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로다씨 이것이 비빔밥이다
구로다씨 이것이 비빔밥이다
  • JBC까
  • 승인 2017.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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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저녁 일본 지인들과 식사했습니다. 그 중에는 평소 알고 지냈던 일본 기자분도 있었습니다.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구로다 가쓰히로 일본 산케이신문 한국 지사장의 산케이신문 칼럼 비빔밥 양두구육에 대해 질문을 던졌습니다. 처음에는 그들은 무슨 질문을 하는 지 못알아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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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빔밥이 양두구육이니, 무슨 소리인지 모르겠다고 반문했습니다. 그들에게 구로다 기자가 한국의 비빔밥을 그렇게 표현하고 산케이 신문에 칼럼을 썼다고 하자, 믿지 않는 눈치였습니다. "설마 비빔밥을 그렇게 표현했겠는가"라고 의아해 했습니다. 
이들중 한국에 오면 빼놓지 않고 먹는 음식이 비빔밥이라고 답한 사람이 있었습니다. 그러면 자신은 양두구육의 음식을 먹었는가라며 웃더군요. 
 아무리 생각해도 구로다씨가 왜 비빔밥을 비하하는 칼럼을 썼는지 모르겠지만, 그는 한국에서만 25년 이상 기자생활을 했다고 합니다. 그가 한국에 대해 얼마나 알까? 그는 어느 외국인보다는 한국에 대해 알 수 있겠지만 한국인의 DNA까지 알 수 있을까요. 그건 문화와 민족적 정서를 말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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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합뉴스

30일 아침 하얀 눈이 세상을 덮었습니다. 162번 버스를 타고 회사로 출근합니다. 출근할 때는 습관적으로 라디오를 듣고 옵니다. 손석희 시선집중과 라디오 전망대, 그리고 박동진 현대사 증언이 끝날 때 즈음이면 바로 회사 입니다. 오늘 아침 시선 집중에선 중앙일보 고문겸 이화여대 석좌교수인 이어령 전 문화부장관이 나왔습니다. 이 전 장관의 말에 꽂히고 말았습니다. 다른 얘기는 시선집중 홈페이지 들어가셔서 인터뷰 전문 보기를 보시면 될 것 같고, 유독 비빔밥에 대한 이 전 장관의 설명이 왜 비빔밥이 한국인의 음식인가에 대해 명쾌한 답을 제시한 것 같아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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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어령 전문화부장관. 매일신문 캡처

 다음은 그 내용중 일부 입니다.   
 비빔밥뿐만 아니라 왜 한식에서 비빔밥을 자꾸 얘기하느냐 그러면 이게 전통적으로 오훈채라고 그래서 입춘이 되면 옛날 임금이 색깔이 다른 그러나 독한 향내가 아주 짙은 그러한 오훈채를 내려가지고 신하들에게 또는 국민들에게 백성들에게 서로 색깔은 달라도 하나로 뭉쳐라, 그때 오색단장을 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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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러한 뜻에서도 우리는 오방색 색깔을 써가지고 서로 혼합시켜서 서로 다른 색깔들이 뭉쳐서 하나가 된다 하는 소위 혼합의 사상, 나와 다른 이질적인 것들을 조화시킨다, 이러한 뜻이 있기 때문에 실제 그런 철학이 관념적으로 돼 있는 것이 아니라 밥은 싱겁고 반찬은 짭니다. 서양식으로 디쉬 중심으로 반찬만 먹어보세요. 짜서 못 먹죠. 또 밥만 먹어보세요. 싱거워서 구역질나죠. 싱겁기 때문에 반찬은 짠 거고 짜기 때문에 밥은 싱거운 거라 입속에 들어가서 씹을 때 비빔밥처럼 서로 다른, 간이 다른 것들이 합쳐졌을 때 비로소 한국음식은 완성되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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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서양음식이라고 하는 것은 하나하나 독립된 것이기 때문에 디쉬 하나를 먹고 접시 하나 먹고 또 먹고 따로 따로 먹으면서 심지어는 셔벗 같은 걸 앞에 먹은 음식 맛을 씻기 위해서 빵이나 또는 셔벗으로 입을 씻어내죠. 어느 것이 좋다가 아니라 그러한 것이 대부분의 음식인데 우리는 비빔밥처럼 여러 개의 서로 다른 맛, 거기에는 채식도 있고 육해공 다 들어있죠. 그것을 함께 비벼서 먹는다는 그 맛은 개별 맛하고 조화된 맛하고는 꼭 음악에서 독주와 교향곡의 차이라는 거죠. 
 그래서 비빔밥이라는 건 세계에서도 그렇게 혼합해서 먹는 섞어서 먹는 개별로 맛보지 않는 그런 음식은 찾아볼 수 없기 때문에 가까운 일본, 중국에도 없기 때문에 이런 것을 한국의 어떤 음식문화를 정신의 영역에까지 서로 다른 것들끼리를 혼합해서 조화시켜서 먹는다, 색깔이 다른 오방색을 써서 그것이 하나의 동서남북 어울리는 그런 색깔로 만든다, 또 채식부터 고유 나물을 넣으니까 채집시대부터 오늘날에 이르는 산업시대에까지 이르는 전 과정의 문명이 사실은 이 비빔밥 속에 들어있다, 그런 뜻에서 통합적인 음식이라는 것을 얘기했는데 그 특파원은 일본음식을 역시 먹어버릇해서 일본음식은 회석, 가이세키 요리라고 하는 것도 있다시피 서양식으로 이렇게 하나하나 맛보는 거거든요. 
  그 사람들은 그렇고 또 특히 그 분이 얘기하는 것은 뭐 각자 자유롭게 얘기하는 거니까 어떤 의견이든 받아들이고 참고해야 되는 건데 이 분이 얘기하는 양두구육이라는 말은 이게 정서에 맞지 않는 것입니다. 
 백번 들어도 공감갑니다. 구로다씨 바로 이것이 비빔밥입니다. 와카리마스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