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박근혜 前 대통령, 박수 속에서 청와대 떠나길 바랐다"
유승민 "박근혜 前 대통령, 박수 속에서 청와대 떠나길 바랐다"
  • JBC뉴스
  • 승인 2021.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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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朴 전 대통령이 성공한 대통령으로 靑 떠나길 바랐던 사람"
지난 4월 당시 "탄핵에 대해 후회하지 않는다"던 입장과 대조적
유승민 전 의원이 27일 대구 시청서 권영진 대구시장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매일신문]

27일, 대구를 방문한 국민의힘 대선 주자 유승민 전 의원이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정국 당시 국정 실패를 강하게 막아내지 못한 게 아쉽다"며 소회를 밝혔다.

이날 국민의힘 대구시당 기자회견에서 유 전 의원은 "(박근혜 대통령) 탄핵 이후 보수 정치는 지난 5년 간 국민 신뢰를 잃고 선거마다 패배했다. 보수 정치가 이런 위기를 맞이한 데 대해 저는 책임을 느끼고 매우 송구스럽고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유 전 의원은 "박근혜 전 대통령과의 관계 때문에 저에게 서운한 감정을 갖고 계신 분들이 많으실 것이다"라며 "누구보다 박근혜 정부가 성공한 정부가 되기를 진심으로 바랐고, 바른 길로 가야 한다고 고언을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모두 제가 부족했던 탓이며, 이제 그 서운함을 뒤로 하고 대구의 아들 저 유승민의 손을 잡아주시길 간곡히 호소드린다"며 자신에 대한 지지를 호소했다.

이어 그는 "원내대표 시절 국회 대표연설, 공무원연금개혁도 모두 박근혜 정부의 성공을 위한 노력이었다"면서 "그러나 최순실(최서원)과 대통령을 둘러싼 세력들은 대통령과 나라를 망쳤고, 지금 생각해도 국정실패를 제가 더 강하게 막아내지 못한 게 아쉬울 뿐"이라고 말했다.

또 그는 탄핵 정국 당시 새누리당을 탈당한 것에 대한 후회는 없냐는 질문에는 "저는 어떻게든 당에 남아 개혁하고 싶었다. 우리가 공천을 하고 우리 손으로 뽑은 대통령이 탄핵을 당했음에도 불구하고 당의 절반 이상 되는 다수 세력이 변화와 혁신을 거부했다"면서 "개혁을 해보려고 했지만 개혁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은 채 대선을 치러야 하는 상황이 되어버렸다"라고 밝혔다.

 

대구시당 기자회견에 임하는 유 전 의원
[사진=공동취재]

이어 박 대통령에 대해서는 "지난 2007년 이명박, 박근혜 경선 때 많은 사람들이 이명박 후보 쪽에 줄을 서도 저는 박 전 대통령을 끝까지 충심으로 도와드렸다"면서 "그 이후에도 정말 잘 되기를 바랐다. 박정희 전 대통령의 따님으로서 본인도 대통령이 되면 대한민국을 잘 살고 강한 나라, 국민이 행복한 나라로 만드려는 생각이 왜 없었겠느냐"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결과적으로 국민으로부터 신뢰를 잃고, 지지도가 한 자리 숫자로 추락하는 상태까지 갔다. 누구보다도 박 전 대통령을 둘러싼 총리와 부총리, 장관들 또 당의 실세들이 정말 잘못했다"면서 "저는 박 전 대통령이 임기 마칠 때 성공한 대통령으로 마쳐서 국민(들의) 박수 속에서 청와대 떠나기를 진심으로 바랐던 사람이다. 그렇게 되지 못한 것이 너무 아쉽고 제가 더 강하게 저지하지 못한 것이 아쉽다"고 밝혔다.

끝으로 그는 "앞으로 어떻게 결론이 날지 모르겠지만, 박 전 대통령이 언젠가는 빨리 건강한 모습으로 나오셨으면 좋겠다는 말씀 드린다"고 말했다.

한편, 유 전 의원은 지난 4월 30일 대구를 방문했을 때는 박근혜 대통령 탄핵과 관련해서 "탄핵 결정에 대해 잘못됐다고 생각하거나 후회하지 않는다"며 "그런 상황이 다시 오더라도 다시 그렇게 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2011년 당시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가 세계육상선수권대회가 열릴 대구스타디움을 방문한 모습
(유 전 의원과 함께 최경환 전 경제부총리, 조원진 우리공화당 대표 등의 모습도 보인다.)

[사진=중앙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