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징계의 강' 건넜다…秋 사의에도 "오늘 소송" 응전 태세
尹 '징계의 강' 건넜다…秋 사의에도 "오늘 소송" 응전 태세
  • JBC뉴스
  • 승인 2020.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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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17일 서울 중구 세종대로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2021년 경제정책방향 보고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0.12.17/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서울=뉴스1) 김현 기자,최은지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6일 윤석열 검찰총장의 2개월 정직 징계안을 재가하면서 '불신임'을 공식화하자, 여권은 일제히 윤 총장의 거취 결단을 요구하면서 압박에 나섰다.

그러나 윤 총장은 곧바로 집행정지 신청 등 불복 행보에 나서면서 '추미애 법무부장관과 윤 총장간 갈등'이 '문-윤 대결'로 전환하고 있는 형국이다.

◇윤석열, 법적 대응 돌입…"금일중 행정법원에 소장 접수"

문 대통령이 '정직 2개월'의 징계를 재가하자 불복 입장을 밝혔던 윤 총장은 하루 만인 17일 본격적인 법적 대응에 나섰다.

윤 총장 측 이완규 변호사는 이날 기자들에게 보낸 입장문에서 "금일 중으로 행정법원에 전자소송으로 소장을 접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변호사는 소송 접수를 위한 서면작업을 마치고 일과시간 이후, 전자소송으로 집행정지 신청과 처분 취소소송을 함께 낼 예정이다.

윤 총장은 지난 16일 변호인을 통해 징계위의 의결이 "불법 부당한 조치"라며 "헌법과 법률에 정해진 절차에 따라 잘못을 바로잡을 것"이란 입장을 밝힌 데 이어 같은 날 오후 문 대통령의 징계 재가 및 추 장관의 사의표명 소식이 알려지자, "추 장관 사의 표명과 관계없이 소송 절차는 진행된다"는 소송전 의사를 고수했다.

윤 총장은 일단 본안 소송을 다투기 앞서 집행정지 신청에서 유리한 결정을 받아내는 데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윤 총장은 앞서 추 장관의 징계청구 및 직무배제 처분 바로 다음날(11월25일) 서울행정법원에 직무배제 효력을 정지해달라는 집행정지를 신청하면서 신속 대응했고, 법원이 인용 결정을 내리면서 윤 총장은 직무배제 일주일 만에 총장직에 복귀했다.

검찰 내부는 문 대통령의 징계 재가에 강력 반발하면서 윤 총장에게 힘을 실었다. 이복현 대전지검 부장검사(48·사법연수원 32기)는 이날 검찰 내부망에 "본건 징계처분은 청구절차 및 징계위 운영 등 여러 면에서 적법절차 위반 소지가 있다는 견해가 지배적"이라며 "징계처분의 근거가 공론화될 필요가 있다. 심재철·김관정·이정현 검사장이 작성한 진술서를 검찰 구성원들에게 공개해달라"고 주장했다.

앞서 서울중앙지검 사법연수원 35기 부부장검사들은 전날 검찰 내부망(이프로스)에 "법무부 스스로 약속한 충분한 절차적 권리와 방어권이 보장되지 않았고, 결국 대통령이 강조한 '절차적 공정'은 형해화(形骸化·내용 없이 뼈대만 있게 된다)됐다"라며 "이러한 징계는 검찰총장 임기제를 통해 달성하려고 하는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과 독립성, 법치주의를 심각하게 훼손하는 것으로 바로잡혀야 한다"고 지적했다.

 

 

 

 

 

윤석열 검찰총장. 2020.12.16/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靑, '尹 불복'에 별다른 입장 표명 없이 예의주시…추미애는 연가

청와대와 추 장관은 이날 별다른 입장을 내지 않은 채 여론을 예의주시했다. 이미 문 대통령이 전날 징계 재가 등을 통해 입장을 밝힌 만큼 윤 총장의 대응을 당분간 지켜보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또한 문 대통령은 절차에 정해진 대로 재가를 했을 뿐인 만큼 이번 사태가 ‘문-윤 갈등’으로 비화되는 것을 차단하려는 의도도 엿보인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이날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윤 총장이 법적 대응에 들어가는 것과 관련해 "아직 행정소송을 내지 않았다. 소송을 내더라도 따로 입장을 낼 필요는 없다고 본다"라며 "(소송이 진행돼도) 피고는 대통령님이 아닌 법무부 장관이기 때문에 그에 대해 청와대가 입장을 낼 필요가 없다"고 설명했다.

국가공무원법 제16조2항은 징계처분에 대한 행정소송을 제기할 때 대통령의 처분 또는 부작위의 경우 소속 장관을 피고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청와대는 또 추 장관의 사의표명에 대해선 "대통령께서 심사숙고한다고 하셨으니 조금 지켜봐 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일사천리로 윤 총장에 대한 징계 절차를 마무리하고 사의표명까지 했던 추 장관은 이날 연가를 내고 휴식을 취했다. 아직 휴가가 언제까지인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지만, 공수처 출범 등 검찰개혁을 거침없이 끌고 왔던 만큼 휴식을 취하며 다음 행보에 대한 구상을 할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전날 추 장관으로부터 보고를 받은 뒤 "추 장관의 추진력과 결단이 아니었다면 공수처와 수사권 개혁을 비롯한 권력기관 개혁은 불가능했을 것이다. 시대가 부여한 임무를 충실히 완수해준 것에 대해 특별히 감사하다"고 밝힌 바 있다.

문 대통령은 또 "추 장관 본인의 사의 표명과 거취 결단에 대해서도 높이 평가하며 앞으로 숙고하여 수용 여부를 판단하겠다. 마지막까지 맡은 소임을 다해주기 바란다"고 했다.

 

 

 

 

 

 

 

추미애(가운데) 법무부 장관. 2020.12.16/뉴스1 © News1 사진공동취재단

 

 


◇與, '윤석열 거취 결단' 압박 여론전…野, '정권 책임론' 정조준

윤 총장이 사실상 자진사퇴를 거부하고 소송전에 돌입하자, 여권은 윤 총장의 거취 결단을 압박하는 등 여론전에 나섰다.

강기정 전 청와대 정무수석은 이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지금까지는 법무부, 추미애 장관과의 싸움이었다면, 재가가 난 이제부터는 총장을 임명한 임명권자인 대통령과 싸워야 하는 것"이라며 "정말 윤 총장이 대통령과 싸움을 계속할 것인지는 윤 총장이 선택해야 할 문제"라고 밝혔다.

5선 중진의 안민석 의원은 B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윤 총장이 스스로 거취를 정하지 않고 대통령과 한판 하겠다는 메시지를 보낸 것 같다"라며 "(법적 대응은) 국민과 대통령에 대한 전쟁을 선언하는 것이다. 참 어리석은 판단"이라고 비판했다.

국민의힘은 윤 총장에 힘을 싣기보다는 징계를 재가한 문 대통령을 정조준하며 정권 책임론으로 몰고 가는 모양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윤 총장이 지난 2013년 국가정보원 대선개입 의혹 사건 특별수사팀장일 당시 수사 과정에서 불거진 '외압·항명 논란'과 관련, 정직 1개월 처분을 받은 것을 언급하면서 "당시 정직 1개월 징계를 받을 때 (현재 여권은) 인면수심 정권이라고 했는데, 이 정권은 뭐라고 해야 하나 답을 해 달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