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의 시간…안철수-오세훈 단일화에서 대선까지 '요동'
윤석열의 시간…안철수-오세훈 단일화에서 대선까지 '요동'
  • JBC뉴스
  • 승인 2021.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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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검찰총장이 4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현관에서 총장직 사퇴 의사를 발표하고 있다. 윤 총장은 최근 '중대범죄수사청' 설치 문제를 두고 여권과 날카롭게 대립해 왔다. 2021.3.4/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서울=뉴스1) 김일창 기자,박혜연 기자 = 윤석열 검찰총장이 사퇴하면서 정치권은 4·7 재보궐 선거뿐만 아니라 내년 3·9 대선의 향방을 가늠하느라 벌써 분주한 모습이다. '자유민주주와 국민을 보호하겠다'며 직을 던진 윤 총장의 향후 일거수일투족에 여론의 관심이 집중될 전망이다.

윤 총장이 사퇴한 4일 정치권은 크게 요동쳤다.

민주당은 "국회가 논의 중인 사안을 이유로 검찰총장직까지 던진 것은 대단히 무책임한 행동"이라고 비판했지만, 국민의힘은 "헌법정신과 법치시스템이 파괴되는 것을 지켜볼 수밖에 없던 검찰총장의 회한이 짐작된다"며 윤 총장을 두둔했다.

여야 의원들의 평가도 엇갈렸다. 김종민 민주당 최고위원은 "지금 윤 총장의 사퇴 자체가 재보궐선거에 영향을 미친다고 보진 않는다"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지만,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윤 총장과 힘을 합쳐 대한민국 헌법과 법치주의를 지키기 위한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단순히 정부 고위공직자 한 명의 사퇴가 아닌 '윤석열'이라는 사람이 정치권에 끼치는 파급력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셈이다. 이는 곧 '윤석열 정국'이 시작됐음을 알리는 신호탄이란 해석이다.

정치 전문가들은 당장 재보궐선거 이슈를 윤 총장이 집어삼킬 것이라고 봤다. 여권에서 밀어붙이는 4차 재난지원금과 가덕도신공항도 윤 총장 이슈에 묻힐 것이란 분석이다.

재보궐을 한달여 앞둔 시점에서 윤 총장이 추후 메시지를 언제, 어떤 내용으로 내느냐에 따라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당장 이날 국민의힘 서울·부산시장 후보 선출 소식도 윤 총장의 사퇴에 빛을 보지 못한 실정이다.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로 선출된 오세훈 후보(가운데)가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서울·부산시장 후보 경선 결과 발표회에서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오른쪽), 주호영 원내대표의 축하를 받고 있다. 2021.3.4/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서울시장 보궐선거 야권후보 단일화는 내년 대선판을 미리 볼 수 있는 주요 변곡점이다. 안철수 국민의당 예비후보가 최종 후보로 선출돼 서울시장이 된다면 당분간 자연인으로 있을 윤 총장에게 유리한 여건이 마련될 수 있다.

안 예비후보가 서울시장으로서 중도층과 합리적 진보·보수 세력을 아울러 확실한 제3지대를 구축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미 금태섭 전 의원과 국민의힘 일부 인사를 중심으로 보선 후 정계개편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

이 경우 국민의힘의 당세는 급격하게 위축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뚜렷한 대권 주자가 없는 상황에서 윤 총장이 제3지대에서 세력을 키운다면 또다시 단일화나 연대 등을 제안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100석이 넘는 의석수를 가진 제1야당의 체면이 구겨지는 것을 넘어 당의 존립마저 위협받는 상황에 직면하게 되는 셈이다.

반면 안 예비후보가 최종 후보가 되고 국민의힘에 입당하거나 합당해 기호 2번으로 출마할 경우, 윤 총장의 독자세력화는 어려워지면서 자연스럽게 국민의힘과 함께 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정치권은 이보다 전자의 경우에 무게를 두고 있다.

윤 총장이 야권에 합류하는 방식 못지 않게 앞으로 1년간 어떤 이슈로 정국을 주도할 것인지도 관심이다. 윤 총장의 정치 철학과 현안에 대한 입장은 현재까지 거의 알려진 것이 없다. 사회 경험으로는 검사직이 전부인 윤 총장은 검찰 개혁을 둘러싸고 여권과 대립하면서 헌법질서와 법치주의, 3권분립 등 원론적인 사법정의에 대해 자신의 생각을 피력해 왔다.

그러나 경제문제나 교육·복지·여성 등 민생문제, 남북관계와 외교문제 등에 대해 그가 어떤 식견과 입장을 갖고 있는지 알수 없다.

과거 고건 전 국무총리와 반기문 전 UN사무총장 사례에서 보듯이 정치권에 발을 디디는 순간 급격하게 힘이 빠질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하지만 정치권 일각에서는 윤 총장이 고 전 총리·반 전 총장의 전철을 밟을 가능성은 낮다는 주장도 나온다. 윤 총장은 정권과 각을 세우며 유력주자로 부각하고 있으나 야권에 경쟁할 만한 주자가 없는 상태다. 보수진영의 재편 결과에 따라 윤 총장 개인이 아니라 그가 둥지를 틀 정치 플랫폼이 구성되는 시나리오도 예상해 볼수 있다.

주목해야 할 또 다른 점은 문 대통령의 남은 1년 임기 동안 정국은 진보와 보수의 극한 대결로 치달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양측이 세결집에 나서면서 윤석열의 존재 가치는 더 올라갈 것으로 예상된다.

한 야권 관계자는 통화에서 "이재명·이낙연보다 문재인 대 윤석열 구도가 만들어졌고 이는 곧 진보와 보수 양 세력이 더 결집하는 대립의 정치로 가는 길을 열어놓은 것"이라며 "타협의 정치를 찾기란 더 요원해 보인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18일 오전 청와대 춘추관에서 신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1.1.18/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