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째라 박근혜 3차 담화
배째라 박근혜 3차 담화
  • JBC까
  • 승인 2017.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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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정신을 못차린 거 같다.” 

29일 오후 진행된 박근혜 대통령의 3차 대국민담화를 지켜보면서 느꼈던 점이다.

국정을 농단해 범 국민적 분노와 반발을 일으킨 ‘최순실 게이트'에 대해선 언급도 없이 "나는 잘못없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모두 내려놓겠다고 했다. 뭘 내려놓았는지 모르겠다. 또 잘못했다고 밝혔다. 뭘 잘못했는지 알 수가 없다. 이날 담화는  ‘책임회피에 급급한다’는 비난만 더 고조시키는 우를 범했다. 

박 대통령의 담화를 지켜보면서 그의 눈빛과 표정 말투를 유심히 보았다. 말로는 잘못했다고 하는데 표정이나 말투를 봐서는 자기가 잘못한 건 하나도 없는 듯한 태도다. 소위 '배째라식'이다.

박 대통령에게 반문하고 싶다. 정말 내려놓겠다면 담화 첫 마디가 '변명' 아닌 '사퇴'로 시작해야 했다.  무엇이 그렇게 당당한가. 그의 당당한 장면을 보면서 아직도 온실속 공주 대통령이란 착각을 하는듯 하다. 

속된 말로 정말 '똥' '오줌'도 구분못하고 세상 물정과 여론조차 전혀 알지 못하는 대통령이다. 눈을 감고 귀를 막은 대통령같다. 

이날 국민의 당 박지원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박지원 대표가 SNS에 올린 글이 눈에 팍 들어왔다.

박 위원장은 “박근혜 대통령은 역시 무서운 분입니다. 아버지 박정희 대통령이 집권 18년 동안 군부독재 통치에 대한 국민적인 저항을 인혁당 사건 등 갖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권력을 수성하는 방법을 온몸으로 체험했기에 역시 권력 수성의 귀재입니다”라며 평가를 절하했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도 자신은 국민과 국가를 위해서였지 사익을 추구하지 않은 공적인 일이었다고 변명했다. 그의 담화는 자신은 빠지고 마치 주변 사람들만 부정을 저지른 것처럼 말했다. 자신은 아무런 잘못이 없다고 항변했다.

스스로 퇴진하지 않고, 국회에 퇴진 거취를 퉁쳤다. 기자들의 질문은 거절했다. 사실은 나중에 밝히겠다고 빠져버렸다.

이런 담화를 보는 순간 울화통이 더 치민다. 문제는 담화의 진정성이 없다. 지난 1~2차 담화 때와 달라진 게 전혀 없다. 더 당당해졌다.

여전히 공주인가. 최순실이 감방에 가서 담화문을 수정할 수 없었던가. 자기의 거취를 왜 국회에 넘기는가.여야는 물론 여권 내에서조차 뭐 하나 합의가 어려운 국회 상황을 이용한 꼼수 말고는 달리 드는 생각이 없었다.

정답은 스스로 물러나면 끝난다. 국정 공백 때문에? 무슨 소리인가. 박 대통령은 이미 식물대통령이다. 청와대 국정 공백은 40일이 지났다. 업무에 손을 놓았다. 김현웅 법무부장관은 사의를 표명한 후 이날 떠났다. 최재경 민정수석도 사의를 표명했지만 보류다, 당정은 올스톱이다.

이쯤 되면 청와대 국정 시스템은 다 무너졌다. 하나라도 정상 가동이 되지 않고 있다. 4% 대통령이다. 국민들은 등을 완전히 돌렸다. 세상물정 모르는 유치원생까지도 박 대통령을 조롱하고 있다. 무엇이 국민을 위한 일인가. 지금 물러나야 한다.

그런데도 박 대통령은 국회로 공을 돌렸다. 탄핵 정국을 지연하고 모면하려는 꼼수의 전형이다. '단 한 순간도 저의 사익을 추구하지 않았고 작은 사심도 품지 않고 살아왔다'는 이 발언은 아주 비겁한 꼼수다.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박 대통령의 담화에 대해 "탄핵을 앞두고 교란책이자 탄핵을 피하기 위한 꼼수"라고 지적했다.

국민의당은 박지원 위원장은 "대통령 스스로의 책임이나 퇴진 일정은 밝히지 않고 국회 결정에 따르겠다고 한 것은 국회는 여야로 구성되었는바 현재 여당 지도부와 어떠한 합의도 되지 않는다는 계산을 한 퉁치기"라고 비판했다.

그런데도 여당은 박 대통령 담화에 긍정적이다.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는 "대통령이 (자신의 거취를) 국회에 맡겼기 때문에 국회에서 헌법과 법률의 범위 내에서 현명하게 의견을 모아서 처리하면 된다"고 밝혔다.

이 대표의 발언은 당연하지만 곱씹어 보면 거기에 꼼수의 함정이 도사리고 있다. 아직도 정신 못차린 공주 대통령과 여당. 

국민들의 분노를 더 이상 실험하지 마라. 그러다가 다 디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