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왕표 72시간 유체이탈
이왕표 72시간 유체이탈
  • JBC까
  • 승인 2017.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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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왕표 23일 퇴원, 저승문턱서 72시간 동경 체험

 퇴원하는 이왕표. 체중이 30킬로 빠져 홀쪽해 보인다. 

“난 일본 동경에 있었다. 동경에서 레슬링 시합을 했다. 링 아나운서가 나를 소개했고, 그러자 관중들이 ‘이왕표’ 이름을 부르며 환호했다. 라커룸에 있는데 누군가 찾아와서 격려의 메시지를 전달해줬다. 나는 동경에서 수많은 지인을 만났다.”

23일 이왕표가 들려준 '유체이탈'(遺體離脫) 경험담 입니다.

유체이탈은 말 그대로, 영혼이 자신의 신체를 벗어나는 현상입니다.

이왕표는 그 현상을 경험하고 왔습니다.

태양이 작열했던 지난 8월14일.

슈펴 드래곤 이왕표는 담도암 수술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수술 후 보름이 지나자 갑자기 장기에서 피가 터져나왔습니다.

의료진들이 가장 우려한 것이었습니다.

의료진은 수술 후 만약 장기에서 피가 터지면 상황이 안좋을 수 있다는 말을 사전에 했습니다.

그 우려가 현실이 되었습니다.

장기에서 터진 피가 빠져나가지 못하자 배가 풍선처럼 부풀어 올랐고, 피는 코와 입으로 마구 쏟아졌습니다.

이왕표는 중환자실로 옮겨졌고, 27일 재수술을 받았습니다.

 

퇴원전 지인의 축하전화를 받는 이왕표

수술 후 쾌유할 것으로 믿었던 필자는 재수술 후 중환자실에 있다는 소식을 전해 듣고 이왕표에게 달려갔습니다.

하루 두차례만 면회가 가능한 중환자실에서 이왕표는 산소호흡기에 의존한 채 거친 숨을 몰아 쉬고 있었습니다.

담당 의사까지 “산다는 것을 장담할 수 없다” 했을 당시.

이왕표는 정작 유체이탈을 통해 일본 동경 2박3일 경험하고 왔다고 합니다. 

심리학자들은 "그때 이왕표는 저승의 문턱에 갔다 온 거다"라고 말합니다.

이왕표가 죽어서 저 세상을 보고 돌아왔습니다.

수술조차 힘들다는 담도암. 수술과 동맥혈관이 터져 회복 불능의 혼수상태에 빠졌던 이왕표.

중환자실과 일반 병실을 오가며 80일간 아산병원에서 사투했던 이왕표.

수술 후 사투중인 이왕표

이왕표는 72시간 동안 동경에서의 새로운 세상을 체험하고 살아 돌아왔습니다.

어떤 유체이탈이 이왕표를 벌떡 깨어나게 했을까요.

이왕표는 저승 문턱에서 무엇을 보고, 느끼고, 깨달았을까요.

필자는 지난 8월29일 전남 고흥 거금도로 갔습니다.

거금도는 이왕표의 영원한 스승이자 정신적 지주였던 김일 선생이 태어난 곳이고, 그곳에 김일 선생 묘지가 있습니다.

저승에서도 제자 이왕표의 성공을 기원했을 것으로 보이는 김일 선생.

필자는 술 한병, 대구포 하나를 들고 김일 선생 묘비를 찾았습니다.

그곳 묘비 앞에서 술 한잔 올리고 “이왕표 벌떡 일어나게 김일 선생께서 기를 넣아달라”고 기원했습니다.

공교롭게도 필자가 김일 선생 묘비로 간 것은 이왕표가 저승의 문턱을 밟았던 마지막날 이었습니다.

필자가 거금도를 찾아서 술잔을 올린데는 또다른 이유도 있었습니다.

이는 이왕표가 반드시 건강을 되찾아야 하는 까닭이기도 합니다.

한국프로레슬링 중흥을 위해서입니다.

 

김일 선생 묘지앞에서 술 올리는 필자

이 선수는 재일 한국인 역도산, 김일 선생으로 이어지는 한국 프로레슬링 그 ‘맥’입니다.

만약 그가 깨어나지 못하면 한국 프로레슬링은 그 맥이 끊어진다고 봐야 합니다.

이 선수는 한국프로레슬링의 정통성과 맥을 잇기 위해서라도 깨어나야 했습니다.

이왕표로부터 동경 72시간 저승 체류 그 말을 듣는 순간, 필자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형님 김일 선생님이 결국 형님을 일으켜세웠습니다.”

동경은 김일 선생의 활동 무대였습니다.

60-70년대 김일 선생은 일본 프로레슬러 지존이었습니다.

80년대 이왕표도 일본과 한국을 오가면서 활약을 펼쳤을 때 였습니다.

이왕표가 사투과정에서 일본을 갔다온 것이 예사롭지 않은 것이 김일 선생의 그 힘이 이왕표를 일어나게 하지 않았나 싶어서입니다.

김일 선생 기일때 묘비 찾아 참배하는 이왕표

오는 26일 이면 김일 선생 7주기입니다.

이왕표는 “몸이 허락하면 26일 김일 선생의 묘비가 있는 거금도를 찾아서 술을 한잔 따르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이왕표 후배 최두열씨는 “모두가 ‘이왕표 회장이 다시 건강을 찾기가 힘들것 같다’고 했다. 그러나 이왕표 회장님은 역시 슈퍼 드래곤이셨다. 그 독한 담도암도 이왕표 회장님 회복 의지를 꺽지 못했다.”

80일간의 사투를 한 끝에 퇴원한 이왕표.

그는 이제 ‘두 번째 삶’을 시작할 것입니다.

그것은 이왕표의 ‘첫 번째 삶’과 완전히 다른 것일 겁니다.

첫 번째 것이 ‘이왕표의 길’이었다면 두 번째 것은 ‘당신의 길’일 겁니다.

 

야수 밥샵을 꺽은 후 승리의 포즈를 취한 이왕표

김일 선생님께도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 싶다.

“이왕표 벌떡 일어나게 해주셔서 정말 고맙습니다.”

26일. 김일 선생 기일에 다시한번 술한잔 올리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