러분들이 불편한 진실을 알고도 계속 자칭 애국보수와 동거할 생각이라면 미래는 갈수록 암울해진다. 그 진실이 오히려 여러분이 지지하고 있는 특정인들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는 것이 현실임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한 쪽 눈만 뜨고 있는 분들께서는 이제 그만 불편한 동거를 끝내고 새로운 인생을 시작하길, 진정한 애국이 무엇인지 다시 한 번 곰곰이 생각해보길 진심으로 기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