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기자가 본 한반도 전쟁 발발설
일본 기자가 본 한반도 전쟁 발발설
  • JBC까
  • 승인 2017.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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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처=구글이미지

필자는 지난 20일 다치가와 마사키(太刀川正樹) 일본 일간현대 외신부장과 저녁을 했다. 미국 뉴욕특파원과 서울특파원을 역임한 다치가와 기자는 북한 평양을 3차례 방문한 한반도 정세 전문가다. 그가 밝힌 한반도 전쟁 발발 실체에 대해 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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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일본 언론은 연일 한반도 전쟁 발발 가능성에 대해 보도하고 있다. 언론의 한반도 전쟁설 호들갑 때문에 일본 사람들은 북한 전문가가 다 됐다. 일본 인구가 1억2700만명쯤 된다. 아마도 1억명이 북한 전문가가 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최근 일본 TV를 켜면 예능 프로까지 북한 핵미사일 등 전쟁이 소재다. 사실 북한이 일본을 공격하면 대책이 없다. 지진이 발생하면 숨거나 대피하면 된다. 그러나 북한이 일본 도쿄에 미사일을 터뜨렸다면 어떻게 대피하고 숨어야 하는가. 한국에서 전쟁이 일어날 경우 일본인들은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가 등 많은 정보들이 흘러나오지만 그 뾰족한 대책이 없다.

일본 국제 분석 전문가들 중 “북한이 일본을 공격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하는 이들이 많다. 말하자면 ‘도쿄가 피바다 된다’며 공포심을 부추기고 있다. 이런 전쟁 발발설에 일본 정부까지 힘을 보태고 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와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 등 일본 각료들이 총동원돼 전쟁 발발설을 부채질하고 있다.

일본 정부의 전쟁 부채질과 언론의 호들갑 때문에 상당수 일본인들은 북한이 한국과 일본을 공격한다느니, 또 미군이 북한을 선제타격 할 것으로 믿고 있다. 그러나 필자는 이런 일본 정부와 언론의 호들갑이 다소 과장된 측면이 없지 않다고 본다. 이는 아베 정권 유지와 강화를 위해 북핵을 적극 활용하고 있지 않느냐는 의혹이다.

북한의 핵·미사일 추가 도발 움직임을 빌미로 한반도 위기론을 부채질한 아베 총리 지지율이 급상승했다. 부인 아키에 여사의 사학재단 비리 스캔들로 위기에 몰렸던 아베 총리가 일본발 ‘북풍’으로 위기를 넘겼다는 분석이다.

미국도 마찬가지다.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도 한반도 전쟁 발발설을 통해 지지율을 올리고 있다고 본다. 현재 트럼프의 지지율은 역대 미국 대통령과 비교할 때 최저지만 북한 선제 타격설 등을 통해 지지율을 반등시켰다.

사실 한반도 전쟁 발발설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북한은 예전부터 툭하면 “서울 불바다”운운했다. 북한 말대로라면 서울은 이미 북한의 폭격을 받아서 불바다가 됐을 것이다. 그런데도 북한이 대한민국을 폭격한 사실이 없다.

다만 북한은 제1차 연평해전(1999. 6.15)과 제2차 연평해전(2002. 6.29)을 통해 대한민국 영해를 침범한 적이 있다. 그러나 북한이 대한민국 서울을 침범한다면 다소 상황이 달라졌을 것이다. 이는 전면전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필자는 한반도에서 전쟁이 발발할 확률이 극히 낮다고 본다. 미국의 북한 선제타격은 1994년 빌 클린턴 행정부가 검토했다. 이후 역대 행정부가 수없이 만지작거렸던 옵션이 북한 선제 타격론이다. 하지만 북한의 핵·미사일 시설 위치를 정확히 파악하기 힘들다는 기술적인 어려움에 실행에 옮기지 못했다.

이것은 북한을 선제타격했을 경우 득보다 실이 더 많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한반도 지형은 중국과 러시아 또 인근 일본에 들러 싸여 있다. 지정학적 특성은 결국 미국이 선제공격을 망설이게 하는 요인이다. 미국이 핵공격을 하지 않은 것은 무엇보다 3차 세계대전 우려도 한몫했다.

만약 미국이 북한 핵기지를 폭격했을 경우 그 피해가 엄청날 것이다. 핵 시설이 파괴되었을 경우 방사능 유출은 물론 한국을 비롯 중국, 러시아까지 핵 오염으로 엄청난 피해를 입을 것이다.

최근 북한은 김일성 생일 105주년(태양절)이었던 4월15일 예상과 달리 별다른 도발을 하지 않았다. 그 다음날 미사일을 발사했다. 이 미사일 발사는 실패했다. 핵무기 기술을 보유한 북한의 기술력으로 보았을 때 미사일 발사가 실패한 것은 의외다.

아마도 북한이 세계적으로 관심을 끌기 위해 의도적으로 미사일 발사를 실패시켰을 가능성이 높다. 북한이 미국과 전세계를 상대로 한 엄포용일 수 있지만 태양절을 앞두고 체면용으로 발사한 미사일이 아닐까 추정된다.

필자는 북한의 핵도 중요하지만 북한의 화학무기를 더 예의주시해야 한다고 본다. 탄도미사일에 화학무기를 부착한 후 쏘았을 경우 이는 핵 못지 않게 치명적인 피해를 입을 것으로 보인다. 북한의 화학무기 기술은 세계 최고수준급이다.

일본이 두려워하는 것도 이 화학무기다. 북한이 일본 미군기지를 대상으로 화학물질을 실은 탄도미사일을 발사했을 경우 일본의 피해는 걷잡을 수 없을 것이다. 핵과 함께 화학 탄도미사일도 일본에 위협이다.

또 미국인들이 끔찍하게 여기는 게 있다. 이라크나 아프카니스탄에서 미군이 죽어 시체가 돼 비행기를 타고 내려지는 장면이다. 미국이 북한을 선제공격하면 북한도 이에 맞설 것이다. 그렇게 되면 미군의 희생도 감수해야 한다.

미군 등이 전쟁에서 사망하면 여론은 트럼트에서 등을 돌릴 것이다. 트럼트가 미군을 죽이고 있다는 비난여론에 직면할 것이다.

트럼트가 말로는 북한을 향해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지만 이것은 어디까지나 엄포용에 불과하다. 현재 중국이 북한 인근에 중국군 15만명을 배치하고, 러시아도 북한 인근에 군을 배치했다고 한다. 이는 한반도 전쟁에 대비하는 것도 있지만 북한의 급작스레 체제 붕괴가 되었을 경우를 대비하는 것도 있다.

더 예의주시할 것은 미국 트럼프 대통령과 일본 아베 총리, 중국 시진핑 주석의 움직임이다.필자는 3국 지도자들이 악의 축출을 위한 구축을 마련해 놓았을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의 북한 선제타격론 압박, 일본 내부의 북한타격론, 중국 정부의 무역압박은 물론 송유관 폐쇄론 등과 관련해 3국은 모종의 밀약을 했을 가능성이 크다.

그 중 김정은 제거도 염두에 두었을 것으로 분석된다. 김정은만 제거하면 북핵 위협에서 벗어날 수 있고 북한의 새로운 정권을 통해 개방으로 이끌어 낼 수 있다는 고도의 계산을 하고 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다치가와 일간현대 외신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