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유비사 [3]
맨유비사 [3]
  • JBC까
  • 승인 2017.11.0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강변대로냐 서울시청 앞 관통이냐

  "서울엔 승용차가 많은가, 높은 빌딩도 있는가?"
사실 난 맨유구단측에서 누가 이런 말을 했었는지 확인은 하지 못했다. 박지성과 아주 가까운 사람으로부터 이 얘길 전해 들었을 때 약간의 '실소'를 금치 못했다. 
 이 말은 맨유측의 애교로 들렸다. 유럽인들이 '한국' 하면 떠오로는 것이 뭘까. 한국전쟁과 남·북한 대립 등이다. 한국에 대한 이 인식은 영국인들의 인식 그 자체로 받아들였다.
  '백문이 불여일견'이라. 이들에게 '한국에는 세계적인 기업 삼성과 현대자동차 등이 있고, 높은 빌딩과 승용차가 많다'는 얘기를 한들 관심을 보이겠는가?
  '승용차가 많은지, 높은 빌딩이 있는지' 눈으로 보여주는 수밖에 없었다. 
 2007년 7월18일. 마침내 맨유가 한국 땅을 밟았다. 한국에 도착한 시간대가 오후 3시쯤으로 기억된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난 이들을 맞이하기 위해 인천공항 14번 게이트에 미리 도착해 있었다. 맨유선수단 서울 이동 경로를 인천경찰청 소속 인천공항 고속도로 순찰대 관계자와 상의했다. 
 선수단의 안전한 이동을 위해 인천공항을 출발 어디까지 경찰이 에스코트를 해야 하고, 그 다음은 어떤 경로로 이동하는가에 대해 논의했다. 
  맨유 선수단 이동 코스는 인천공항을 출발 인천공항 고속도로를 경유 서울로 진입한 후 강변대로를 이용, 한남동을 거쳐 신라호텔에 도착하는 것이다. 
 2007년 맨유 한국 투어 사전 점검을 위해 맨유 구단 관계자가 한국을 방문했을 때도 이 코스로 이동한다고 이미 통보해 줬다. 
 그러나 경찰의 에스코트를 받으며, 호텔에 도착한다면 맨유선수단은 서울의 도시화를 실감하지 못할 거란 생각이 들었다. 더욱이 맨유 선수단이 도착한 시간은 퇴근 시간대가 아니어서 교통 체증도 없었다.  이들에게 서울의 도시화와 생생한 교통상황을 보여주고 싶었지만 7월18일 인천공항에 도착한 첫 날 만은 약속됐던 코스로 이동시키기로 했다. 
 19일. 맨유선수단은 서울월드컵 경기장에서 공개 연습을 하는 날이었다. 이날 오전부터 억수같이 비가 내렸다. 
 맨유 선수단을 데리고 서울 투어를 시킬 수도 없어서, 이날 서울월드컵 경기장으로 이동하면서 버스안에서나마, 서울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 헌데, 오전부터 내린 비가 심술을 부렸다. 서울월드컵 경기장 이동은 강변대로를 이용할 수밖에 없었다. 맨유 선수단과 서울월드컵경기장에 도착한 나는 이들의 연습이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이렇게 되면 20일 경기가 열리는 날에도 강변대로를 이용해야 하고, 또 경기가 끝나면 강변대로를 통해 호텔로 돌아오고, 21일 출국때도 강변대로를 이용해야 하지 않는가?
  그렇다면 맨유선수단이 한국에서 본 것은 강변대로뿐 일 것이다. 
  19일 맨유선수단 공개 연습이 끝날 즈음, 경호팀 관계자들을 불렀다. 이들에게 "연습 끝난 후 호텔로 향할 때 강변대로를 이용하지 말았으면 한다"는 뜻을 전달했다. 
 경호팀 관계자들은 "갑자기 코스가 왜 변경되는가" 물었지만, 자초지종을 다 설명해야 할 것 같아 무조건 시울시청을 관통해서 이동하자고만 했다. 
 맨유 선수단을 에스코트 했었던 서울경찰청 순찰대에도 이같은 사실을 알렸다. 맨유 선수의 공개 연습은 오후 세시쯤 끝났다. 
 샤워을 마친 선수들을 버스에 태웠다. 맨유 선수단 이동 경로를 강변대로가 아닌, 1차 신촌 연세대학교 방향으로 정했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