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머드냐, 아사리판이냐"…출범 목전서 기로 놓인 '尹 선대위'
"매머드냐, 아사리판이냐"…출범 목전서 기로 놓인 '尹 선대위'
  • JBC뉴스
  • 승인 2021.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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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승용차에 올라타고 있다. 2021.11.19/뉴스1 © News1 국회사진취재단


(서울=뉴스1) 최동현 기자 = 국민의힘 선거대책위원회가 출범을 앞두고 돌연 '안갯속' 국면에 빠졌다. 윤석열 대선후보가 김종인·김병준·김한길 '3김(金)체제' 구상을 밝히자마자, 총괄선대위원장에 내정됐던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의 '불참설'이 제기되면서 정국이 급전직하했다.

정치권은 윤석열 후보와 김종인 전 위원장이 선대위 인선을 놓고 보이지 않는 '힘 겨루기'를 벌이다 파열음이 노출됐다고 본다. 홍준표·유승민 전 경선후보들의 합류가 불투명한 상황에 선대위 인선까지 난맥상이 드러나면서, 야권 통합에 '적신호'가 켜졌다.

23일 야권에 따르면 윤석열 후보는 전날(22일) 국민의힘 최고위원회의에 이준석·김병준 상임선대위원장 임명안을 안건으로 올렸다. 다만 기정사실로 굳어졌던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 안건은 미뤄졌다. 이달 넷째주 중순으로 예고됐던 선대위 출범 시점은 다음 달 6일로 변경됐다.

윤 후보는 21일 김한길 전 민주당 대표와 만난 자리에서 "우리 선대위의 총괄선대위원장은 김종인, 상임선대위원장은 김병준 전 비대위원장과 이준석 당대표가 맡기로 했다"고 공식화했지만, 이튿날에는 "(김종인 전 위원장이) 하루 이틀 더 시간을 달라고 해서 최종 결심하면 그때 (임명안) 안건을 올리도록 하겠다"고 기류가 달라졌다.

미묘한 위기감은 '김종인 불참설'이 터지면서 정점에 달했다. 김 전 위원장이 이준석 대표와의 만남에서 이른바 '3김 체제' 인선안에 강한 불쾌감을 드러낸 것이 화근이 됐다. 김 전 위원장이 비토했던 '최측근'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이 21일 윤 후보를 수행하는 모습이 포착된 점도 그의 심기를 건드렸다는 관측도 나온다.

국민의힘 핵심관계자에 따르면 김 전 위원장은 최근 윤석열 후보가 김병준 전 비대위원장이 자신의 사무실을 찾은 일화에 대해 "윤 후보가 자기 이야기만 하고 갔다. 3김이니 뭐니", "윤 후보가 김병준 전 위원장을 데리고 와서 사과하는데, 나보고 어쩌라는 거냐"며 역정을 냈다고 한다.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2021.11.17/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당에서는 윤 후보와 김 전 위원장의 '패권 다툼'이 수면 위로 표출됐다고 보는 시각이 많다. 윤 후보는 당 안팎 인사를 폭넓게 영입하는 '매머드 선대위'를 추진하는 동시에 기존 캠프 측근들을 주요 보직에 앉히는 구상을 밀어붙였지만, 김 전 위원장은 중진 의원들을 뺀 '실무형 선대위'를 만들어 전권(全權)을 잡길 요구했다는 것이다.

급기야 당내 일각에서는 윤 후보가 '김종인 없는 선대위'를 구성할 수 있다는 대안론까지 새어나오는 상황이다. 윤 후보 측에서는 김 전 위원장의 합류에 대해 최근까지 '수락한 것과 마찬가지'라며 총괄선대위원장 영입을 자신했지만, 현재는 '합류를 기대하고 있다'고 입장을 후퇴했다.

김 전 위원장은 이날 오후 서울 광화문 사무실에서 기자들을 만났지만 관련한 여러 질문에 아무 답도 하지 않았다. 그는 '총괄선대위원장 합류 의지는 명확한지' '윤석열 후보를 만날 계획이 있는지'에 대한 말에도 절레절레 고개만 저을 뿐 닫힌 입을 열지 않았다.

정치권은 홍준표·유승민 등 국민의힘 경선 후보들이 선대위 합류에 '침묵'하는 상황에서, 선대위 인선까지 불협화음이 계속되면 대선후보와 국민의힘 지지율이 동반 하락하는 '역 컨벤션 효과'에 직면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 여론조사를 보면 윤석열 40.0%, 이재명 39.5%로 격차가 0.5%포인트(p)까지 좁혀졌다"며 "컨벤션 효과가 점차 사라지는 상황에서 당내 분열이 장기화하는 모습이 계속되면 지지율 이탈 현상을 초래할 수 있다. 위기의 입구 앞에 선 것"이라고 진단했다.

국민의힘 관계자도 "선대위는 대선 본선을 치르기 위한 첫 단계에 불과한데 내부 권력 다툼이 필요 이상으로 장기화하는 것에 상당히 우려를 표하는 목소리가 많다"이라며 "매머드 선대위와 아사리판 사이, 경계선에 서 있는 분위기"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