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양은 그 두얼굴
조양은 그 두얼굴
  • JBC까
  • 승인 2017.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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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양은 낮과 밤이 달랐다

지난 3년 동안 ‘양은이파’ 보스 조양은 소식을 몰랐다.

조양은이 한국에 있는줄 알았는데 최근 필리핀으로 간지가 2년이 됐다는 언론보도를 접했다.

이어 언론을 통해 조양은이 29일 오전 압송되어 서울광역수사대로 들어서는 모습을 지켜봤다.

압송된 후 경찰서 앞에 내린 그의 사진을 보니 세월이 참 많이 흘렀긴 흐른 모양이다.

예전의 ‘면도칼 같은 보스 조양은의 이미지가 사라진 듯 하다.

그러고 보니 어느덧 조양은 나이가 환갑이 지났으니 그럴만도 하다.

1970년대 서방파(두목 김태촌 작고), OB파(두목 이동재 미국 거주)와 함께 국내 3대 조직폭력 집단 보스였던 조양은.

그는 여전히 밤의 무대를 활개치고 다녔던 모양이다.

2년전 필리핀으로 출국한 조양은은 현지 교민들을 상대로 폭행과 협박을 통해 수억 원을 갈취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조양은은 지난 2010년 강남에서 유흥업소 2곳을 운영하면서 허위 담보 서류를 이용해 제일저축은행에서 44억원을 대출받아 가로챈 혐의을 받고 경찰 조사를 받고 있다.

조양은 경찰조사에서 “누가 나같은 사람에게 44억원을 주겠나”라며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그의 혐의야, 경찰 조사 결과 드러나겠지만 안타까운 것은 조양은이 손을 씻지못하고 이런 사건에 연루됐다는 것이다.

나는 국내 수많은 주먹출신 두목들을 인터뷰했었다.

김두한 평생지기 김동회 옹부터, 전설의 주먹 당계 윤봉선 옹, 동대문사단 출신 낙화유수 김태련씨, 신상사파 신상현씨, 오따 정종원씨, 수원 최창조씨, 천안 조일환씨, 서방파 김태촌, 조양은씨에 이르기까지.

이들이 인터뷰를 했었던 이유는 잘못 알려진 여러 사건에 대해 새롭게 밝히고, 조폭과 주먹세계의 허망함을 알려주기 위함이었다.

그리고 지금은 착하게 산다는 것도 강조하기 위함이었다.

덕분에 나는 조폭위주로 다른 소설 <후계자> (위 사진) 책을 발간하기도 했다.

조양은은 10여년 전 인터뷰를 했었다.

강남의 한정식집을 오픈한다고 해서 만났고, 신학대학원 졸업한다고 해서 만났다.

그는 진정코 주먹을 씻고 신앙에 기대어 새삶을 살겠다고 다짐했다.

그러나 그는 역시 두얼굴로 살았는지 궁금하다.  

살아생전 동대문 사단 거목 낙화유수 김태촌 옹께선 늘 후배 두목들에게 “착하게 살라”고 당부했다.

조폭 출신들이 어떻게 살아야만 착하게 사는 것인지 모르겠지만, 남한테 해코짓을 하면 안된다는 것일거다.

살아생선 ‘천안곰’ 조일환씨는 “조폭이 조폭다워야 한다”는 사실을 강조했다. 조폭이 조폭다워야 한다는 말이 어패가 있지만, 주먹을 쓰는 사람은 비굴하게 살면 안된다는 것이었다.

이들은 최대한 원칙은 서민들에게 피해를 주면 안된다는 것이었다.

그런데 조양은 혐의만 봤을 때 그는 여전히 서민들에게 피해를 입힌 모양이다.

조양은은 매섭게 생겼지만 그는 윗분들에게 늘 신사같은 매너와 참으로 정다움을 보여줬다.

그러나 조양은을 따랐던 후배중에선 섭섭함을 토로했던 사람이 여러명이었다.

 

그중 양은이파 ‘넘버 2’ 였던 강모씨다.

1980년초 살인미수죄로 20년 복역한 후 출소한 그는 복역기간중에도 검찰의 관찰대상이었다.

당시 그는 두목이어던 조양은을 보호하기 위해 자신이 대부분의 혐의를 뒤집어쓰고 수감을 했었다.

그런데 조양은이 옥바라지를 잘 해주지 않아 2001년 출소 즈음 “조양은에게 복수하려 한다”는 첩보가 접수돼 검찰을 긴장시키고도 했다.

이외, 조양은 다른 조직원 한명도 강씨와 비슷한 이유로 조양은에게 복수하겠다고 다녔다.

그러나 복수는 또 다시 복수를 낳기 때문에 강씨는 지난 시절의 원한을 모두 파묻었다는 말로 대신했다.

한번 왔다가 한번 가는 인생인데, 이들에게  청춘같은 인생을 20년씩 감방에서 보냈으니 심경이 오죽했을까.

다행히 복수극이 펼쳐지지 않아 지금까지 조양은씨가 잘 지낸 것을 보니 천만 다행이다.

아울러, 이들을 비호하는 것은 아니지만 이들을 위한 변명을 하자면 조일환씨는 이런 말을 했다.

“일반인이 시비가 붙어 싸우면 훈방조치 되는데, 조폭출신이 싸우면 구속이다. 또 조폭출신들이 다른 사람 돈을 빌리면 갈취가 된다.”

조씨는 “한번 조폭출신이라고 낙인찍히면 우리 사회는 무엇을 해도 조폭의 잘못으로만 돌렸다”고 한탄했다.

이번에 조양은이 갈취를 했는지, 안했는지 경찰조사 결과 밝혀지겠지만 경찰의 공정한 수사를 기대한다.

그리고 제발 그런 사건에 연루되지 않았으면 싶다.

이 글을 마치면서 낙화유수 김태련씨의 유언을 다시한번 전하고 싶다.

“야들아, 착하게 살거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