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安과 단일화 없어도 승리 확신"…진심인가 연막인가
김종인 "安과 단일화 없어도 승리 확신"…진심인가 연막인가
  • JBC뉴스
  • 승인 2021.0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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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인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이 5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 앞 중대재해법 제정 촉구 단식농성장에서 병원 치료를 마치고 농성장에 복귀한 강은미 정의당 원내대표를 격려하고 있다. 2021.1.5/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서울=뉴스1) 김일창 기자 =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4·7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석달여 앞두고 당 안팎과의 주도권 싸움에 배수진을 치고 총력 대응에 나서고 있다는 분석이다.

김 위원장은 12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국민의힘이 4·7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승리할 것이라고 '객관적으로 확신한다'고 했다.

안 대표와의 보수 야권 단일화에 대해서는 "(안 대표가) 출마를 선언할 때 본인으로 단일화해달라는 요구를 하지 않았느냐"며 "정치 상식으로 봐서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잘라 말했다.

김 위원장의 안 대표에 대한 혹평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비대위원장으로 취임 후 안 대표 관련 질문에 단 한 번도 긍정적인 답변을 한 적 없는 그다.

그러나 안 대표가 지난해 12월 중순 서울시장 출마 선언을 할 때만 해도 '여러 후보 중 한 명일 뿐'이라고 평가한 것과 지금 김 위원장의 반응은 '180도' 다르다.

기점은 지난 7일 오세훈 전 서울시장의 '조건부 출마' 선언과 정진석 당 공관위원장이 당 대 당 통합을 제시하면서다. 두 사람은 이번 보선을 넘어 내년 대선을 염두에 두고 국민의당과 통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경우 자연스럽게 후보 단일화 문제는 해결된다.

구체적 언급을 자제하던 김 위원장은 전날 비대위 회의가 끝나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통합론'에 대해 "정당 통합은 있을 수도 없는 이야기"라며 "전혀 상상하지 못하는 상황이라 더는 거론할 필요가 없다"고 일축했다. 당 일각에서는 비대위 회의 전 열린 티타임에서 김 위원장이 강한 어조로 오 전 시장과 정 공관위원장을 비판했다고 한다. 국민의힘 경선이 시작하기도 전에 왜 자꾸 안 대표를 끌어들이냐는 것이다.

김 위원장은 이날 보수야권 후보단일화에 대해 '꼭 필요한 것은 아니다'라는 입장을 보이면서 "내가 국민의힘 대표로 있으면서 선거에 대해서 아무것도 안 하고 있을 것 같나. 세부적으로 다 분석을 하고 있다"며 "(안 대표의 서울시장 지지도 1위는) 별로 의미가 없다"고 단언했다.

이어 "단일화를 하려고 노력하겠지만, 못하겠다고 하면 할 수 없는 것"이라며 "그래도 (승리를) 확신한다"고 여유 있는 모습을 보였다.

지금까지 드러난 김 위원장의 생각을 종합하면 안 대표와 굳이 함께하지 않아도 서울시장 탈환에 큰 문제가 없다는 것으로 요약된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1.1.11/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그러나 김 위원장의 이런 생각에 주변 인사들은 100% 진심이 아니라고 입을 모은다.

이들은 김 위원장도 후보 단일화를 충분히 고려하고 있고, 그 효과를 극대화하는 동시에 안 대표를 압박하는 수단으로 발언 강도를 높이는 것으로 분석한다.

한 국민의힘 인사는 통화에서 "김 위원장이나 안 대표나 자기만 보고 정치하는 사람들이 아니지 않느냐"며 "김 위원장이 후보 단일화를 정말로 염두에 두지 않고 이런 말을 하는 것은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이 인사는 "김 위원장은 국민의힘 대표로서 경선 시작도 전에 제1야당이 흔들리는 모습을 볼 수 없어 강한 어조로 말하고 있는 것"이라며 "자신이 비대위원장으로 취임하고 지금까지 했던 일련의 쇄신책들이 있고, 여기에 경선만 잘 치러내면 후보 단일화에서도, 본선에서도 (국민의힘의) 승리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인사는 "후보 단일화의 가장 좋은 예가 노무현 후보와 정몽준 후보의 단일화 아니냐"며 "김 위원장이 3월 중순 후보 등록일까지 시한을 정했지만 그것도 진심은 아니라고 본다. 그 이후에도 얼마든지 할 수 있는데 선거 직전에 하는 것도 고려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당내 김 위원장을 흔드는 움직임에 단호히 대응하는 효과도 고려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김 위원장은 이날 인터뷰에서 최근 마크 루비오 미국 공화당 상원의원의 '공공선(公共善) 자본주의와 좋은 일자리' 보고서를 당 의원들에게 나눠준 것을 언급하며 "의원들 중에서 '당을 좌클릭하려고 그런 걸 돌렸냐'는 얘기를 한다더라"라며 "이렇게 한심한 사람들하고 내가 뭘 하겠나 생각하는 것"이라고 불만을 나타냈다.

김 위원장의 측근은 "당 중진들을 중심으로 김 위원장에 대한 반발이 중간중간 있었고, 또 오세훈 전 시장이나 정진석 공관위원장이 김 위원장과 의견 조율 없이 의견을 개진하지 않았냐"며 "이런 상황에서 강한 어조로 분위기를 환기할 필요가 있던 것이 고려됐을 거라고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