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님 "프로필에 왜 열린우리당을 적었습니까"
기자님 "프로필에 왜 열린우리당을 적었습니까"
  • JBC까
  • 승인 2017.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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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월2일 지방선거일이 다가오면서 철새 정치인들의 이동이 시작됐습니다. 헌데, 의외의 인물이 그 신호탄을 쏘았습니다. 한나라당 소속인 정동일 서울 중구청장의 민주당 입당을 두고 하는 말입니다. 정 구청장은 2일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조건 없이 초심으로 민주당에 입당한다"고 밝혔습니다. 선거철이 다가오면 많은 정치인들이 이 당, 저 당으로 옮기기 때문에 새삼스럽고 놀라운 일이 아니지만 그만큼은 좀 의외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정치경력'의 허와 실
1년 전인 2009년 3월 그를 인터뷰 했습니다. 전북 무주 출신으로 '둘둘치킨' 창업 신화를 이룩하는 등 입지전적인 전력을 가진 정 구청장은 1998년 민주당으로 구의원에 당선된 뒤 열린우리당으로 서울시의원을 하는 등 줄곧 민주당 사람으로 지방의회에서 활동했습니다. 2004년 중구청장 보궐선거에는 열린우리당 후보로 출마했다가 낙선하기도 했었습니다. 그러던 중 2006년 지방선거에서는 한나라당 소속으로 중구청장에 당선됐습니다.
 

添付画像

일간스포츠와 인터뷰 당시 포즈를 취하고 있는 정동일 서울 중구청장 

 그러나 그의 홈페이지와 중구청장 프로필 '정치경력' 란에는 민주당 경력은 없습니다.  제 3대 중구의회 의원 「도시건설위원장, 예산결산위원장」, 제 5대 서울시의회 의원, 제 6대 서울시의회 의원, 한나라당 서울특별시당 부위원장, 2006년 7월 ~ 민선 4기 제5대 서울특별시 중구청장. 그의 프로필만을 놓고 볼때는 한나라당 뿌리 당원인 것으로 착각할 정도 입니다.

  "열린우리당 적어 화가 났습니다"   
 그와의 인터뷰 기사가 나간 후 중구청 한 관계자가 전화를 해왔습니다. 아마도 인터넷에서 먼저 본 것 같았습니다. 
"기사 잘봤습니다. 잘 나왔네요. 담에 식사나 함 하시죠" 
 으레, 인사차 받는 전화이기도 하죠. 
 그런데 그 다음날, 한 여직원이 당황스러운 목소리로 전화를 걸어 왔습니다. 
 "중구청 ○○과 직원인데요. 구청장님 프로필 란에 열린우리당을 적었는지요"
 "그렇다"고 대답했습니다. 그 여직원이 왜 그것을 묻는지 궁금해 되물었습니다.
 "왜, 열린우리당 적은 게 잘못됐는가" 
 그 여직원 왈, "구청장님 프로필에 열린우리당이 들어가서 왜 열린우리당이 들어갔는지 확인해 봐라 해서요"라며 말을 잘 잇지 못하더군요.
  대답했죠 "정 구청장이 열린우리당에서 활동한 건, 다 아는 사실인데, 그걸 갖고 화를 내셨습니까? 참 어이없습니"며 전화를 끊었습니다. 
  며칠 뒤 한 지인으로부터 들었던 얘기인데, 열린우리당 한 줄 적었던 것 때문에 정 구청장이 엄청 화를 냈다고 합니다. 
 참, 어이없고, 기가 찼죠. 그 일로 일간스포츠와 중구청간의 업무 협약 논의와 제휴건도 아예 취소됐습니다. 

 열린우리당-한나라당- 민주당에 입당하다
 그런 그가 2일 열린우리당 후신인 민주당에 입당했습니다. 그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초심으로 돌아가 백의종군하겠다"고 민주당 입당을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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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입당을 밝히는 정동일 서울중구청장 

이어 평화방송 ‘열린세상, 오늘’과의 인터뷰에서 “중구청장으로 재직해온 3년8개월 동안 정말 중구 발전과 중구 구민의 행복 증진을 위해서 최선을 다해왔다. 그래서 많은 성과를 냈고 또 외부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 그런데도 한나라당 내부, 일부 세력들에 의해서 적극적으로 음해를 받아왔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를 지지하는 사람들은 그를 일맨이라고 합니다. 열심히 일했다고 합니다. 
 그러나 정치인들의 당적변경을 놓고 ‘철새’와 ‘소신’을 가르는 잣대는 무엇일까요
 정 구청장이 아니라도 이번 선거에 출마하는 후보자는 온갖 수단과 방법으로 자신들을 포장할 것입니다. 그 포장을 벗겨내고 그 후보의 본질을 냉철하게 밝히고, 판단하고, 선택하는 것은 온전히 유권자의 몫입니다. 
 민주당 소속 정동일 서울중구청장의 건투를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