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 월성 조기폐쇄 절차적 문제 확인…위협받는 탈원전 정책
감사원, 월성 조기폐쇄 절차적 문제 확인…위협받는 탈원전 정책
  • JBC뉴스
  • 승인 2020.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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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오전 한국수력원자력(주)월성원자력본부 월성 1호기(오른쪽)가 감사원의 조기폐쇄 타당성에 대한 감사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월성 1호기는 국내 최초 가압중수로형 원자력발전소로 2012년 11월 설계수명(30년)을 마치면서 가동이 정지됐다. 2020.10.20/뉴스1 © News1 최창호 기자


(서울=뉴스1) 박주평 기자,이균진 기자,이우연 기자,구교운 기자 = 감사원은 20일 한국수력원자력의 월성 원자력발전소 1호기 조기폐쇄 결정 과정에서 경제성을 불합리하게 낮게 평가했다고 지적했지만, 안전성·주민수용성 등은 감사 범위에 포함하지 않아 폐쇄 결정 자체에 문제점이 있었는지에 대한 판단은 유보했다.

이에 따라 야권은 경제성 평가의 문제점을 근거로 탈원전 정책 전반에 대해 공세를 펴고, 여권은 안전성 등을 고려할 때 조기폐쇄 결정은 타당했다고 옹호하면서 감사 과정의 중립성 등에 대해 역공을 펼 가능성도 점쳐진다.

감사원은 이날 발표한 월성1호기 감사 보고서에서 "한수원 이사회는 월성1호기 즉시 가동중단 결정은 경제성 외 안전성이나 지역수용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는 것이므로, 이번 감사결과를 월성1호기 즉시 가동중단 결정의 타당성에 대한 종합적 판단으로 보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고 밝혔다.

국회가 지난해 9월30일 당시 감사 제안이유로 명시한 Δ월성1호기 조기폐쇄 결정의 타당성(경제성 평가에서 판매단가 및 이용률 전망의 적정성 등) Δ한수원 이사들의 배임행위 해당 여부 등 2개 사항을 중점적으로 점검했기에, 조기폐쇄 결정의 타당성 여부를 가늠하기에는 부족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경제성 평가 등 조기폐쇄 결정 과정에서 부적정한 절차가 있었다고 분명히 했다. 한수원과 산업부가 지난 2018년 5월 삼덕회계법인에 향후 4.4년간 원전 판매단가를 전년도(2017년) 판매단가에서 한수원 전망단가로 바꾸도록 했고, 이에 따라 월성 원전 계속가동 시 전기판매수익이 낮게 추정됐다.

또 월성1호기 즉시 가동중단 시 감소되는 인건비, 수선비 등을 과다하게 추정해 종합적으로 계속가동 시 경제성이 불합리하게 낮게 평가됐다고 봤다.

조기폐쇄를 결정하는 과정에서도 백운규 전 산업부 장관이 회계법인의 경제성 평가 결과가 나오기 전에 한수원 이사회의 조기폐쇄 결정과 동시에 월성1호기를 즉시 가동중단하는 것으로 방침을 정했고, 경제성 평가 과정에도 관여했다고 지적했다.

이에 백 전 장관에게 엄중한 인사조치가 필요하다고 보고, 인사처에 해당 비위행위를 재취업·포상 등 인사자료로 활용하라고 통보했다. 또 감사자료를 삭제한 산업부 공무원 2명에 대해서는 징계를 요구했다.

 

 

 

 

 

최재형 감사원장이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의 감사원에 대한 국정감사에 출석해 의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2020.10.15/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이제 월성1호기 논란은 정치권으로 무대를 옮기게 됐다. 월성1호기 조기폐쇄가 문재인 정부 탈원전 정책의 상징과도 같이 자리매김한 만큼, 감사 결과 확인된 절차적 문제는 야권 입장에서 공세를 펼 좋은 기회인 셈이다.

실제 국민의힘은 이날 윤희석 대변인 구두 논평을 통해 "결국 탈원전은 허황된 꿈이었음이 증명됐다. 월성 1호기 계속가동의 경제성이 낮게 평가됐다는 감사원의 감사 결과는 그동안 원칙을 무시하고 근거도 없이 추진됐던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에 대한 실질적인 사망선고"라고 지적했다.

이어 "한수원에 대한 산업부의 압력, 산업부 장관의 눈감아주기, 자료삭제 지시 등 감사원 감사를 방해하기 위해 너무나 많은 비위 행위가 있었음에도 감사 결과는 진실을 말해줬다"며 "이제 탈원전 명분은 사라졌다"고 강조했다.

반면 탈원전 정책을 지지하는 측에서는 이번 감사 결과가 조기폐쇄 결정의 명분을 뒤엎을 수준은 아니라고 평가절하할 수 있다.

신영대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이번 감사 결과에 대해 "일부 절차 미흡에 따른 기관 경고와 관계자 경징계에 불과하다"며 야권의 공세를 차단했다.

그는 오히려 "감사원은 총선을 코앞에 두고 3일 연속 감사위원회를 열어 무리하게 의결을 시도하기도 했다"며 "내부 관계자만 알 수 있는 감사 내용이 특정 보수언론을 통해 단독이란 제목으로 보도될 뿐만 아니라 진술 강요, 인권침해 등 강압적인 감사에 대한 폭로도 이어졌다"고 지적했다.

이는 민주당 의원들이 지난 15일 감사원 국정감사에서 지속해서 문제삼은 사안이기도 하다. 여권에서는 최재형 감사원장이 월성1호기에 조기폐쇄가 부당하다는 결론을 내려놓고 감사한다는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또 지난 7월에는 최재형 감사원장이 김오수 전 법무부 차관을 감사위원으로 제청해달라는 청와대 요청을 거부하자 "감사원장이 정치한다"며 사퇴를 압박하기도 했다.

감사 결론은 나왔지만 관련 논란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감사 결과를 둘러싼 논란을 예상한 최 원장은 이미 국정감사에서 국회가 요청할 경우 모든 감사 자료를 공개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실제 국회가 행동에 나선다면 월성1호기 논란 '제2라운드'가 펼쳐질 가능성도 있다.

한편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이날 오후 기자들과 만나 월성 1호기 감사 결과에 대해 "특별히 입장을 낼 게 없을 것으로 보인다. 에너지 정책과 관련한 부분에 대해선 부처에서 설명이 있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