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돌연 모든 일정을 전면 취소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선거대책위원회(이하 선대위) 인선과 일정 관련하여 '이준석 패싱 논란'이 제기되어 옴에 따라 이 대표가 당 대표직 사퇴라는 '중대결심'을 할 수도 있다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당 대표실은 이날 기자들에게 메시지를 보내 "오늘 이후 이준석 당대표의 모든 공식 일정은 취소되었다"고 밝혔다. 

이날 예정되어 있었던 언론사 포럼 행사,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 기념식 참석, 라디오 인터뷰 등의 일정을 전격 취소했을 뿐만 아니라 오후 일정까지 모두 취소한 것이다.

현재 이 대표는 휴대전화를 꺼놓은 상태로, 당 지도부 관계자가 전하는 바에 따르면 "(이 대표가) 입을 전혀 열지 않고 있다"면서 "본인이 직접 입장을 밝히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전날인 29일 밤, 자신의 SNS에 "^^ 그렇다면 여기까지입니다", "^_^p" 라고 짧은 메시지를 남겼고 오늘 일정까지 취소하면서 일각에서는 이 대표가 사퇴 등의 '중대결심'이나 윤 후보를 겨냥하고 이와 같은 행동에 나선 것이 아니냐는 추측도 있다.

윤 후보의 '이준석 패싱 논란'은 이 대표가 선대위 일정을 사전에 공유 받지 못했다는 부분, 이 대표가 반대했던 이수정 경기대 교수가 선대위에 합류한 것 등을 두고 당 일각에서 꾸준히 제기되어 왔다. 

이 대표는 29일 윤 후보의 충청 방문 일정을 사전에 알지 못한 부분에 대해서 "적어도 '이준석이 간다'고 발표하는 일정은 이준석에게 물어보고 결정해달라는 거다. 미리 논의하는 게 중요하다"라며 공개적으로 불쾌감을 드러냈다.

또 김종인 前 비상대책위원장(이하 비대위원장)의 영입과 관련해서도 이 대표는 영입 필요성을 거듭 강조해온 반면, 윤 후보는 29일 충청권 일정 중 청년과의 토크콘서트에서 '그 분(김 前 비대위원장) 없으면 윤석열은 끝이라는 말이 사실이면 대통령 될 자격이 없다'는 한 청년의 지적에 "킹메이커는 국민 그리고 2030 여러분"이라고 답하면서 김 前 비대위원장 없이 대선을 치를 가능성을 시사했다.

 

일단 당 지도부는 사퇴설에 선을 그으며 상황 수습에 나서고 있다.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가 끝난 후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이 대표를) 만나서 말씀 들어봐야겠다 했는데, 오전 일정이 취소되었다고 해서 상황을 더 파악해보려 한다. 내용을 좀 더 파악하고 논의해야겠다"고 말했다.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이날 라디오 방송에서 "(이 대표가) 선대위를 그만둔다거나 선거에 대해서 다른 생각이 있다든가 그런 이야기는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은 자신의 청년 온라인 플랫폼인 '청년의꿈'에서 '이준석 대표가 일정을 취소하고 고심에 들어갔다. 이 대표가 밀려나면 국민의힘은 어떻게 되나'라는 한 청년의 질문에 "당 대표가 상임선대위원장이 되어 대선을 치러야 하는데 이상한 사람들이 설쳐서 대선 캠프가 잡탕이 되었다. 벌써 자리싸움이니 참 한심하다"고 밝혔다. 

홍 의원은 '윤석열 후보가 당 대표를 내치려 한다'는 다른 청년의 질문에는 "당 대표를 겉돌게 하면 대선을 망친다"면서 "지난 당 대표 선거에서 떨어진 중진들이 몰려다니며 당 대표를 저렇게 몰아세우니 당이 산으로 간다"고 지적했다.

한편, 윤 후보는 '이준석 패싱 논란'과 관련해서는 "저도 잘 모르겠다. 저는 후보로서 역할을 다하는 것 뿐"이라면서 이 대표가 모든 일정을 취소한 것과 관련해서는 "권성동 사무총장에게 좀 이유라든지 그런 걸 파악해보고, 한번 (이 대표를) 만나보라고 얘기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