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대선 경선후보 토론회서 재소환된 '박근혜'
국민의힘 대선 경선후보 토론회서 재소환된 '박근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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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1.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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柳, 尹-洪과 '朴 탄핵·사면' 공방
사실상 '용서받지 못한 자'들의 토론
26일, 제3차 국민의힘 대선 경선후보 토론회에 나선 후보자들
[사진=공동취재]

지난 26일, 서울 상암동 채널A 스튜디오에서 열린 제3차 국민의힘 대선 경선후보 토론회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재소환되었다.

이날 토론에서 유승민 후보는 윤석열, 홍준표 후보와 각각 박 대통령 사면과 탄핵 관련하여 공방을 벌였다.

 

[사진/편집=TV조선/JBC뉴스]

유 후보는 윤 후보의 과거 검찰 시절에 박 대통령을 수사한 내용과 관련해 "(윤 후보가) 검찰에 계실때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총 45년형을 구형했는데 지금도 옳은 일이라고 생각하시느냐"고 묻자 윤 후보는 "잘 모르시는 모양이지만 (검찰의) 재판에서의 구형도 양형 기준표에 따라서"라며 말끝을 흐리면서도 "우리 박근혜 전 대통령의 사면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느냐"라는 질문에는 "개인적으로는 이제 이 정도 고생하셨으면 댁에 돌아가게 해드려야 하지 않느냐"라고 답했다.

 

[사진/편집=TV조선/JBC뉴스]

이어 유 후보는 홍 후보와의 토론에서 "(홍 후보가) 박근혜 대통령이 춘향인 줄 알았더니 알고 보니까 향단이었다. 탄핵당해도 싸다. 이렇게 말씀을 해놓고는 이번에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에 가서는 박근혜 탄핵 잘못됐다. 이렇게 발언을 했다"라고 말하자 홍 후보는 "춘향인 줄 알았는데 향단이었다 그거는 국민들이 그렇게 생각했다는 그 뜻이고"라면서 "(자신은) 탄핵 문제는 5년 전이나 지금이나 일관되게 반대를 했던 사람"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유 후보가 "박 대통령에 대해 허접하고 단순한 여자였다고 말하지 않았느냐"고 재차 묻자 홍 후보는 "허접하고 단순했다는건 최순실(최서원)에 대한 것"이라고 답하면서도 즉각 유 후보가 "거짓말"이라고 반박하자 짐짓 흥분한 듯 홍 후보가 "가만 있어보라. 거짓말이라고 하면 안 된다"며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한편, 유 후보가 이번 경선후보 토론회에서 보여준 모습은 전반적으로 박근혜 대통령을 옹호하는 듯한 입장으로 보이지만, 사실 유 후보는 2017년 박 대통령 탄핵에 찬성했던 장본인으로 해당 사안과 관련해 결코 자유로운 몸이 아닐뿐더러 정통 보수 지지층에서는 이미 '배신자'로 낙인 찍혀 있는 상황이다.

 

지난 4월 30일, 대구시당서 기자간담회에 임하는 유승민 후보
[사진=연합뉴스]

유 후보는 앞서 지난 4월 30일 대구시당 기자간담회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이라는 결정에 대해 후회하거나 잘못됐다고 전혀 생각하지 않는다. 지금 (결정의 순간이) 오더라도 같은 선택을 할 것"이라고 발언하는가 하면, 지난 8월 1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유 후보는 "저에 대해 일부 보수 유권자들께서 자꾸 탄핵을 갖고 뭐라 하시는데 저는 박근혜 정부 시절에 정부의 성공을 위해 정말 진심 어린 충언을 했다"면서 "저보고 자꾸 이상한 '배신자다' 이런 이야기를 하는데 제가 배신자면 최순실(최서원)씨 같은 사람이, 그런 사람이 충신인가. 아니지 않나"라고 발언하면서 박 대통령 탄핵 찬성에 대한 정당성을 부여하기도 했다. 

그러면서도 지난 8월 27일 대구 방문 당시에는 "저는 박 전 대통령이 임기 마칠 때 성공한 대통령으로 마쳐서 국민(들의) 박수 속에서 청와대 떠나기를 진심으로 바랐던 사람이다. 그렇게 되지 못한 것이 너무 아쉽고 제가 더 강하게 저지하지 못한 것이 아쉽다"며 전혀 상반되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중국 쓰촨성 지방의 전통극인 변검, 일명 '가면술'
[사진=웹]

이 정도면 중국의 '변검(가면술)' 저리가라다.

최근 경북 구미 상모동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를 방문하면서 그 민심을 몸소 감지했을 유 후보이기에 이번 토론에서 하나의 전략으로서 박근혜 대통령을 옹호하는 입장을 취한 것으로 해석된다.

사실상 이번 국민의힘 토론에서 박 대통령이 재소환 된 것은 정통 보수 지지층으로부터 '용서받지 못한 자들'이라고 할 수 있는 후보자 자신들을 조금이라도 부각시켜 보기 위해 하나의 토론 소재로서 이를 활용한 것일 뿐, 진심으로 대통령의 안위를 염두에 둔 발언이라고 보기에는 그동안의 행보와 비교했을 때 '언행불일치' 그 자체이기에 여러모로 씁쓸한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