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왕표 사투 24시[제1탄 왕표의 눈물]
이왕표 사투 24시[제1탄 왕표의 눈물]
  • JBC까
  • 승인 2017.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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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하 이왕표가 산소호흡기로 연명 할 줄이야"

한국프로레슬링계의 상징적 인물 이왕표 선수가 암과 사투를 벌이고 있습니다. WWA(세계프로레슬링협회) 헤비급 챔피언을 지낸 이 선수는 지난 14일 담도암 수술을 받은 후 28일 오후 의식이 불안정합니다. 필자는 이 선수의 빠른 회복을 기원하기 위해 ‘이왕표 사투 24시간’ 코너를 개설해서 실시간 전해드릴 것입니다. <필자주>

암과 사투 벌이고 있는 이왕표 선수

28일 오전 이왕표 선수 면회를 갔다왔습니다. 이 선수는 지난 14일 담도암 수술을 받았습니다.

담도암은 췌장암과 함께 경과가 좋지 않은 암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담도암으로 진단 받은 환자 중 수술로 완치가 가능한 경우는 40~50%에 불과합니다.

지난 22일 면회를 갔을 때만 해도 물 한방울 마시지 못했지만 그래도 회복 기미가 보였습니다. 한 언론사와 함께 갔었는데 사진 기자에게 엄지손가락을 추켜세우며 포즈를 취해주시기도 했습니다.

그날 면회에서 필자는 “형님(사석에선 형님으로 호칭) 스승 김일 선생님께서 이렇게 쓰러지신거 보시면 야단 칩니다. 얼른 일어나세요”라고 말했습니다.

이 말을 전하자 이 선수 눈가에 눈물이 맺혔습니다. 필자는 이 선수가 흘린 눈물의 의미를 잘 압니다. 이 선수는 자나 깨나 한국프로레슬링의 발전을 위해 노력해왔습니다.

               야수 밥샵을 이긴 후 팬들을 향해 손을 흔드는 이왕표 선수

4년전 야수 밥샵과 한판 승부를 펼쳤듯이 이 선수는 그 아픈 몸으로 링에 서는 것을 마다하지 않았습니다. 그것은 김일 선생과 자신의 염원인 한국프로레슬링계의 발전을 위해서입니다.

그런 자신이 김일 선생의 유언도 못받들고 '사각의 링'이 아닌'사각의 병실'에 누워 암과 사투를 벌이고 있으니 본인은 그 심정 오죽하겠습니까.

그런데 27일 오후 이 선수가 갑자기 위독해졌다는 연락이 왔습니다. 속에서 피가 터져 입과 코로 분수처럼 쏟아졌습니다. 급기야 의식불명 상태에 빠졌고, 27일 오후 두시쯤 중환자실로 옮겨졌습니다.

병원측은 속에서 피가 터진 원인을 찾은 후 곧바로 수술에 들어갔습니다. 원인은 간 뒤쪽 동맥이 터져 피가 쏟아져 배에 꽉찼고, 이 피가 빠져나가지 못해 배가 풍선처럼 부풀어 올랐고, 급기야 코와 입으로 흘러나왔던 것입니다.

이 선수의 배는 다시 갈라져 8시간에 걸쳐 2차 수술을 받았습니다. 불과 보름전인 14일 8시간 수술을 받은 후 다시 8시간 수술을 받았습니다.

만약 일반인이라면 견디지 못했을 수술이었는데 워낙 건강체질이라 수술을 잘 견디어 냈습니다. 수술은 28일 오전 두시에 끝났습니다.

스승 김일 선생 묘지앞에 무릎꿇은 이왕표

필자는 이날 오전 11시 아산병원 중환자실로 면회를 갔습니다. 하루 한차례 가족 두사람외 면회가 허용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가족들의 배려로 인해 필자가 면회를 했습니다.

중환자실에서 산소호흡기에 의존한 채 누워 있는 이 선수를 보니 울컥함을 느꼈습니다. 가족들에 따르면 의식은 불안정한 데, 상대의 말은 알아듣는다고 했습니다.

필자가 이 선수의 손을 잡고 “형님 병철이 왔습니다.”라고 말했더니 이 선수가 집게 손가락으로 제 손을 잡으려고 했습니다.

사각의 링에서 거구들을 한손으로 때려 눕혔던 이 선수가 손가락 가눌힘조차 버거워 하니 참으로 가슴 아팠습니다. 필자는 지난 22일 면회때 이 선수와 약속을 했습니다. 이 선수에게 “김일 선생님 묘지에 가서 술 한잔 올리고 형님 쾌유 기도하고 오겠다”고 말했습니다. 이 선수는 “고맙다”고 눈시울을 붉혔습니다.

중환자실에서도 같은 말을 했습니다. “형님 내일 스승 김일 선생에게 갑니다. 하늘에 계신 김일 선생도 형님 걱정 많이하실 겁니다. 형님 ‘왕포 벌떡 일어나소”라는 김일 선생 목소리가 들리지 않습니까“라고 했습니다. 그 말을 전했더니 이 선수가 힘겹게 눈을 뜬 후 두번 깜빡이시더니 다시 감았습니다.

             역도산 묘지앞에 선 김일 선생과 이왕표

이 선수는 전날인 27일 오전 스승 김일 선생에게 전할 자신의 메시지를 구술한 후 한국프로레슬링연맹 최두열 실장을 통해 적게 했습니다. 이 선수가 의식불명 상태가 아니었다면 그 마분지에 적혀 있는 메시지를 28일 필자에게 직접 전달하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필자는 28일 오후 중환자실에서 앞에서 최 실장을 통해 그 메시지를 전달받았습니다. 필자는 그 메시지를 가슴에 품고 29일 고흥군 김일 선생 묘소로 달려갑니다.

필자는 김일 선생 살아생전 거의 곁에 있었습니다. '굿바이 김일'  자서전을 내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김일 선생의 의중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습니다.

아마도 김일 선생은 내일 필자에게 “정기자요! 왕포(김일 선생은 발음상 왕포라 불렀음) 벌떡 일어나라 하소”란 말을 전할 것입니다.

"슈퍼드래곤 왕포 벌떡 일어나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