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병우 민정수석 부럽네
우병우 민정수석 부럽네
  • JBC까
  • 승인 2017.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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찜통더위다. 폭염이 불쾌지수를 더해주고 있다. 

최근 나에게 폭염보다 더 불쾌지수를 높여주는 사람이 있다.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이다.

 

그는 내보다 나이가 어리다.  나이와 재산은 무관하지만 그는 줄곧 공직자였고, 나는 기자짓을 해왔다. 소위 같은 월급쟁인데, 그의 재산이 무려 400억 원대(공직자 신고 금액). 내보다 수백 배 더 많다

 

보아하니 그는 '재벌가' 아들도 아니더라. 소위 '깡촌(아주 시골)이라 불리는 경북 봉화 출신이다. 봉화는 산새가 아주 좋은 곳으로 유명하다. 

 

'흑수저' 아니 '논수저'를 타고 태어난 그는 서울대 법대를 갔다. 사법고시를 패스한 그는 검사가 되었다. 그 덕에 '준재벌가' 사위. 그의 출세가도는 민정수석으로까지 이어지지만 여기까지만 밝히자.   

 

부산 출신인 나는 기자 생활 25년째. 아직도 돈에 허덕이면서 살고 있다. 나만 이렇게 사는 게 아닐거다. 아이를 키우느라 바둥거리는 이 땅의 50대 가장들은 다 이렇게 산다.

 

그런데 비교하는 것이 아니지만 솔직히 우 수석을 떠올리면서 배가 좀 아프다. 

 

영화 대사 같지만 나는 ‘돈이 없지 가오가 없는 게 아니다’ 

 

그런데 그는 ‘돈도 있고, 가오’도 있네. 

나 보다 나이 어린 그가. 시골서 태어난 그가. 그렇게 산다는 게 배가 아프다고? 웃기는 소리. 착각마라. 

 

내가 배 아픈 것은 그가 '부'와 '권력'을 거머쥔게 아니다. 어찌 그 딴 자가 이 나라의 민정수석인지다. 그 자리는 권력 중 가장 막강 권력을 휘두른다.

 

민정수석비서관이 하는 일은 국민여론 및 민심동향 파악 , 공직·사회기강 관련 업무 보좌, 법률문제 보좌, 민원 업무를 처리한다.

 

그의 의혹이 불거지면서 그가 어떻게 민정수석이란 자리에 오르게 됐는지 궁금해 하는 사람이 많다. 그러나 나는 그의 발탁에 관심이 없다. 

 

최근 불거진 그의 의혹들을 나열하고 싶지 않겠지만 내가 알고 싶은 것은 두 가지다. 

 

하나는 박근혜 대통령이 그런 자를 자르지 않고 왜 감싸고 있는지. 또 하나는 그의 재테크다. 둘은 연관성이 없지만 있다.

 

박 대통령의 ‘우병우 감싸기’는 이쯤 끝내야 한다. 우 수석은 구속된 진경준 검사장의 부실검증 책임론에 이어 처가의 부동산 매매 의혹 등 언론에서 각종 의혹이 잇달아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박 대통령은 우 수석에 대한 교체 의지가 없다.

박 대통령이 지난 21일 국가안전보장회의(NSC)에서 “소명의 시간까지 의로운 일에는 비난을 피해가지 말고, 고난을 벗삼아 당당히 소신을 지켜가길 바란다”고 발언한 것에 대해 우 수석의 ‘재신임’으로 해석하는 이유도 이와 무관치 않다. 

 

실제 청와대는 우병우 수석의 의혹들에 대해 ‘사실무근’과 ‘허위보도’로 판단하고 있다. 박 대통령의 오판을 지적하고 싶은 것은 그가 처가의 재테크를 잘해서 부자가 될 수도 있다. 

 

문제는 자신의 신분을 이용 처가의 재산을 지키려는 거. 지금 드러나고 있는 것은 그것이 '편법'이요, 직위를 이용한 '권한 남용'이다. 

 

그럼에도 그를 옹호하는 듯한 발언은 박 대통령의 현실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다. 

 

따지고 보면 그런 판단을 하는 청와대나, 그런 발언을 하는 박 대통령이나, 그런 우 수석. 

 

그야말로 ‘도찐개찐’이다.

또 처가의 재산을 지켜주고 불려주는 그의 솜씨를 보니 과히 ‘재테크의 달인’같다. 

 

그런 자는 청와대 민정수석 보다 M&A 전문가 내지 세법 전문가였으면 지금처럼 '수모'를 당하지 않고 재산을 지킬 수가 있었을텐데 이런 생각은 ‘기우’인가.

 

결국 그의 재테크도 그가 검사였기에, 그가 칼날을 주무르고 있었기에 가능했을 것이다. 국민들의 울화통은 권력을 이용해서 부를 지키고 축적한 한탄이다.

 

좋다. 그럴 수 있다고 보자. 그러나 나는 진짜 궁금한게 있다. '촌'에서 자란 그는 돈의 포부가 졌을까. 그는 얼마나 많은 돈을 손에 거머쥐어야 행복했을까. 

 

김낙년 동국대 교수의 우회적 분석인지 모르겠지만 인용해보겠다. 김 교수는 부를 기준으로 대한민국에서 ‘상위 1%’가 되려면 평균 자산은 24억3700만원(2013년 기준)이다. 

 

이것을 기준으로 본다면 대한민국에서 부의 기준은 대략 30억 쯤 지녀야 돈 좀 있다고 폼 잡을 수 있지 않을까. 

 

이를 기준으로 환산하면 그는 약 12배 이상의 부를 축적해 있다. 그는 얼마나 더 많은 돈을 갖고 싶을까. 그는 자신의 돈으로 가난한 자에게 기부를 해왔는지 궁금하다.

 

그런데 '뭔 뀐 놈이 성질낸다'고. 그는 아직도 뻔뻔스럽게 사퇴 의사를 밝히지 않고 있다. 오히려 더 큰소리를 치고 있다. 거짓해명까지 더해지고 있다. 

 

처가와 넥슨의 강남 부동산 특혜 거래 의혹이 제기된 지난 18일에 공식 입장문을 통해 “처가 소유의 부동산 매매에 전혀 관여한 바가 없다”고 해명했다. 

 

그리고 최초 보도한 조선일보를 상대로 법적 대응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나 우 수석이 부동산 거래 당시 현장에 있었다는 증언이 나오자 이틀 뒤인 기자 간담회에서는 “계약 당일 장모님이 와달라고 해서 계약 장소에 갔지만 가서 한 일은 장모님을 위로해 드린 일뿐이었다”며 말을 바꿨다.

그의 해명 거짓말 시리즈는 너무 많아서 다 나열하면 이 글을 읽기가 지루할 거다. 여기까지만 밝히겠다.

 

어쩜 지금 우 수석은 하루 하루 악몽을 꾸고, 쫄면서 잘 것이다. 나는 돈은 없지만 두발 쭉 뻗고 잔다. 내가 못자는 것은 다른 게 없다.  열나게  더워서다.

 

나의 더위를 식혀주는 것은 그가 ‘골인’되는 것이다. 이거야 말로, 찜통더위를 식혀 주는 한 여름의 소나기다. 

 

골인의 종류는 두가지다. 하나는 박근혜 대통령이 그의 목을 치는 거고, 또 하나는 그가 검찰 조사를 받기를 바라는 것. 이것은 2+1 인데 그의 죄가 드러나서 진경준 검사장 그 다음으로 진짜 골인이다.

 

아마도 그는 휴가를 못갈거다. 이 무더위속에 거짓과 해명을 짜맞추느라 휴가를 엄두 못낼거다. 

 

나는 다음주부터 휴가 간다.  휴가가 아주 설렌다. 휴가지서 숯불에 삼겹살 구워 먹으면서 소주 한잔 할거다. 

 

나는 돈이 없지 가오는 있다. 내가 우 수석 보다 더 행복한 까닭이다.

또 한가지. 나원참, 그런 그가 노무현 전 대통령을 수사했다고 한다. 그리고 노 전 대통령은 자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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