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경선 화약고된 '역선택 방지'…절충안 찾아도 공정성 의심
野 경선 화약고된 '역선택 방지'…절충안 찾아도 공정성 의심
  • JBC뉴스
  • 승인 2021.09.0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정홍원 국민의힘 선거관리위원장이 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경선룰 의견 청취 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1.9.1/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서울=뉴스1) 김민성 기자 = 국민의힘 대선 경선 '룰의 전쟁'의 핵심인 역선택 방지 조항을 둘러싼 후보 간 갈등이 사생결단 구도로 흘러가고 있다.

연일 경선 후보 캠프 사이에 날선 발언이 오가자 당 선거관리위원회는 경선 룰에 대한 절충안을 고심하고 있다.

그러나 선관위의 절충안을 각 캠프가 수용할 지에 대해서도 미지수인 상황이라 '역선택 방지 조항 포함 여부'는 국민의힘 경선 과정의 화약고라는 평가까지 나온다.

국민의힘 핵심 관계자는 2일 뉴스1과 통화에서 "선관위의 절충안이라 하더라도 역선택 방지를 포함하지 않았던 경선준비위원회 안을 수정하는 것"이라며 "각 캠프에서 양해하는 수준이 아니라면 역선택 포함에 대한 유불리가 명확하다보니 갈등이 한번에 없어지기 어렵다"고 말했다.

선관위는 다음주 중에 경선 룰을 확정하기 이해 경선 후보들의 캠프로부터 다양한 의견을 들어 절충안을 검토하고 있다.

쟁점은 '지지 정당' 물어 여권 지지층을 배제하는 역선택 방지 조항 포함 여부다.

다만 캠프 간 갈등이 첨예하자 지지 정당 대신 '정권 교체 찬성' 여부를 묻는 다소 완화된 질문을 포함 시키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단순히 여권 지지층 포함 여부를 타깃으로 삼지 않고 탈진보층으로 범위를 넓힌다면 캠프 간 이견의 절충점을 찾을 수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밖에도 역선택 방지 조항을 포함한 여론조사와 제외한 여론조사를 병행해 합하는 방식과 1차 예비경선(컷오프)에서만 역선택 방지 조항을 포함하는 방안도 고려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이런 절충안 모두 역선택 방지 조항을 포괄적으로 반영하고 있다는 점에서 캠프 간 이견이 좁혀지지 않는 분위기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야권 후보 가운데 선두를 기록하고 있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 측은 역선택이 경선 과정에 있다면 제거해야 한다는 원칙론을 펴고 있다.

반면 윤 전 총장을 추격하고 있는 홍준표 의원과 유승민 전 의원은 역선택을 과학적으로 입증할 근거까지 필요하다고 주장하면서 간극이 여전하다.

역선택 방지 조항 포함 여부를 넘어 역선택 자체에 대한 존재 여부가 증명이 돼야만 이 갈등이 매듭지어질 수 있다는 뜻이다.

이런 탓에 당 선관위가 역선택 방지 조항과 관련해 어떤 결정을 내리더라도 내홍이 잦아들긴 쉽지 않아 보인다.

더욱이 정홍원 선관위원장이 역선택 조항을 여론조사에 포함하는 결정을 내린다면, 정 위원장과 윤 전 총장 간의 '밀약' 의혹도 제기될 수 있다.

홍 의원과 유 전 의원은 언론 인터뷰에서 윤 전 총장 등에 대한 지지 의사를 밝힌 것 등을 들어 줄곧 문제를 삼고 있다.

윤 전 총장은 자신의 휴가 첫날이던 지난달 5일에 정 위원장의 사무실을 방문해 다양한 사회 현안을 놓고 의견을 나눈 바 있다.

반면 경준위의 결정대로 역선택 방지 조항을 반영하지 않다는 결론을 내리게 되면 정 위원장을 임명한 이준석 대표와 윤 전 총장 측의 갈등이 다시 촉발될 수 있다.

야권 한 관계자는 통화에서 "정 위원장이 갈등의 양축(이준석 대표, 윤석열 캠프)와 미약하게나마 모두 연관이 있기 때문에 공정성을 의심 받을 여지가 크다"며 "선관위의 결정 이후에 더 큰 후폭풍이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날이 거듭될 수록 갈등이 깊어지자 이 대표는 경선 룰에 대한 최종 결정권이 선관위에 있다는 점을 밝히며 교통정리에 나섰다.

이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서병수 경준위원장은 경준위 활동 종료 보고를 통해 3차에 걸친 여론조사, 당원 비율을 포함한 경선 계획안을 보고했다"며 "최고위는 해당 안을 추인했다. 그 과정에서 문제가 되는 역선택에 대한 질의응답도 거쳤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와 별개로 선관위는 기추인된 경준위 안을 수정하고 적용한다는 권한을 갖고 있다"며 "선관위원장과 선관위원은 공정중립한 판단을 바탕으로 결론을 신속히 내서 논쟁이 장기간 지속되지 않도록 해달라"고 요구했다.

정 위원장도 각 대선캠프에 보낸 호소문을 공개하며 "처음도 나중도 공정이라는 가치를 최고 목표로 삼고 사심 없이 경선을 이끌어 가겠다"고 밝혔다.

이어 "상식에 맞고 순리에 부합한다면 소의를 버리는 용단도 갖겠다"며 "후보자님들도 경선이 끝난 뒤 모두가 손에 손잡고 제대로 된 나라를 만드는 데 각자의 힘을 결집할 수 있는 유쾌한 경선이 되도록 참여와 협조를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