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수처, 야당 몫 추천위원 내정으로 '물꼬' 터…법 개정은 일단 순연될 듯
공수처, 야당 몫 추천위원 내정으로 '물꼬' 터…법 개정은 일단 순연될 듯
  • JBC뉴스
  • 승인 2020.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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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윤호중 위원장이 주택임대차보호법 추가 상정 기립투표를 진행하자 김도읍 미래통합당 간사가 항의하고 있다. 2020.7.29/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서울=뉴스1) 김정률 기자,한재준 기자 = 국민의힘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장 후보 추천위원을 내정하면서 꽉 막혀 있던 공수처 출범 논의는 물꼬를 트는 모습이다. 하지만 공수처 출범 논의와는 별도로 모법 개정을 두고 여야의 의견이 엇갈리면서 또 다른 난항이 예상된다.

국민의힘은 24일 대검찰청 차장검사 출신인 임정혁 변호사와 대한법률구조공단 이사장을 맡은 바 있는 이헌 변호사를 내정했다. 아직 주호영 원내대표의 최종 결정은 이뤄지지 않았지만 오는 26~27일께 결정할 방침이다.

국민의힘이 여당에서 데드라인으로 정한 오는 26일을 앞두고 후보 추천위원을 내정한 것은 단독 모법 개정까지 언급하며 야당을 압박한 여당의 전략이 일단 먹힌 것으로 보인다.

여당에 모법 개정의 빌미를 주기보다는 일단 야당 몫 후보 추천위원 명단을 제출한 후 비토권을 활용해 공수처 출범을 지연시키는 것이 합리적인 해법이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공수처장은 전체 추천위원 7명 중 6명이 동의해야 하는 만큼 야당에서 동의하지 않으면 공수처장 추천은 불가능한 구조다. 국민의힘으로서는 현재 법 테두리 안에서는 공수처 출범을 지연할 수 있다.

앞서 더불어민주당은 자당 몫 후보 추천위원에 김종철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박경준 법무법인 '안' 대표 변호사를 각각 내정했다.

강선우 민주당 대변인은 24일 서면 논평을 통해 "국민의힘이 공수처장 추천위원을 내정했다"며 "불행히도 늦었지만, 그럼에도 다행스러운 일"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공수처법 개정은 난항이 거듭할 것으로 보인다. 여야 모두 개정안을 발의 했지만 입장이 엇갈리면서다. 민주당 단독 법 개정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민주당은 백혜련·박범계·김용민 의원이 각각 개정안을 냈다. 개정안에 공통으로 야당의 공수처장 비토권 무력화 조항은 물론 공수처 수사 범위 확대, 수사처 인력 확보 등 내용을 담은 조항이 담겨 있다.

반면 국민의힘은 유상범 의원의 개정안을 냈다. 이른바 '독소조항'으로 꼽혔던 공수처 검사의 기소권 삭제, 공수처의 강제 이첩권과 재정신청권 삭제 등을 골자로 한다.

양측의 입장이 엇갈리면서 민주당 내부에서 선(先)공수처 구성, 후(後) 법개정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뉴스1과 통화에서 "공수처 구성은 일정대로 진행하고 공수처 구성과 운영 등에 대해서는 개정안을 가지고 법제사법위원회 소위에서 여야 논의를 통해 합의해야 하지 않겠냐"고 했다.

또다른 관계자도 "유상범 국민의힘 의원도 개정안을 발의했다. 서로 논의할 수 있는 부분은 검토할 수 있다"며 비토권 삭제에 대해서는 "아무래도 어렵지 않겠냐"고 했다.

이와 달리 공수처법 개정 논의는 반드시 착수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민주당 한 의원은 "야당이 비토권을 행사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실제 비토권 행사로 공수처장 후보 추천에 진전을 보이지 않는다면 곧바로 개정 절차에 들어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국민의힘은 법 개정에 대해서는 비토권 유지는 물론 검사 기소권 등 독소조항은 반드시 삭제해야 한다는 기존의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당 관계자는 "국민의힘의 입장은 간단하다. 독소조항은 안된다"고 했다.

다만 당 안팎에서는 민주당이 일단 야당 몫 후보 추천위원을 받아들여 공수처 출범에 나선 후 야당에서 계속 비토를 하면 법 개정 문제를 논의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이미 부동산3법 등 여당 단독으로 법안을 처리하면서 발생한 문제 등이 수두룩한 상황에서 다시 공수처법 개정까지 단독으로 밀어붙이면 앞으로 연말 예산 정국을 비롯해 각종 법 개정에서 부담감이 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앞서 박병석 국회의장은 지난 1일 독일 순방에서 "야당 몫 추천위원이 구성되면 사실상 비토권이 보장된다. 그러한 중재안을 제시할 것"이라며 "야당 추천위원들이 (후보를) 반대하면 공수처장을 선임 못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 의장은 "다만 (그렇게 되면) 자연스럽게 공수처 출범도 예상보다 더 늦어질 수 있다"면서 "그래도 시행도 되지 않은 법을 다시 고치는 건 아니라고 본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