겉과 속이 다른 일본을 잡는 법
겉과 속이 다른 일본을 잡는 법
  • JBC까
  • 승인 2017.10.2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아니나 다를까, 한일 정상 회담이 끝나자 일본이 전혀 딴소리를 하고 있다.

한일은 지난 2일 정상 회담을 통해 ‘위안부 문제 연내 타결’이라는 것은 오간 데 없다. 일본 정부는 연내 해결이 어렵다고 밝히고 있다. 나아가 일본 언론들은 더욱 부정확한 보도를 통해 박근혜 대통령과 한국 정부를 깎아 내리고 있다.

그러자 한국 여론이 발끈하고 있다. 나는 최근 블로그에 잇따라 올린 글을 통해 일본인 속성을 분석하면서 일본이 이렇게 나올 것이라 예견했다.

나는 앞으로도 한일은 늘 이런 식으로 ‘공전의 반복’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나는 대일 외교를 보면서 막후가 없다는 것을 지적하고 싶다. 한일 외교의 특징은 ‘롤로코스트 외교’다. 독도와 역사, 위안부 등. 특정 문제가 불거지면 관계가 급격히 하락하고, 이런 문제가 불거지지 않으면 순풍에 돛을 단 듯 유유자적 흘러갔다.

그랬던 한일 관계가 아베 정권이 들어서면서 회복 불능 상태로 접어들었다 지난 2일 한일간 정상회담을 통해 숨통이 틀일 것 같았다. 그런데 또 막혀버렸다.

이 문제는 오늘 갑자기 불거진 게 아니다. 문제는 접근하고 푸는 방식이다. 외교란 것은 테이블에 앉아서 주요 아젠다를 놓고 협의하는 것이다. 그것은 사람과 하는 것이다. 사람과의 끊임없는 만남이다.

지금 한국의 대일 창구를 보면 ‘학술형 전문가’는 수두룩 하다. 그러나 ‘실무형 전문가’가 보이지 않는다. 실무형 전문가라는 것은 양국이 친교를 하면서 가슴을 열고 대화를 하는 사람을 지칭한다.

한 잔의 술을 마시면서 ‘대화’를 트이게 하고, 두 잔의 술을 마시면서 ‘마음’을 열게 하고, 세 잔의 술을 마시면서 ‘우애’가 되는 게 외교의 출발선상이다.

돌이켜보면, 지난 정권 시절 한국의 대일외교는 ‘인맥 외교’였다. 외교적으로 그 어떤 사안이 발생했을 경우 일본인에게 전화한통을 건다.

“야, 일본이 무슨 일인데 갑자기 이런 정책을 내놓고 그래, 그 이유가 뭐냐.” 이때 친분 깊은 일본인은 “사실 이런 저런 문제로 인해 이렇게 진행할 것인데 한국 정부를 이해 시켜달라든지 혹은 한국 정부와 이 문제에 대해 협의를 하자”고 하는 대화가 통했던 시절이었다.

지금 전화한통으로 “야! 너” 할 수 있는 ‘대일전문가’가 있는가. 일본은 한국인이 일본에서 유학을 해서, 일본의 정치 경제 사회를 잘 안다고 마음의 문을 열어주지 않는다. 일본인은 그런 사람에게 ‘호기심’만 보일 뿐이지, 진정코 ‘본심’을 드러내는 대화는 꺼린다.

일본인들의 마음의 문을 열기위해선 끊임없이 만나서 친교 해야 한다. 그 만남은 고급 호텔 식당에서 근사하게 밥을 먹는 게 아니다. 한국의 대폿집에서 만나서 폭탄주도 돌리고, 일본의 이자가야에서 사케를 마시고, 가라오케에서 어깨동무를 하고 노래를 부르고, 즉 몸까지 하나로 섞여야만 마침내 일본과 대화를 할 수 있다.

그것은 하루 아침에, 단 몇 번의 만남을 통해서도 되는 게 아니다. 이런 식의 친교를 끊임없이 맺었을 때 비로소 한명의 일본 전문가 내지 일본의 숨통을 조일 수 있는 전문가가 탄생되는 것이다.

지난 정권 시절 한일 현안에 대해 전화 한통으로 의견을 주고 받았던 한일 전문가들도 그런 과정의 연속을 거치면서 탄생했던 것이다. 바로 정치인 김종필과 기업인 고 박태준이다.

여기서 한국이 간과 하지 말아햐 하는 것은 일본 정치는 막후(幕後)다. 막후라는 말의 의미는 표면으로 드러나지 않은 배후를 뜻한다. 막후는 조정자의 역할을 해내야 한다. 그런 막후에서 대화를 한다는 것은 그만큼 깊은 유대 관계가 형성되어 있음을 의미한다.

한일 외교 대응의 기본 ‘좌표’는 여기에서 찾아야 한다. 줄다리기를 하더라도 줄을 당길 때가 있고, 늦출 때가 있는 법이다. 마냥 힘껏 당기는 것만이 능사일 수는 없다. 한일 외교는 더더욱 그렇다.

나는 단언컨대, 막후 교섭자가 나타나지 않는 한 앞으로 10년간 한일은 암흑기로 이어지지 않을까 예견한다.

그렇기 때문에 양국은 더욱 멀어지고, 그 대화는 형식적이고, 늘 진심을 숨기고, 겉만 드러내는 식으로 흐를 수밖에 없다고 본다. 오피셜이 형식 외교라면, 막후는 진한 인간애 외교다. 외교도 사람 장사여야 한다는 소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