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2세 논객 정재호의 시국진단] 김여정 한마디에 들썩이는 나라
[92세 논객 정재호의 시국진단] 김여정 한마디에 들썩이는 나라
  • 정재호
  • 승인 2021.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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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슬은 안보불감증, 여권 대선주자들은 ‘안보정략화‘
박정희의 ‘유비무환’(有備無患) 혼불 오늘에 되살려야
정재호 민족중흥회 회장
정재호 민족중흥회 회장

나라의 체통이 말이 아니다. 어쩌다 이 지경으로 굴러떨어졌는가.

북한 노동당 김여정 부부장의 한둘 말마디에 조야(朝野)가 채신머리사납게 들썩이고 있으니 말이다.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별꼴을 맞닥뜨리는데 길들여진 오늘이 아닌가.

김여정은 그들이 조국해방기념의 달로 정한 팔월의 초하룻날에 맞춰 담화를 내고 이달 하순으로 예정된 한·미연합훈련을 적대적 전쟁연습이라고 못 박았다. “희망이냐, 절망이냐 선택은 우리가 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중단 여부를 택일하라고 으름장을 놓았다.

남북통신 연락선 복원 직후 한껏 고무된 청와대가지난 4월부터 남북정상 간에 친서교환이 몇차례 있었다고 밝히고 나선 데 이어 통일부가 대북 인도적 지원책을 서둘러 만지작거리자 때를 놓칠세라 한미훈련 중단카드를 내민 것이다.

문재인 정권 실세 중 자신의 이념 색깔을 과시하는데 주저하지 않는 통일부장관 이인영은 한미훈련 중단을 긴장완화를 위한 최선책이라고 주장한다. 그는 주체사상을 추구하는 전대협(全大協) 초대의장 출신이다.

이낙연 대선후보 선거대책위원장인 설훈도 한 목소리다. 송영길 민주당 대표는 오래 전부터 예정된 한미훈련은 예정대로 진행돼야 한다는 주장을 굳히고 있다. 당내 갈등의 불씨가 될지는 좀 더 두고 볼 일이다.

이런 와중에 국정원장 박지원이 빠질 순 없는 노릇. 3일 국회정보위원회에 출석한 그는 북한은 한·미연합훈련이 중단될 시에는 상응하는 남북관계 조치를 취할 의향이 있다고 증언했다. 중단 쪽으로 기운 맞장구 추임새다.

이날 회의에 참석한 야당 측은 국정원이 사실상 김여정의 하명 기관으로 전락했다고 격렬히 항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여정 담화 속 말 뼈는 하라’ ‘말라따위 호전적인 거친 말투로 채워져 있다. 노림수는 하나같이 남남갈등과 이간질로 쏠려있음을 읽을 수 있다.

문재인 정권은 분명히 명년 대선에 그럴싸한 북풍(北風) 유입을 셈하고 있을 것이다.

김여정(왼쪽)과 문재인이 2018년 2월 평창동계올림픽 남북아이스하키 단일팀을 응원하기 위해 경기장으로 들어서고 있다. 출처=네이버
김여정(왼쪽)과 문재인이 2018년 2월 평창동계올림픽 남북아이스하키 단일팀을 응원하기 위해 경기장으로 들어서고 있다. 출처=네이버

김정은 세습왕조(王朝)체제는 남쪽 촛불정권의 연장을 위해 도움을 제공할 묘책을 궁리하고 있음이 틀림없을 터.

게는 가재 편이란 속언이 있다. 초록동색이 의기투합한 권모술수가 어떻게 꿈틀거릴 것인지 눈에 쌍심지를 켜고 뚫어지게 살펴야 한다. 에누리 없는 우리의 몫이 돼야 한다.

한국사회는 녹슬은 안보불감증에 여전이 갇혀 있다. 여권 대선주자들은 안보정략화‘(安保政略化)에 매달린 채 나랏돈을 쌈짓돈 뿌리듯 포퓰리즘에 푹 빠져있지 않는가.

여야 통틀어 20명 안팎 대선주자들이 제대로 된 안보공약을 제시한 사람은 눈을 씻고 봐도 없다.

한반도 위기의 본질인 북핵(北核)을 뒤안길에 숨겨둔 채 대중인기 영합책략 굴리는데 혈안이 돼 있다.

국가 수호의 간성인 군부(軍部)는 어떤가? 육사(陸士) 출신 결사대라는 시민단체가 화끈한 성명을 냈다. “국방장관은 직을 걸고 안보상황을 직시, 청와대 눈치 살피지 말라고 경고하고 나섰다.

군수뇌부를 향해 고급관료화됐다는 냉소적인 삿대질이 만만찮다.

오합지졸의 대명사인 당나라 군대라는 비아냥이 국군을 향하고 있다. 분하고도 서글픈 현장이 아닌가.

전투본색(戰鬪本色)을 벗어던진 군대의 존재 가치. 어디에서 찾을 것인가!

결코 배척할 수 없는 뼈에 사무치는 화두가 아니겠는가.

국군통수권자인 문재인 대통령의 통솔력을 겨냥한 도발적인 질문이다.

우리 함께 갑시다”(Let's go together)를 재확인 한 지난 5월의 워싱턴 한·미정상회담의 성과를 무색케 하는 가짜 평화 쇼에 집착하는 문 정권의 위험한 행보가 넘지 말아야 할 고비를 헤매고 있는 현실이다.

전쟁불사의 결기만이 평화를 담보한다고 외쳤던 부국강병의 아버지 박정희의 유비무환’(有備無患) 그 혼불을 오늘에 되살려야 할 오늘이다.

정재호 민족중흥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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