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유비사 [2] 중식당과 자동차
맨유비사 [2] 중식당과 자동차
  • JBC까
  • 승인 2017.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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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맨유 방한 비화 [2]

중식당과 자동차 그리고 빌딩 

  2007년 5월 쯤이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한국 방문 경기 2개월 전 쯤 박지성과 가까운 분과 점심을 함께했다. 소탈하고 서민적인 냄새가 물씬 풍겼던 그 분은 박지성 맨유 입단 뒷 얘기를 들려줬다.  박지성이 맨유에 어떻게 입단했고, 입단 이후 지금까지 어떠했는가는 인터넷에 검색하면 많은 기사가 뜬다. 그건 인터넷을 참고하길… 그의 말 중 귀가 솔깃했던 것은 두가지였다. 맨유가 마련해준 박지성 입단 파티 장소와 서울의 도시화 수준. 어쩜 이 두 얘기는 주제가 다르지만 같은 맥락에서 놓고 보면 연관성이 있다. 그 연관성은 한국에 대한 인지도다. 우선 입단 파티 장소. 맨유 구단측은 박지성이 입단을 축하해 주기 위해 파티를 열어줬다. 선택한 장소가 중식당이었다. 맨유측에선 박지성 배려 차원에서 중식당을 선택했다고 한다.  맨유측은 박지성을 중국인계로 본 것이 아니었을까. 
 유럽 여행을 한 사람들은 느끼겠지만, 유럽 사람들이 한국 사람을 만나면 던지는 질문이 대부분 "중국인이냐" 혹은 "일본인이냐"다. 
 한국이 2002년 월드컵과 88 서울올림픽까지 개최했었지만 한국에 대한 인식이 여전히 낮다. 
 맨유측은 박지성이 한국인이란 사실은 알지만, 음식에서 만큼은 한국과 중국이 비슷하지 않을까, 나름대로 배려차원에서 중식당을 선택한 것이다. 유럽도 각 나라마다 고유의 특색 음식이 있지만, 빵을 주식 한다. 
 허나, 맨유의 중식당에서 한국식 자장면과 짬뽕이 메뉴에 있었으면 좋았을텐데---? 
  또 하나는 "한국에 승용차와 빌딩이 많이 있나?"였다. 앞서 얘기했듯이 한국은 2002년 월드컵을 개최했다. 4강의 신화를 이룩했다. 
 왜 이런 질문을 던졌을까. 곰곰히 생각해봤다. 2002년 한·일 월드컵을 앞두고 영국 대표팀이 서귀포에 훈련캠프를 차렸다. 맨유 소속 선수중 당시 2002년 월드컵에 출전한 선수는 수비수 퍼디난드와 스콜스, 게리네빌 등이었다. 이들은 서울에 한번도 온 적이 없었다.
 휴양도시 서귀포에 승용차가, 또 빌딩숲이 있겠는가?  서귀포는 말 그대로 한국의 대표적인 휴양도시다. 당시 한국에 대해 알 리 없었던 영국팀들은 서귀포 이미지를 한국의 이미지로 인식했을지 모른다. 어쨌거나 당시 이같은 얘기를 들었을때 약간의 '실소'를 금치 못했다. 때문에 맨유 방한 때 한국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 
  2007년 7월 마침내 맨유가 방한했다. 이들의 첫 마디는 "야, 서울 교통 체증 대단하다"였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