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현 “촛불 탄핵은 대중을 동원한 정권 찬탈”
이정현 “촛불 탄핵은 대중을 동원한 정권 찬탈”
  • JBC
  • 승인 2020.11.0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정현 前 새누리당 대표 조선일보 인터뷰서 밝혀
탄핵 후 침묵 이유 “박 대통령의 전갈을 받아서 조용히”
“박 대통령, 권력 찬탈한 사람에게 사면 구걸하지 않을 것이다”

 

 

 

이정현 전 새누리당 대표의 최근 모습. 그는 예전에 비해 탈모가 심했고, 얼굴에는 주름이 많이 파여 있다. 사진=조선일보
이정현 전 새누리당 대표의 최근 모습. 그는 예전에 비해 탈모가 심했고, 얼굴에는 주름이 많이 파여 있다. 사진=조선일보

권력을 찬탈한 사람에게 어떻게 사면을 구걸하나. 감옥 생활이 아무리 어렵다 해도 박근혜 대통령도 그런 걸 원치 않을 것이다. 정권을 되찾아서 해결해야 할 과제다.”

박 대통령이 3년 반 넘게 수감 중이다. 감옥에 갇혔던 역대 대통령 중 최장 기록이다. 야권 인사 중에는 문재인 대통령에게 박근혜 사면을 요청한 사람도 있는데?”라는 질문에 이정현 전 새누리당 대표의 발언이다. 이 전 대표는 9일 자 발행된 조선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이 같이 밝혔다.

그는 박 대통령 곁에서 14년을 함께 지내면서 박근혜의 입혹은 복심(腹心)’으로 통했다. 박근혜 정권에서 청와대 정무수석·홍보수석을 지냈다. 새누리당 대표까지 됐지만, 넉 달 반 만에 사퇴와 함께 탈당했던 그다.

박근혜 탄핵에 처음 입 열다라는 조선일보의 제목만큼이나 그의 인터뷰는 지난 4년간 정치 변방으로 물러나 있는 그의 소회를 밝힌 것이다. 이 인터뷰에서 그는 무대에 설 생각 없고 정권 교체 위해 골프백 메는 캐디 되려고 한다밝혔다.

이 전 대표가 인터뷰에서 밝힌 내용 중 눈에 띄는 대목이 촛불 탄핵에 대한 입장?”이었다. 그는 이에 대해 대중을 동원한 정권 찬탈로 봤다. 우리 자신에게도 문제가 있었다. 국민이 준 권력을 지키지 못하고 빼앗겼고, 이로 인해 국가와 국민에게 엄청난 피해를 줬다는 점에서 큰 잘못을 범했다고 밝혔다.

그가 촛불에 대해 대중을 동원한 권력 찬탈이라고 주장한 것은 우리공화당이 촛불탄핵을 바라는 보는 시각과 비슷하다. 조원진 우리공화당 대표는 문재인 좌파 정권이 찬양하는 촛불혁명촛불쿠데타에 의한 권력 찬탈로 정의한 바 있다.

이날 이 전 대표는 지난 4년간 침묵을 지켜온 이유에 대서도 밝혔다. “나는 형언할 수 없는 무력감에 빠져있었다. 박 대통령을 저렇게 만들어놓고 무얼 떠들겠나. 손가락질을 받으면서도 참았다. 말해봐야 박 전 대통령에게 이득이나 면죄부가 안 되는데 부질없다 싶었다. 지지 세력을 등에 업고 나서는 것도 솔직히 싫었다. 상황을 바꿀 수 없고 해결책도 아니라고 봤다. 내가 피하고 도망갔다고 하겠지만 입을 다물고 있는 게 어쩌면 더 힘들었다.”

또 그는 최순실이름을 그때(201610월쯤) 처음 들었다고 해명했다. 당시 최순실 씨가 국정농단의 핵심인물로 부각될 때 였다.

그는 최순실의 존재를 감춰온 박근혜에 대해 배신감은 들지 않았나?“라는 기자의 질문에 박근혜의 삶과 생각, 정치 철학을 잘 알고 있기에, 그런 감정은 없었다. 그분에게 씌워진 숱한 혐의가 모두 진실은 아니다. 정치적으로 그렇게 만든 것이다. 이 세상에는 이슬만 먹고 사는 사람이란 없다. 똑같은 잣대를 들이대면 정치인·권력자 어느 누구도 살아남지 못한다. 현 정권에서는 훨씬 더 심한 일이 벌어지고 있지 않나라고 답했다.

그는 탄핵된 뒤로 입장이 불분명했다. 박근혜와 절연한 것처럼 비쳤는데에 대해선 나는 배은망덕하게 살아오지 않았다. 수감 중인 박 대통령의 전갈을 받았기에 조용히 있어온 것이다. 내가 정치적으로 살아남기 위해 박근혜를 팔거나 부인하는 짓은 하지 않겠다고 했다고 해명했다.

이 전 대표는 이날 인터뷰에서 박 대통령 탄핵이 새누리당의 동조로 이뤄졌는데에 대해 ““()이란 정치적 운명을 같이하는 무리다. 자기 당에서 뽑은 대통령을 끌어내렸다. 천인공노할 짓을 한 것이다. 하지만 사람들은 미워하지 않겠다. 대통령을 끌어내렸으면 그 공백을 메우는 보수 지도자를 세워놓든지, 아니면 그 역할을 맡는 이가 있어야 했다. 전혀 준비 없이 끌어내리고 그 스스로 대안 세력이 못 됐다. 지금 이 모양 이 꼴이 된 것이다고 비난했다.

이어 그는 탄핵으로 정권을 찬탈한 문재인 정부가 잘 이끌어왔는가. 탄핵을 주도한 정권이라면 결단코 비리와 부도덕· 부정부패· 반민주와 결별해야 하는 것이다. 하지만 나라의 앞날이 캄캄해질 정도로 훨씬 더 심해졌다고 지적했다.

이날 인터뷰에서 이낙연, 이재명 등 여권 대선 후보에 대해서도 밝힌 그는 문재인 정권도 임기 말에 레임덕이 올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대통령 힘이 셀 때는 괜찮지만 힘이 빠지면 예측 못 하는 비리가 터져 나온다. 돈을 주고 뭔가 이득을 기다렸는데 정권이 끝나도록 떡고물이 안 떨어지면 준 쪽에서 불어대기 시작한다. 이 정권은 계속 덮어왔기 때문에 더 많이 터져 나올 것이다고 예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