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장, 채동욱 혼외아들 취재 과연
막장, 채동욱 혼외아들 취재 과연
  • JBC까
  • 승인 2017.11.0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초등 친구 증언, "아빠가 채동욱이라고 들었다"

     출처=연합뉴스 

조선일보가 채동욱 검찰총장에게 ‘혼외아들’이 있다는 보도를 계속 하고 있다.

조선일보는 9일 “채동욱 검찰총장이 혼외관계로 얻은 아들 채 모군(11)이 올해 7월 말까지 다닌 서울 시내 사립 초등학교 기록에는 채군의 아버지 이름이 채동욱으로 돼 있었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채 군의 학교 친구들은 본지에 채 군이 ‘아빠가 검찰총장이 됐다’고 말하는 것을 들었다고 증언했다”고 보도했다.

앞서 조선일보는 지난 6일 1면과 2면에 걸쳐 “채동욱 검찰총장이 10년 간 한 여성과 혼외 관계를 유지하면서 이 여성과의 사이에서 아들을 얻은 사실을 숨겨왔다”고 단독보도했다. 조선일보는 “채 총장은 대검찰청 마약과장으로 근무하던 2002년 7월 Y(54)씨와 사이에서 아들을 낳았다”고 보도하며 Y씨가 채 총장과 1999년 만났으며, 채 총장의 아들은 지난 8월 21일 미국 뉴욕행 비행기를 타고 출국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채동욱 총장은 9일 “유전자 검사도 할 용의가 있다”며 정정보도를 청구하는 등 적극 대응에 나섰다.

이 사건이 언론중재위원회로 갈 경우 사실여부를 떠나 조선일보의 보도내용이 공중의 정당한 관심사인지 여부가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조선일보가 왜 이 시점에서 채 총장의 ‘혼외아들’ 보도를 했을까. 이 시점이라면 검찰이 전두환 전 대통령 일가 미납추징금 수사 뿐만 아니라 국정권 선거개입, 이석기 내란 음모 사건 등 일련의 굵직한 사건을 수사해왔다. 검찰은 현재 위 수사에 대해 피치를 올리고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조선일보가 지난 6일 1면과 2면에 걸쳐 검찰 수장의 혼외아들 보도는 사실 관계 여부를 떠나 의구심을 자아내기에 충분하다.

솔직히 조선일보의 이런 보도를 보면서 대한민국 정,관계 및 재벌가 고위 인사중 ‘외도’로부터 자유로운 사람이 과연 몇 명 될지에 대해 의문을 가진다.

그리고 언론사가 마음만 먹고 외도를 취재했을 경우 여러명이 망신 당했을거고, 옷이 벗겨졌을 것이다.

돌이켜보면 필자는 현역 기자 시절 공직자들의 ‘혼외 자식’ 보도를 많이 했다. 이로인해 상대로부터 회유 협박 해명 고소 등 이야기를 수없이 전해들었다.

가깝게는 2009년 김대중 전 대통령의 숨겨놓은 딸을 시리즈로 보도했다.

앞서 김영삼 전 대통령의 숨겨놓은 일본인 딸도 보도했다.

그뿐만 아니라 전직 대통령 중에서 대통령 당선 되기 전 사귀었던 여자까지 취재를 했었지만 결국 보도하지 못했다.

필자가 현역 기자 시절 공직자들의 혼외 이야기를 집중 취재를 했었던 까닭은 공직자라면 그래도 도덕 윤리적으로 청렴해야 한다는 믿음 때문이었다.

그러나 그 이면에는 그런 기사를 적었을 경우 특종적 의식도 없지 않았다.

사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혼외’ 만큼 재밌고 화제와 관심을 모으는 기사가 없다.

누군가 입방아 찧기를 좋아하는 사람들의 생리상 이런 기사가 제격이다.

심지어 데스크 시절에는 소문으로만 떠돌던 모 탤런트의 혼외 자식 확인을 위해 아프리카 가봉까지 기자를 특파 시켜 취재토록 했었다.

문제는 이런 취재를 한 후 정작 고민은 ‘알권리’를 위한 보도와 ‘사생활’ 보호를 위한 접어야 되는가다.

조선일보는 ‘알권리’로 가닥을 잡은 것 같다. 조선일보는 “채 총장은 검찰총장 후보자로서 치명적인 결격사유가 될 수 있는 ‘혼외 자녀’ 문제를 숨기고, 국민을 속였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다”고 보도했다. 검찰총장 처신에 문제가 있었고, 결격사유라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당사자인 채 총장은 9일 입장을 내고 “정정 보도를 청구할 예정이다. 빠른 시일 내에 유전자 검사도 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검찰 관계자는 “총장은 1보가 나갔던 금요일(6일)부터 일관되게 사실무근을 강조하고 있다”며 “바로 법적 대응을 하는 것은 신중할 필요가 있다는 참모의 조언을 듣고 있었으나 오늘 또 보도가 나면서 지금에 이르게 됐다”고 전했다.

한 변호사는 “혼외아들보도가 사실이라 해도 검찰총장 재임 시절에 불륜을 저지른 것도 아니어서 십년이 지난 일을 지금 보도하는 것이 공중의 정당한 관심사인지 따져봐야 할 것”이라 전했다.

만약 채 총장이 공직자의 신분을 망각하고 현재까지 외도가 이어졌다면 이는 앞뒤 따지지 않고 보도해야 하는 게 당연한다.

그러나 지금의 보도에 대해 의구심을 갖는 것은 국가정보원의 대통령선거개입 수사 국면을 흔들려는 세력이 이번 보도에 개입했다는 사회적 의혹이 짙다는 소문이다.

이 보도가 되면서 애초부터 국정원이 국정원 수사를 흔들기 위해 흘렀다는 등 이런 저런 이야기가 끊이지 않는다. 또 채 총장이 숨겨놓은 여인이 ‘모 중앙일간지 여기자 출신이다’는 소문도 나돌고, ‘모 그룹에선 벌써 이런 내용을 파악하고 있었다’는 등 별의 별 소문이 다 나돈다.

그래서 이런류의 기사는 ‘팩트’보다 사실 꼬리타고 백리를 가는 ‘소문’이 더 무섭다.

이제 사실 관계를 놓고 조선일보와 채 총장의 결투가 시작된다. 채 총장은 이 보도에 대해 “유전자 검사도 할 용의가 있다”며 사실무근임을 밝혔고, 조선일보는 그 사실을 입증해야 한다.

그런데 아쉬운 점이 있다.

 조선일보가 인용 보도 한 혼외아들(?)채 군의 학교 친구들은 조선일보에 채 군이 ‘아빠가 검찰총장이 됐다’고 말하는 것을 들었다고 증언했다”고 보도했다.

아무리 팩트를 강조하기 위함이지만 11세 채 군의 초등학교 친구까지 들먹이며 멘트를 따는 것은 납득이 안된다.

초등학생들이 혼외 자식에 대해 무엇을 알겠는가.설령 그렇더라도,  그렇다면 채 군이 커서 받을 상처와 충격이 어떻겠는가.

 11세 초등학생의 개인 신상을 터는 것이 정당한가.

 11세 아이는 인권이 없단 말인가.

솔직히 혼외 아들로 태어난 게 무슨 죄란 말인가.

아무리 팩트를 뒷받침할 증언이 필요했다지만 우리 사회는 알면서도 넘어가야할 상식과 도의의 경계선이 있다.

이것은 알권리를 빙자한 막장 취재다.

이번 조선일보와 채동욱의 결투 이야기 결말을 보는 것 같다.  

필자가  혼외 이야기를 제대로 함 터트려볼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