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사고 학생이 마루탄가
자사고 학생이 마루탄가
  • JBC까
  • 승인 2017.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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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사고 폐지 뿔난 학부모 그 현장속으로

                                      출처=뉴스1

자녀를 자율형사립고(자사고)에 보내는 학부모들이 단단히 뿔났다. 지난 2일에 이어 12일 오후 전국자사고학부모연합회 회원들이 서울 종로구 보신각 앞에서 폐지 반대 시위를 벌여다.

집에서 애들 뒷바라지 해도 시간이 모자라는 학부모들이 피켓을 들고 시위를 벌이는 장면을 보면서 박근혜 정부의 최대 우호세력인 중간층 학부모들이 박 정권의 반대세력화로 돌아서겠다는 아찔함이 느껴졌다.

자사고 폐지에 대해 교육부 사정이 있겠지만 교육부가 굳이 건들지 말아야 할 것을 건드려 벌집을 쑤셔놨다는 생각도 들었다.

아마도 교육부가 10월 자사고 폐지를 확정하면 학부모들이 박근혜 정부로부터 등을 돌릴게 뻔하다. 박 정권으로선 ‘우군’을 잃는 셈이다.

이들은 24일 서울 강남에서 3차 집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집회때마다 부산 광주 등 전국의 학부모들이 몰려오고 있어 당분간 자사고 폐지를 놓고 학부모와 교육부간 팽팽한 긴장감이 조성될 것으로 보인다.

필자는 자사고 폐지 이유가 궁금했다. 그래서 교육부와 일부 학자 및 사회단체에서 자사고를 폐지해야 하는 이유를 들춰봤다. ‘교육평등화’니 ‘학교정상화’ 등 그래도 봐줄만 하다.

그런데 자사고가 교육간 계층을 조장한다. 또 자사고가 일반고를 죽이고 있다.

사실 “이게 말인지, 막걸린지” 논리인지 잘 모르겠지만, 어쨌거나 폐지가 이런 이유 중 하나라니 과히, 대한민국 교육종사자들의 훌륭한 폐지론에 박수를 보낸다.

일부 교육관련 종사자들이 굳이 ‘교육 계층론’을 들고 나온 이유가 결국 계층간 갈등 조장을 해야만 여론에 먹혀 든다는 까닭이 아닐까.

이런 계층 갈등 조장론을 가장 많이 활용한 정권이 김대중-노무현 좌파정권이다.

노무현 정권때 가장 많이 들고 나온 것 중 하나 강남과 비강남론이 아닌가.

지난 좌파정권에서 귀에 딱지가 앉을 정도로 많이 들었던 계층론이 박근혜 정부에서도 듣고 있자니 속이 여간 불편하지 않다.

또 일반고 붕괴가 자사고 탓이다. 참으로 소가 웃을 이유다.

일반고 슬럼화는 2000년대 초반부터 벌어진 일이다. 일반고가 자사고로 전환한 것은 그런 위기를 벗어나기 위함이다. 그런데 일반고 붕괴의 책임이 마치 생긴 지 4년밖에 안 된 자사고에 있는 것처럼 몰아가는게 정당한가.

지금 이런 논거를 주장하는 사람들 눈에는 교실의 현실이 보이지 않는가.

교육 현장에서 교사들이 증언하는 교권 붕괴 실태는 더 충격적이다.

아이들은 “간을 본다”며 만만한 교사를 골라내 무시하고, 학부모들은 폭력배까지 학교에 데려와 교사를 협박한다.

담임교사가 교실 자체를 포기하는 일까지 벌어지는 사이 교권 붕괴는 이제 거스르기 어려운 시대 흐름처럼 돼버렸다.

그런데 이것이 자사고 설립탓인가. 사실 이런 계층론과 일반고 붕괴는 정부가 외고 등 특목고를 만들때부터 불씨였다.

굳이 따지자면 이것은 자사고가 아닌 특목고를 설립하면서다. 여기서 분명 집고 넘어가야할 사안은 정부가 단 비평준화 지역에 있는 하늘고, 용인외고, 북일고 등 자사고 5개교와 하나고, 현대청운고, 민사고 등 구(舊) 자립형 사립고 6개교는 기존의 학생 선발권을 인정한다는 것이다.

이것을 보면서 속된말로 교육부가 누굴 쪼다로 아는가 묻고싶네.

정책입안자들아 좀 솔직해봐라, 이들 학교중 대부분은 중학교 성적 전교 3등내 최상위권 학생만 지원할 수 있는 곳이다.

그래서 이들 자립형 사립고는 유지하겠다는 것이 아닌가.

중학교 내신 상위 50% 안에 드는 학생만 지원할 수 있는 자사고는 그래서 일반고와 합쳐서 무너진 교육을 바로 잡겠다는 발상인가.

자사고 학생들이 ‘마루타’가 아니다. 이것이야말로 학벌계층 조장이고, 편가르기다.

이것은 일등과 꼴찌만 존재하고 상위와 중간층의 기회를 박탈시키는 아주 못된 정책이다.

아이의 공부를 위해 투잡하는 부모들에겐 1등 희망을 짓밟는 행위다.  

'1등만이 기억하는 더러운 세상'.

 그 1등주의를 당신의 자녀들에게도 그대로 되물림 시겨주고 있다.

이것이 대한민국 교육의 현주소다.

이젠 개천에서 용난다. 그런 용뿔같은 소리는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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