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유비사 [끝] 퍼거슨 감독 손의 실랑이
맨유비사 [끝] 퍼거슨 감독 손의 실랑이
  • JBC까
  • 승인 2017.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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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거슨 감독, 손 흔들 것인지, 들 것인지

맨유측과 끝없는 실랑이---마침내 손 들어

 "도대체 퍼거슨 감독이 기자들을 향해 한국 방문 코멘트 하나 날려(말해) 주는 게 그렇게 어렵습니까"(주최측)
 "안됩니다." (맨유측)
 "왜 안됩니까. 퍼거슨 감독이 한국을 처음 방문했으면 한국팬들 향해 소감이라도 날려줘야 하지 않습니까"(주최측)  2007년 7월 맨유측과 실랑이를 벌였던 대화의 한 한토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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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품하는 퍼거슨 감독. 

  입국소감 외면

주최사측은 맨유 측에 "퍼거슨 감독이 한국을 처음 방문하니 입국 소감을 밝혀달라"고 끊임없이 요구했습니다. 그러나 맨유측은 이 요구를 보기 좋게 거절했습니다. 
 으레, 한국을 처음 방문하는 해외 유명 톱스타들은 공항에서 스탠딩 입국 소감을 밝히는 게 관례 입니다. 
 그러나 맨유측은 들은 척도 하지 않았습니다. 거듭된 요청을 딱 거절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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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을 들고 입국장에 들어서고 있는 퍼거슨 감독. 

      손흔들 것인지, 들 것인지

 2년전 맨유측과 이 문제에 대해 논란을 벌였습니다. 여러분들이 볼 때 "야, 이런 게 논란 거리가 되는가"라고 말할 수 있겠지만, 주최사측은 이 문제가 중요했습니다. 
 왜냐하면 당시 공항에는 약 200여명의 기자들이 진을 치고 있었습니다. 당시 기자들은 "맨유가 한국 을 첫 방문하니 '코멘트가 있어야 한다'"는 것을 계속 요청했습니다. 
 하지만 주최사인들, 기자들의 그런 심정 몰랐겠습니까. 저 역시 기자였고, 당시 맨유팀에 파견 나갔는데요. 
 맨유측은 코멘트를 할 수 없다고 하지, 기자들은 요구했고, 답답했습니다. 저도 기자들의 의견에 동감했습니다. 퍼거슨 감독이 선수를 대표해서 당연히 입국 소감을 밝혀야 한다는 생각이었습니다.  맨유측은 "안된다" 했지만 이 문제만은 수긍하지 않았습니다.
 18일 인천공항에 도착한 후 맨유측과 전화 접촉을 가졌습니다. 당시 그들은 일본에서 비행기 탑승 직전이었습니다. 
  맨유측에 "한국 방문 코멘트 꼭 해야 한다"고 다시 강조했습니다. 물론 답은 뻔했습니다. "안된다"였습니다. 
 그럼 "코멘트를 하지 않으면 사진 기자들을 향해 스탠딩 포즈라도 취해달라"고 했습니다. 그것 역시 "안됐다" 였습니다. 입국장 코멘트도 안된다. 서서 잠시 포즈 취하는 것도 안된다.
 그래도 포기 하지 않고 한국측 사정을 거듭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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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국장에 들어서는 퍼거슨. 왼쪽에서 안내하는 사람이 필자

 퍼거슨 손 흔들겠다

 열번찍어 안 넘어 가는 나무 없었습니다.  한국 출발 직전 전화가 왔습니다. "퍼거슨 감독이 손만 흔들겠다"였습니다. "손만 흔들어 주겠다"는 답변을 얻기 위해 맨유측과 그렇게 실랑이를 벌였나 생각하니 허탈하면서도 짜증이 났습니다. 
 일단은 "퍼거슨 감독이 손만 흔드는 것으로 합의했습니다. 그런데 손 흔드는 방식에 대해서도 논의가 필요했습니다. 
  1. 서서 퍼거슨 감독이 손만 흔들 것인지, 2. 서서 기자들을 향해 손만 살짝 들고 내릴 것인지, 3. 입국장을 걸어오면서 손을 흔들 것인지 4. 입국장을 걸어오면서 손만 들 것인지에 대한 방식을 놓고 협의했습니다. 
 결론은 나지 않았습니다. 걸어오면서 손을 들 것인지, 서서 들 것인지는 퍼거슨 감독에게 맡겨야 한다는 했습니다. 한국 출발 두 시간전 이 문제가 일단락 됐습니다. 
 2년 전 맨유 방한 비화는 이처럼 거미줄 같이 얽히고 설힌 얘기가 많았습니다. 이런 난관을 극복하면서 맨유의 역사적인 한국 방문이 이뤄졌습니다. 
 이런 말이 있습니다. 개척한 길을 따라가는 것은 쉬워도, 처음 길을 개척하는 것은 힘들다. 일간스포츠가 그 길을 개척했기에 맨유의 두번째 한국 방문이 무리 없이 이뤄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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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빗 길 맨유 사장이 입국장에 들어서고 있다. 길 사장이 필자(왼쪽)와 반갑게 악수를 나누려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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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데이빗 길 맨유 사장을 모시고 호텔로 들어서는 필자(왼쪽)

가슴속에 묻어둔 맨유 비사
   
  끝으로, 저는 가슴속에 묻어둔 맨유 비사가 있었습니다. 그건 맨유측도 모르는 비사였습니다. 그 비사를 밝히면 파문이 클 수 있어 가슴속에 묻어둔 것입니다. 지난 17일(한국시간) 맨유 선수단이 묵을 인도네시아 호텔에 테러가 발생했다는 소식을 접하면서 문득 그 비사가 떠올랐습니다. 영국에선 몰라도 제3국에서 맨유는 테러 대상 순위에 오를 수도 있습니다. 경계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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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맨유 경기에 앞서 오세훈 서울시장(가운데)이 시축하고 있다. 

 ***그동안 맨유 비사에 관심을 보여준 네티즌들에게 감사의 말을 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