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공정이냐' 與 때리던 국민의힘, 박덕흠·윤창현 의혹에 '긴장'
'이게 공정이냐' 與 때리던 국민의힘, 박덕흠·윤창현 의혹에 '긴장'
  • JBC뉴스
  • 승인 2020.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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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덕흠 국민의힘 의원이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2020.8.3/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서울=뉴스1) 유새슬 기자 = 더불어민주당과 여권이 '공정'과 '정의' 측면에서 휘청거리는 상황을 지렛대 삼아 대여 공세를 이어오던 국민의힘이 '역풍' 우려에 긴장하고 있다.

최근 박덕흠 의원과 윤창현 의원의 공직자 이해충돌 의혹이 제기되면서 당 내부에서는 자칫 그간의 대여 공세가 부메랑으로 되돌아오는 게 아니냐는 걱정이 나온다.

20일 국민의힘에 따르면 당은 아직 두 의원의 상임위 이해충돌 논란에 대한 공식입장을 낼 계획을 세우지 않고 있다. 두 의원이 충분히 의혹 해소에 나설 수 있는 상황에서 섣불리 당이 나섰다간 오히려 일을 불필요하게 키울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국민의힘 핵심 관계자는 이날 뉴스1과 통화에서 "우리도 상황을 파악 중이다. 아직 (두 의원과) 구체적으로 대응방안을 논의할 단계에 있지도 않다"고 말했다.

앞서 박덕흠 의원은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에서 활동하면서 본인과 친·인척, 지인 등의 회사가 국토부와 공공기관 등으로부터 총 1000억원이 넘는 규모의 공사를 부당하게 수주받았다는 의혹에 휩싸였다. 박 의원은 국토위원직에서 사임했는데도 논란이 이어지자 오는 21일 직접 보도자료를 내고 해명 기자회견에 나설 계획이다.

국민의힘의 한 다선 의원은 통화에서 "여권의 무분별한 정치 공세에 틈을 주지 않으려면 선제적이고 적극적으로 해명을 내놓는 것도 필요한 것 같다. 박 의원과 당 지도부가 모두 입을 다물고 있어서 마음 한쪽에서는 약간 불안했던 것도 사실"이라며 말했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국민의힘이 이번 논란에 특히 조심스러운 것은 당이 불공정과 특혜를 키워드로 정부·여당을 향한 맹폭을 가하고 있어서다.

최근 정치권 공방은 '공정성'이라는 세 글자로 압축된다.

문재인 정부는 '공정한 사회'를 정권의 주요 목표로 삼았지만 지난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을 시작으로 인천국제공항공사(인국공)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사태까지 수차례 불공정 논란을 야기하면서 야권에 대여 공세의 빌미를 줬다.

특히 지난해 조국 전 법무부장관의 자녀 입시 특혜 논란과 최근 추미애 법무부장관 아들 서모씨의 군복무 특혜 의혹이 더해지면서 야권은 "정부가 말로만 공정을 외치고 행동은 정반대"라며 비판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전날(19일) 제1회 청년의날 행사에서 '공정'을 37차례 언급한 것은 정부 역시 공정성 이슈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물론 국민의힘은 "공정을 말할 자격이 있는지 돌아보라"고 즉각 날을 세웠다.

국민의힘이 지난주 대정부질문이 이어지는 나흘 내내 추 장관 관련 이야기를 빼놓지 않은 것 역시 정부의 불공정을 문제 삼아 청년층을 비롯한 여권 지지층의 이탈을 자극하려는 의도로 분석된다.

이 같은 상황에서 소속 의원이 상임위원 지위를 이용해 가족과 지인의 배를 불렸다는 의혹이 힘을 얻으면 국민의힘이 받는 타격은 그 어느 때보다 클 수밖에 없다.

박덕흠 의원실 관계자는 통화에서 현재까지 제기된 의혹은 모두 사실이 아니라며 "(여권에서) 관련 의혹이 계속 나오는 이유는 이제는 추 장관 논란을 덮으려면 우리 것 밖에는 없기 때문인 듯하다"고 주장했다.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이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자리하고 있다. 2020.9.16/뉴스1 © News1 성동훈 기자

 

 


윤창현 의원의 상임위 이해충돌 논란 역시 정치권이 예의주시하는 사안이다.

윤 의원은 2012년 3월부터 올해 3월까지 삼성물산 사외이사를 지내며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과정에서 불거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불법 경영권 승계 의혹에 관여했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

여권에서는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인 윤 의원이 삼성 관련 법안을 다루는 것이 공정하냐는 의혹이 즉각 제기됐다.

정무위 소속 민주당 의원들은 윤 의원의 정무위 사임을 촉구하면서 "공직자 이해충돌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 공직자 직무를 수행할 때 합법성과 공평성의 원칙은 지켜지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며 "향후 부패로 이어질 가능성과 국회 불신을 초래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윤 의원 논란은 이해충돌 문제를 넘어 김종인 비대위 체제의 기득권 이미지 탈피 노력에도 치명적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김종인 위원장은 당의 외연 확장을 위해서는 보수 정당이 기득권과 재벌에 친화적이라는 이미지를 벗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김 위원장이 재계가 기업 옥죄기라고 반발하는 '공정경제 3법(공정거래법·상법·금융그룹감독법)'에 전향적인 입장을 보이는 것 역시 이 같은 구상을 구체화하는 행보로 풀이된다.

그러나 윤 의원이 이재용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 의혹에 깊숙이 관여했다는 논란이 사그라들지 않으면 '약자와의 동행'을 기치로 내건 김 위원장의 노력을 당 의원들이 뒷받침하지 못한다는 비판이 나올 여지가 있다.

당의 한 초선 의원은 통화에서 "정치권은 기득권과 사회적 약자를 고루 살펴야 한다. 다만 우리는 약자의 편에 서는 것이 기울어진 운동장을 좀더 공정한 사회로 만드는 길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라며 "사안이 사안인 만큼 윤창현 의원도 굉장히 조심스럽게 대응 전략을 짜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윤 의원 측은 아직 별다른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당 핵심 관계자는 "민주당은 이번 논란으로 불공정 프레임을 씌우려고 하지만 과연 여론에 호소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며 "아직 일방적인 의혹만 제기되는 상황이므로 우리가 저쪽(여권)의 공세에 마구 휘둘려선 안된다. 조금 더 지켜봐달라"고 유보적 입장을 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