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후계 스가③]'포스트 아베' 시대에도 한일관계는 '깜깜'
[아베 후계 스가③]'포스트 아베' 시대에도 한일관계는 '깜깜'
  • JBC뉴스
  • 승인 2020.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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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장용석 기자 = 일본의 '포스트 아베' 정권이 오는 16일 공식 출범하면서 올 하반기 이후 한일관계의 향방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일본 정부는 앞서 자국 전범기업을 대상으로 한 한국 대법원 내 일제강점기 강제징용 피해 배상 판결에 반발, 한국에 대한 수출규제 강화조치를 취하는 등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 재임 내내 한국과의 크고 작은 갈등을 빚어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14일 치러진 집권 자민당 총재 경선에서 승리하며 '포스트 아베' 자리에 오른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총재가 "아베 정권 계승"을 새 정권의 주요 기치로 내걸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한일관계에도 당장 큰 변화가 오진 않을 것이란 게 국내외 언론과 전문가들의 일반적인 관측이다.

일례로 스가 총재는 이달 2일 경선 출마를 선언하는 회견에서 간략하게나마 주요 정책에 대한 입장을 밝혔지만 현재든 향후든 한일관계에 대해선 단 한 마디도 하지 않았다. 아베 총리가 지난달 회견을 통해 중도 사임의 의사를 밝혔을 당시 다른 현안과 달리 한일관계는 일절 언급하지 않았던 것의 '판박이'였다.

대신 스가 총재는 6일 보도된 산케이신문과 7일자 요미우리신문과 인터뷰에서 한일관계 관련 질문에 "1965년 체결된 한일청구권협정이 한일관계의 기본이다" "(한국의) 국제법 위반에 철저히 대응해가겠다"고 답하며 징용 피해배상 판결에 대한 기존 일본 정부 입장을 되풀이했다.

일본 정부는 징용피해자 등의 문제가 한일청구권협정 체결과 함께 한국 측에 제공된 총 5억달러 상당의 유무상 경제협력을 통해 "이미 해결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때문에 일본 정부는 그간 피해 배상에 불응해온 일본제철(옛 신일철주금) 등 자국 전범기업들의 한국 내 자산이 한국 법원 판결에 따라 실제로 매각·현금화될 경우 '대항조치'(보복조치)를 취하겠다고 경고해온 상황이다. 이 같은 일본 정부의 입장은 스가 정권 출범 뒤에도 달라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스가 총재는 그동안 일본 정부 대변인으로서 "안중근은 우리나라(일본)의 초대 총리를 살해해 사형판결을 받은 테러리스트다" "위안부가 강제 연행됐다는 증거를 찾지 못했다" "다케시마(竹島·독도의 일본명)는 역사적으로나 국제법상으로도 우리나라의 고유 영토다"는 등 한국민들의 반일(反日) 감정을 부추기는 발언들을 반복적으로 해왔는데 이 역시 일본 정부의 공식 입장이 바뀌지 않는 한 달라지지 않을 것을 것으로 보인다.



스가 장관은 지난 12일 일본기자클럽 주최 자민당 총재 후보 토론회에선 "외교는 계속성이 중요하다"며 "(아베 총리와) 상담하면서 가겠다"는 말까지 했다.

이런 가운데 최근엔 일본 내 일각에서도 "한국의 문재인 대통령은 분명히 일본 차기 정권과의 관계 개선을 바라고 있지만, 일본 정부가 이를 무시해왔다"는 등의 지적이 나오고 있는 상황.

일본 신초샤(新潮社)가 운영하는 온라인 매체 '포사이트'는 문 대통령이 최근 1년 간 신년사, 3·1절 기념사, 광복절 경축사 등에서 징용 문제나 일본군 위안부 문제와 같은 한일 간 갈등 현안은 직접 언급하지 않되 일본과 "함께"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하자는 메시지를 보내왔다고 전하면서 이같이 평가했다.

그러나 포사이트에 따르면 일본 정부·여당의 유력 정치인들 사이에선 오히려 "한국은 무시하는 게 제일"이란 얘기가 나오고 있다.

실제 한국 청와대는 지난달 28일 아베 총리의 사임 표명 뒤 "아베 총리는 일본 헌정사상 최장수 총리로서 여러 의미 있는 성과를 남겼고, 특히 오랫동안 한일 양국관계 발전을 위해 많은 역할을 해왔다"고 평가하면서 "갑작스러운 사임 발표를 아쉽게 생각한다. 아베 총리의 빠른 쾌유를 기원한다"는 메시지를 내놨지만 일본 정부는 여전히 그에 대해 일언반구조차 하지 않고 있다.

물론 일본 정부가 최근 한국에 대해 '무시' 일변도로 나가는 것 못지않게 한국 정부에도 대일관계를 챙길 만한 '지일파'(知日派) 인사가 없다는 지적도 있다.

이런 가운데 국내외 언론과 전문가들 사이에선 "한일 양국 정부가 연내 서울에서 개최될 것으로 예상되는 한중일 정상회의 때까지 징용 관련 문제 등에서 일정부분 타협점을 찾지 못한다면 양국 간 경색 국면이 앞으로도 상당기간 계속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스가 총재는 오는 16일 소집되는 일본 임시국회에서 아베 총리의 후임 총리로 공식 지명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