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서비스 직원 자살 '화'난다
삼성전자 서비스 직원 자살 '화'난다
  • JBC까
  • 승인 2017.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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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두살 직원이 힘들어 자살 그럼 가족은 어떻게

그의 죽음을 비하하지 않겠다.

그러나 그가 왜 자살을 선택했는지 아무리 곱씹어 봐도, 이해가 되지 않는다.

그는 서른 두 살이다.

결혼한 지가 얼마 되지 않았다.

이제 돌을 앞둔 딸이 있다.

그런 그가 자살했다.

지난달 31일 천안 서북경찰서는 충남 천안의 삼성전자서비스센터에서 일해온 최모씨가 이날 오후 5시 30분쯤 천안시 직산읍 군서리 도로에 세워둔 자신의 카니발 승합차에서 번개탄을 피우고 숨져있는 것을 지나가던 주민이 발견해 신고했다고 밝혔다.

최씨는 전날 밤 10시쯤 삼성전자서비스 노동조합 동료들과 카카오톡 단체 대화창에 유서 형식의 메시지를 남기고 연락이 두절됐다.

최씨는 카카오톡 단체 대화방에서 “지금 이 문자 캡처해 주세요”라며 말문을 연 뒤 “저 최OO 그동안 삼성서비스 다니며 너무 힘들었어요. 배고파 못 살았고 다들 너무 힘들어서 옆에서 보는 것도 힘들었어요. 그래서 전 전태일님처럼 그러진(분신하진) 못해도 선택했어요. 부디 도움이 되길 바라겠습니다”라는 글을 남겼다.

그의 월급이 얼마였기에 배고파서 못살았는지 모르겠지만 그의 삼성전자서비스 협력사 이 모 사장이 입을 열었다.

이 사장은 최씨의 죽음을 둘러싸고 여러 가지 소문과 억측이 나오자 “고인은 열정적인 업무 수행으로 항상 좋은 실적을 거뒀기에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월 평균 410만원 정도의 급여를 받았고, 또 최근 3개월 동안에는 그보다 많은 505만원 정도의 급여를 받았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지난해 7월 아파트 구입을 위해 1000만원을 가불해 준 사실도 있다"고 덧붙였다.

대한민국 사회에서 나이 서른 두 살에 비록 삼성 협력사 직원이지만 월 평균 410만원 이상 받았다.

그런 그가 "배고파사 못살겠다"며 자살을 선택했다면 그 또래 사람들은 어떻게 받아들일까.

한 노동부 자료에 따르면 나이 서른두살~서른 네살 평균 연봉이 3200만원이다.

이는 월평균 260만원에 불과하다.

자살한 최씨의 월급은 대한민국 또래 평균 연봉을 훨씬 상회한다.

결코 적은 월급이 아니다라는 것이다.

대한민국의 삼십대들은 이런 박봉에도 열심히 일을 하고 있다.

솔직히 대한민국 직장인중 월급받아서 풍요롭게 사는 사람 있으면 손들라.

직장인 중 자신의 월급이 많다고 하는 사람 있으면 또 손들라.

더욱이 대한민국 삼십대들은 직장에서 질책을 받고 성장하는 세대들이다.

사장이 심한 질책을 했다고 해서 자살을 선택했다면 아마도 삼십대중 자살안 할 사람이 없을 것이다.

 

최씨는 또 자살하면서 전태일 열사를 들먹였다.

그러나 그는 전태일과 다르다.

전태일은 홀로였다.

그는 결혼해서 가정을 이루고 있다.

그는 한 집안의 가장으로서 책임져야 할 가족 있는 것이다.

아무리 노동 환경이 힘들어서도 가정을 가진 사람이, 나이 서른두살 사람이 힘들다고 자살을 선택하는 것이 옳지 않다.

그가 삼성전자 협력체 사장으로부터 어떤 질책을 받고 그랬는지, 노동 환경 조건이 얼마나 열악했는지 모르겠지만 이제 나이 서른 두 살 인 사람이 힘들다고 자살을 선택하는 것은 아무리 생각해도 잘못됐다.

솔직히 그가 인생을 살았으면 얼마나 살았는가.

평균 수명이 늘어서 나이 여든에 죽는다고 치자.

그는 이제 인생의 1/3밖에 살지 않았다.

이 세상에 얼마나 힘든 사람이 많은가.

정말 배가 고파서, 정말 먹고 싶어서, 돈이 없어 먹지 못하는 노동자가 상당수다.

힘들다는 기준이 무엇인가.

도대체 아무리 생각해도 모르겠다.

그가 그렇게 힘들었다면 그 회사를 박차고 나와서 자신의 다른 길을 가면 된다.

나이 서른둘이면 어디서든 도전할 수 있다.

난 그가 힘들다고 한 것부터 이해가 안되고, 이해를 해주고 싶지 않다.

세상에 힘 안드는 일, 노동의 댓가 없이 이익을 챙기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언제나 노동자 죽음을 투쟁의 구도로 삼았던 노동단체가

최씨의 자살을 놓고 또 투쟁화 할 분위기다.

이번에 최씨가 자살하자 야당과 노동단체들이 "삼성 딱 걸렸다"는 분위기로 몰아부칠 기세다.

벌써부터 전국금속노조가 최씨 자살 사건과 관련해 '사망노동자 대책 위원회'를 구성하고 활동에 들어갔다.

금속노조 충남지부와 삼성전자서비스지회 천안분회 조합원이 중심이 된 대책위는 성명을 통해 "최씨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 SNS에 유언으로 남긴 메시지처럼 비정규직의 서러운 처지를 고발했다"며 "그 정신을 계승하는 사업과 투쟁을 전개하겠다"고 밝혔다.

대책위는 삼성전자서비스 천안센터 앞 촛불집회를 시작으로 향후 삼성을 대상으로 투쟁을 계속한다는 방침이다.

야당도 삼성을 규탄하고 있다.

민주당 우원식 의원은 "자책에 잠을 이룰 수가 없었다"고 토로했다.

우 의원이 뭘 자책해서 잠 못 이뤘는지 그럼 날밤 세우길 바란다.

시민단체도 가세하고 있다.

진보성향 언론도 최씨의 자살이 마치 삼성의 노조탄압과 열악한 노동환경으로 몰아붙이고 있다.

삼성을 절대로 편드는 것이 아니다.

앞으로 남아 있는 가족들의 삶을 생각하면 가슴이 먹먹해진다.

그래서 화가 나서 그런다.

최씨의 자조적 비관자살을 열사화 시켜서 이슈화 만드는 것도 이제 그만하자. 

서른 두 살이 힘들다고 죽긴 왜 죽어.

최씨의 명복을 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