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전선언, 중국 참여 가시화…복잡해진 '셈법'
종전선언, 중국 참여 가시화…복잡해진 '셈법'
  • JBC뉴스
  • 승인 2021.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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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훈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지난해 8월22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양제츠 중국 중앙정치국 위원과 회담을 마친 후 대화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2020.8.22/뉴스1


(서울=뉴스1) 노민호 기자 = 서훈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2일 중국 외교정책 사렵탑인 양제츠 공산당 외교담당 정치국원과 톈진에서 만나는 가운데 최대 핵심 현안은 한국전쟁(6·25전쟁) 종전선언이 될 전망이다.

미중패권 경쟁 속 중국이 한반도 사안에 대한 영향력 확대 기류가 감지되고 있는 가운데 중국의 태도 여하에 따라 종전선언 추진의 셈법이 복잡해 질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청와대에 따르면 이번 회담은 양 정치국원의 초대로 성사됐다. 서 실장은 지난해 8월 양 정치국원의 부산 방문에 대한 답방 차원에서 중국을 찾는 것이라고 한다.

하지만 최근 중국의 대한 외교행보에 비춰 양 정치국원은 이번 회담에서 한반도 사안에 대한 '중국 역할론'을 강조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종전선언을 두고 중국과의 협의의 필요성을 언급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다.

양 정치국원은 지난달 25일에는 장하성 주중대사를 만나 한중관계를 비롯해 한반도 문제 등에 대해 논의했다. 지난 2019년 4월 부임한 장 대사와 그간 일대일 대면 회담을 하지 않다가 이번에 처음으로 논의의 장을 마련한 것이다.

이를 두고 중국이 우리 측에 요구할 사안이 있기 때문에 그간 뜸했던 대면 외교를 점차 늘리고 있는게 아니냐는 주장이 제기된다. 그중에서도 종전선언 추진 등을 두고 한미간 '밀착' 국면이 심화되고 있고, 서방 국가들을 중심으로 베이징 동계올림픽 '외교적 보이콧'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한국의 '중국 편들기'가 필요한 상황이라는 관측이다.

 

 

 

 

 

남북미중 종전선언 참고 삽화.© News1 DB

 

 


반면 우리 입장에서는 종전선언에 대한 북한의 호응을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중국의 협조가 필요한 상황. 한미간 종전선언 문안 협의가 최종 마무리 단계라고 하지만 그간 적잖은 이견을 보여 왔고 그에 따른 시간도 많이 소요됐다. 아직 '비핵화' 문구를 두고 교착상태라는 외신의 보도도 있었다.

하지만 한미 간 이견 조율도 만만치 않았는데 만약 중국까지 나선다면 상황이 복잡해질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싱하이밍 주한 중국대사가 지난달 22일 국내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종전선언에 대해) 뭔가를 하더라도 중국하고 상의해서 하는 게 맞다"고 밝힌 부분은 이러한 관측에 힘을 싣는다.

일례로 중국이 종전선언 문안에 자신들이 원하는 문구를 한 줄이라도 넣으려한다면 이에 대한 미국과의 추가 협의가 필요하게 되고 아울러 이 과정에서 미중 간 '신경전' 양상이 발생한다면, 종전선언 추진이 공전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또한 중국이 그간 국제무대에서 대북제재 완화를 강조해 왔고, 북한 문제를 두고 '쌍궤병진'(비핵화 프로세스와 평화협정 동시진행)과 '쌍중단'(북핵·미사일 도발 중단과 한미연합훈련 중단) 입장을 견지해 왔다는 점에서 미중 간 '충돌' 지점이 상존해 있다는 평가다.

박원곤 이화여대 교수는 "미중 갈등 국면에서 중국은 자신들이 '한반도 문제의 당사자'라며 협의 과정에 참여하려는 의지가 훨씬 강해진 상황"이라며 "이번 서 실장의 방중은 자칫 향후 한반도 문제 논의에 있어 중국을 핵심 당사자로서 공식화 하는 역효과가 발생할 수도 있다. 이는 향후 정부에 부담을 안겨주는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일각에서는 중국이 종전선언 추진과 향후 평화협정 체결 과정에서 그간 북한이 주장해 온 '주한미군 철수·유엔사 해체'에 힘을 실을 수도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를 내놓기도 한다.

이와 관련 박 교수는 "중국은 지금 당장은 유엔사 문제 등을 공개적으로 얘기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다만 종전선언이 체결된 이후에 자연스럽게 유엔사 문제가 부각되거나 유엔에서 논의가 시작되는 경우, 이에 대한 중국이 모종의 역할을 할 가능성은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