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유비사 [5] 보비찰튼에서 박지성으로 바뀐 진짜 이유
맨유비사 [5] 보비찰튼에서 박지성으로 바뀐 진짜 이유
  • JBC까
  • 승인 2017.11.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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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일주일간 맨유 비사를 쉬었습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때문이었습니다. 노 전 대통령 서거에 취재 역량을 집중하는 바람에 맨유 비사를 이어가지 못했습니다. 죄송합니다. 저는 노 전 대통령과도 다양하고 많은 추억이 있습니다. 그 추억의 이야기는 다음에 들려주겠습니다. 노 전 대통령의 명복을 빌며, 맨유 비사 이어가겠습니다. *참고로, 이 블로그에 처음 들어오시는 분은 그 전의 글들을 먼저 읽으시면 이해가 쉽습니다. 
  
 앞서 올렸던 블로그 글을 보니, "그 분을 기다리기 위해 맨유 선수단 버스와 맨유 스탭진 마저 함께 기다리게 할 수 없었다. 경기를 위해 맨유 선수단 버스를 먼저 출발시켰다. 맨유측 고위 인사가 승용차에 탑승하면 출발하겠다는 생각을 하며 5분간 기다렸다. 헌데 이것이 문제였다."  글 계속 이어집니다. 

  그 분이 누구였을까요. 제게 보고된 고위 인사는 영국의 전설적인 축구 영웅 보비 찰튼경이었습니다.  보비 찰튼경은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맨유와 FC서울 경기전 퍼거슨 감독과 함께 EPL 2007-8년 맨유 우승 트로피 세레모니를 하기로 돼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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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런데 그 분이 승용차에 탑승하지 못했다니, 정신이 아찔 했습니다. 승용차를 확인해 보니, 보비 찰튼경은 아니었습니다. 다행입니다. 

 그와 같은 승용차를 타는 또다른 VIP 인사였습니다. 그는 룸에 물건을 두고 오는 왔습니다. 다시 가지러 가면서 차에 탑승하지 못했던 것입니다.  

 문제는 경찰 사이카와 순찰차가 맨유 선수단 버스만 이끌고 월드컵 경기장으로 출발했던 거죠. 그 시간이 불과 5분 차이였습니다. 그로 인해 저와 맨유선수단  스탭진은 1시간 늦게 경기장에 도착했습니다. 보비 찰튼경도 마찬가지였습니다. 

 2007년 7월20일 오후 서울 강변북로는 주차장이었습니다. 강변북로로 진입한 순간, 차량이 꼼짝달짝 하지 않았습니다. 

  금요일 저녁 퇴근 시간과 경기를 보기 위해 차를 몰고 나온 사람들로 인해 1km 움직이는데 10분 이상이 소요됐습니다. 

 월드컵경기장에 먼저 도착했던 행사 진행 요원들은 "언제 도착하느냐" 는 전화가 쇄도했습니디. 핸드폰이 불났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보비찰튼 경과 퍼거슨 감독이 경기시작 15분전인 7시45분, EPL 우승트로피 세레모니를 해야만 했기 때문이니다. 

 월드컵경기장에는  '죽었다 깨어나도' 7시45분 전에 도착하는 건, 불가능했습니다. 
 문제는 저였습니다. 저는 맨유선수단 체크 및 VIP 요원 접대 및 안내를 맡았습니다. 7시58분 경기 시작을 알리는 시축도 맡았습니다. 

  서울시장과 금호타이어 사장님, 일간스포츠 사장님을 모시고 그라운드에서 시축을 하도록 하는 일이었습니다.  

 강변북로 갓길 주행을 했지만 소용없었습니다.  이 일로 인해 맨유 고위인사들 뿐만 아니라, 구단 전 관계자들은 "야, 박지성 나라 승용차 많다. 정말 너무 많다"라는 말을 연발하더군요. 

 저는 행사를 진행해야 하는 상황에서 더이상 이들과 함께 강변북로 대로변에 갇혀 있을 수만은 없었습니다. 

 경찰에 계속 협조 요청을 했고, 마포대교 부근을 지날 즈음, 경찰 사이카가 도착, 도로를 터 줬습니다. 덕분에 경기 시작 15분전에 도착했습니다.

  그러나 맨유 고위 인사들과 구단 직원들은 여전히 도로에 갇혔습니다. 경찰 사이카에게 부탁, 사이카는 맨유 구단 임원들도 가이드 했습니다. 이들은 오후 8시 경기 시작과 동시에 경기장에 도착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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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비찰튼경의 우승 트로피 세레모니는 무산됐습니다. 대신 박지성이 퍼거슨 감독과 함께 세레모니를 했습니다. 차가 막히는 바람에 보비 찰튼경에서 박지성으로 바뀐 것이죠. 

 도로가 주차장 되는 바람에 맨유 선수단 버스도 30분 늦게 월드컵 경기장에 도착 했죠. 그들은 경기전 몸을 제대로 풀지도 못했습니다. 

 암튼 이 일로 인해 맨유 선수단 및 구단 관계자들은 "박지성 나라 한국에 차가 많냐"라는 질문 대신 "박지성 나라 차 정말 많다"로 바뀌었습니다. 이들에게 서울이란 도시를 확연히 각인시켜줬습니다. 

 2007년 맨유 방한 경기를 앞두고 근 1년을 준비했던 일간스포츠는 많은 추억과 에피소드를 갖고 있습니다. 또 하나 들려주겠습니다.  골대이야기 입니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