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학의 '불법 출국금지 의혹' 파장…이성윤·이종근 개입도 주목
김학의 '불법 출국금지 의혹' 파장…이성윤·이종근 개입도 주목
  • JBC뉴스
  • 승인 2021.01.1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이 28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법에서 열린 항소심 선고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김 전 차관은 억대 뇌물과 성접대를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으나 1심에서 무죄를 선고 받았다. 2020.10.28/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서울=뉴스1) 윤수희 기자 = 2019년 3월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을 긴급 출국금지할 당시 법무부와 검찰이 적법절차를 위반했다는 의혹이 일파만파로 커지고 있다. 국민의힘은 검찰에 해당 의혹을 수사해달라고 의뢰한 데 이어 특별검사 도입을 주장하고 있다. 국민권익위원회에도 관련 공익 신고가 접수된 것으로 전해졌다.

12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검은 지난달 8일 법무부가 김 전 차관의 실시간 출입국기록 등 개인정보를 177차례 불법 열람했다는 의혹을 수사해달라며 국민의힘이 낸 고발 사건을 수원지검 안양지청에 배당했다.

이는 긴급 출국금지조치가 내려지기 직전인 2019년 3월22일 오후 10시28분부터 23일 오전 0시2분 사이에 법무부가 김 전 차관의 출입국기록을 100여차례 집중 열람했다는 내용이다.

더불어 대검찰청 산하 과거사진상조사단에서 2013년 김 전 차관을 긴급 출국금지조치할 때 제출했던 긴급출국금지 요청서와 승인서에 검찰총장 혹은 서울동부지검장의 명의와 직인이 없었다는 의혹도 수사 대상에 올랐다. 해당 내용은 권익위에도 공익신고서가 접수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전 차관은 2019년 3월22일 밤 태국으로 출국하기 위해 인천국제공항에서 출국심사까지 마치고 항공기 탑승을 대기하고 있었다. 이를 인지한 검찰이 김 전 차관을 피내사자로 전환하고 법무부가 긴급출국금지 조치를 취하면서 김 전 차관의 태국 행(行)은 결국 무산됐다.

현행법상 수사기관은 긴급한 필요가 있을 때 출국심사를 하는 출입국관리 공무원에게 긴급 출국금지를 요청할 수 있다. 이후 긴급출국금지를 요청한 때로부터 6시간 이내에 법무부장관에 긴급출국금지 승인을 요청해야한다.

이때 긴급출국금지 대상은 범죄 피의자로서 사형·무기 또는 3년 이상의 징역·금고에 해당하는 죄를 범했다고 의심할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고, 증거를 인멸하거나 도망할 우려가 있어야 한다.

그런데 당시 과거사 진상조사단에 파견돼 조사 실무를 맡은 이모 검사가 '긴급 출국금지 요청서'를 제출했는데, 요청서엔 소속 지검장의 관인이 없었고 김 전 차관이 2013년 무혐의 처분을 받은 '성폭행 의혹' 고발 사건의 사건번호가 기재됐다고 한다.

아울러 이 전 차관을 출국금지 조치한 이후 법무부에 제출된 긴급출국금지 승인요청서에 '2013년 사건번호'가 아닌 서울동부지검 내사번호가 적혀있었으며, 당시 해당 내사사건은 존재하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의혹을 종합하면 이 검사는 김 전 차관이 입건되지 않은 상황에서 무혐의 처분을 받았던 사건번호로 검찰총장의 관인 없이 긴급출국금지 요청을 했고, 출국금지가 된 후 법무부에 승인요청을 받을 땐 동부지검장의 관인 없이 동부지검 내사사건 번호를 붙여 처리했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당시 대검 반부패부장이었던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이 동부지검에 전화해 동부지검에서 추인한 것으로 해달라고 회유한 의혹과 박상기 법무부 장관의 정책보좌관이었던 이종근 대검 형사부장이 출입국본부를 방문해 개입한 정황도 제기됐다. 박상기 장관이 출국금지 승인 요청을 받아들인 배경에 대해서도 의문이 제기된 상태다.

김 전 차관 불법 출금 및 불법 사찰 의혹 사건 수사는 이종근 대검 형사부장의 지휘를 받고 있다. 이 부장은 <뉴스1>과의 통화에서 "드릴 말씀이 없다"고 말했다.

김 전 차관에 대한 긴급 출국금지 과정이 위법했다는 논란은 출국금지 조치 직후 꾸준히 불거졌다.

법조계에서는 피의자를 대상으로 하는 긴급출국금지를 현장에서 피내사자 신분이 된 김 전 차관에 적용한 것은 절차상 부적절하다는 의견이 나왔었다. 이에 대해 법무부 측은 피의자 입건은 행정적 절차일 뿐 혐의의 상당성과 긴급을 요하는 상황인지가 판단 기준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동부지검 소속이 아닌 파견검사 신분으로 수사권이 없었던 이 검사가 어떻게 진상조사단에서 사용하지 않았던 동부지검 내사사건 번호를 만들어 붙일 수 있었는지도 도마에 올랐다.

검찰 측은 이번 조사단은 겸임 발령의 형태로 파견이 된 것이기에 원칙적으로는 원청 소속 검사로서의 수사권 행사도 가능하다고 해명했는데, 당시 이 검사가 동부지검 소속이 아니었기 때문에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한편 김 전 차관은 별장 성접대 의혹과 수억원대 뇌물수수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1심에서는 무죄를 선고받았지만 2심은 이를 뒤집고 징역 2년6개월의 실형을 선고했다. 양측의 상고로 사건은 현재 대법원의 판단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