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사망공화국
박근혜 사망공화국
  • JBC까
  • 승인 2017.10.2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또' 장성 화재 잇따른 인재 사고 막아야

세월호 참사 위령제 지내, 넋 위로해줘야

“또~~~” 28일 전남 장성의 한 요양병원에서 불이 났다. 소방당국은 불이 난 요양병원 별관 2층 건물에서 진화를 벌였지만 환자와 간호사 등 21명이 숨지고 7명이 부상(6명 중상)했다.

이 뉴스를 접하는 순간, 머리가 띵해졌다. 또 사건 사망 뉴스. 올들어 벌써 몇 번째 사망 사건인가. 솔직히 요즘 뉴스 보기가 겁난다.

여기에 안대희 총리 후보 실망감 뉴스까지 더해졌다. 지금 안 후보자 인사 청문회를 앞두고 벌써부터 그의 불어난 재산을 놓고 말들이 많다.

솔직히 대한민국 역대 총리 후보자 중 그런 논란에서 자유로웠던 자가 몇 명 될까. 그래서 안 후보가 불어난 재산에도 불구하고 총리가 되든 말든 솔직히 관심 없다.

워낙 검소 청렴한 인물로 알려졌던 안대희 후보만은 다를 것으로 보았는데, 뚜껑을 열어보니 그도 별 수 없었다. 사실 이런 뉴스까지 더해지면서 국민의 뉴스 불쾌지수가 무더위 만큼이나 높다.

국민검사, 청렴·강직을 상징하는 안 후보는 대법관 퇴임 이후 새누리당 정치쇄신특별위원장까지 역임했다. 이것은 안 후보를 향해 ‘청빈 공직자’라고 기사를 마구 적었던 ‘기레기’들의 문제인지, 안대희 속에 또다른 안대희가 있었는지는 모를 일이다.

5개월에 16억. 하루에 1000만 원씩 번 꼴이다. 아무리 대법관 출신 변호사라지만 보통사람 입 벌어지게 하는 액수다. 지금까지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전관예우 논란이 숫하게 벌어졌어도 이렇게 큰 액수는 처음이다. 요즘말로 이런 ‘법피아(법조계+마피아)’가 또 없다.

하지만, 전관예우니 어쩌니 하며 그것을 그렇게 문제삼으며 근절시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지 그도 별 수 없었던 모양이다. ‘전관예우’는 어려운 말인데, 삼척동자도 그 위세를 깨닫게 할 만큼 실감나는 사례다. 이 나라 국민들은 기분 좋은 뉴스를 보고 싶어하는데 정말이지 신바람 나는 뉴스가 없다. 이러니 지금 전 국민이 사고 뉴스 우울증 걸린 십상이다.

지난 이야기지만 김영삼 정부의 닉네임을 아는가? ‘사고 공화국’이다. 그의 재임중엔 삼풍 백화점 붕괴 대구 지하철공사장 붕괴사고, 성수대교 붕괴 사고가 잇따라 발생했다.

사상 최초로 육(구포열차 붕괴) 해(위도 서해 훼리오 침몰) 공(아시아나 항공기 추락) 사고가 발생했다.

 

그런데 박근혜 정부는 ‘사망 공화국’이다. 물론 사고가 발생했기에 사망에 이르지만 사망 사건이 많아도 이렇게 많은 적이 없었다. 필자가 사건 기자로 잔뼈가 굵었다지만 역대 정권 중 국민에게 절망과 분노를 안긴 대형 사건·사고가 이처럼 연이어 발생한 것은 박근혜 정부가 처음인 것 같다.

박 대통령이 잘못해서 사고가 난 것도 아닌데, 왜 박 대통령을 사고와 연관시키느냐고 볼멘 소리를 할 수 있겠지만 대통령 중심제 국가에서 대형 사고가 발생하면 그 책임에서 대통령도 자유로울 수 없다.

특히 우리민족은 군주의 덕망과 그 복이 백성의 행복론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더욱 그렇게 다가올 수밖에 없는 까닭이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던 김춘수 시인의 ‘꽃’처럼 박근혜 정부가 ‘사망 공화국’이라는 오명을 달면서 국민들도 우울한 나날을 보낼 뿐이다.

 

올해가 청마(甲午)해답게 도약과 비상을 다짐한 2014 갑오년, 경장(更張)의 다짐은 사라지고 충격적인 사건·사고가 빈발해 사고공화국으로 전락했다.

세월호 참사 이후 43일 동안 사람이 죽지 않았지만 서울에서는 지하철 전동차 추돌 사고가 발생했다. 8명이 목숨을 잃고 57명이 부상한 고양종합터미널 화재사고, 28일 새벽 21명 목숨을 앗아간 장성 화재사건 등.

올초에는 경북 경주 마우나오션 리조트에서 신입생 환영회를 하던 부산외대 학생 10명이 건물 붕괴로 사망하고 100여명이 부상을 당하는 어처구니없는 참변이 발생했다.

그야말로 세월호 참사 이후 상상을 초월하는 인재(人災)의 대형 사건, 사고들이 속출해 ‘박근혜 정부가 사고 사망 공화국’이라는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올들어 사고가 육(부산외대 참변, 고양·장성 화재), 해(세월호 참사), 지하(지하철 사고)에서 잇따랐다. 시중에는 이제 그 다음은 '공'에서 사고가 발생할 차례라는 음흉한 소문마저 나돌고 있다.

옛날 군주들은 나라에 재난이 발생하면, 그것을 자신의 책임으로 돌렸다. 천재(天災)건 인재(人災)건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나라 안에서 벌어지는 모든 일은 다 군주 자신의 책임이라고 생각했던 것이다.

사서오경의 하나인 <예기>에 따르면, 군주는 우주만물의 운행을 책임져야 할 존재였다. 그들은 단 한 명의 백성이라도 잘 보호하는 것이 군주의 책임이라고 인식했다.

그래서 군주는 자기 영토 내의 백성들을 책임을 져야 했다. 이 같은 정신은 백성들이 재난을 당했을 때 특히 잘 나타났다. 자연적인 것이든 인위적인 것이든 재난이 발생하면 군주들은 이것을 일차적으로 자신의 책임으로 간주했다.

자기가 나라를 제대로 운영하지 못해서 하늘이 이런 식으로 분노를 표출한다고 간주했던 것이다. 그래서 군주들은 재난이 발생하면 실질적 대책을 강구하는 동시에, 위령제 등과 같은 미신적 요인을 통해 자신의 재난 방지 의지를 천명했다.

종교적 관점에 따라 반감이 생길수 있지만 휴머니즘 사상에 입각해서 세월호 참사로 유명을 달리한 자들을 위해 국가 차원의 위령제를 해야 하지 않나 싶다.

세월호 참사 49일째인 6월3일에는 일반인들이 참여하는 위령제가 정부 차원에서 개최되길 간절히 바랄 뿐이다. 그리고 나서 세월호 희생자들을 우리 곁에서 따나보내야 한다. 죽은 자와 산 자의 길은 분명 다르기에 이젠 국상(國喪)을 끝내고 산 자들도 일상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