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제분 회장 이혼, 해도 너무한다
영남제분 회장 이혼, 해도 너무한다
  • JBC까
  • 승인 2017.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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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제분 회장 "이혼했다" 밝힌적 없어, 언론 확인도 안하고

밀가루 세례 영남제분 회장 아냐, 공분에 진실과 사실 외면

‘청부살인’ 영남제분 사모님, 이혼 안했다 ‘파문’ (세계일보).

“영남제분 회장 살인교사 부인과 여전히 법적 부부”(경향신문).

인터넷을 뒤적이니 또 영남제분 기사가 떴다.

호기심에 한 포털 사이트 검색창에 ‘영남제분’으로 검색해봤다.

그랬더니 자극적인 제목과 함께 '영남제분 회장 부인과 이혼안했다' 관련, 뉴스가 쏟아졌다.

‘하양 살인사건’ 사건의 피해자 오빠인 하진영씨가 21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인터뷰에서 한 이야기를 언론이 받아적었다.

 

이 인터뷰에 따르면 “살인을 교사한 사모님 윤모씨(68)와 영남제분 류모 회장(66)은 이혼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하씨는 윤씨에게 허위진단서를 써준 혐의를 받고 있는 윤씨의 주치의 박모 교수와 윤씨의 남편 류씨에 대한 최근 공판을 다녀왔다며 “윤씨와 류씨는 법적으로 여전히 부부”라고 말했다는 것이다.

그는 “검찰의 진술 자료에도 나왔지만 현실적으로, 법적으로는 이혼을 하지 않은 상황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이 기사를 읽어 본 순간, 한국 언론의 고질적인 ‘냄비근성’이 그대로 드러났구나란 안타까움이 들었다.

종합지는 물론 인터넷 매체까지 사실을 확인하지 않고 적었다.

필자도 한 매체에서 인터넷 뉴스 담당 데스크를 할 때, 한 언론이 이슈 기사를 내보면 확인을 거치지 않고 그대로 짜집기 기사를 내보낸 적이 한 두번이 아니다.

왜냐면, 오프라인 신문은 '구독자'가 신문의 영향력으로 이어진다.

하지만 온라인은 '클릭수'다.

속보가 생명인 인터넷 신문, 그러다 보니 사실 확인이 뒷전이었다.

네티즌들이 그 기사를 낚시(읽는거) 할 수 있도록 타 매체보다 자극적이고 선정적인 제목을 단다.

독자들도 '영남제분 이혼' 위 기사를 한번 자세히 읽어봐라.

물론 팩트에 대한 기사라 어쩔 수 없겠지만 미사어구는 물론, 접속사 등까지 비슷하다.

왜 이 말을 하냐면, ‘악플’보다 더 무서운 게 언론의 냄비란 생각때문이다.

언론의 기본이자 생명은 사실 확인이다.

누군가가 사실을 말하더라도 반론권 보장 차원에서 상대에게 사실 확인 작업을 거치는 게 당연하다.

그게 언론의 기본이자 의무다.

결론부터 말하면, 영남제분 류원기 회장은 자신의 입에서 “부인과 이혼했다”고 밝힌 적이 없었다.

사실 필자도 이 문제가 무척 궁금했었다.

 

방송캡처

전 언론이 ‘전 부인’, ‘부인과 이혼’ 등을 표기해서 사실 관계가 궁금했다.

그래서 지난 9월 초 영장실질 심사 받으러 가기 전날 류 회장과 단독인터뷰를 통해 직접 물었다.

<참조, 9월4일자 [단독] 구속 전날 류원기 회장 인터뷰>

“전 언론이 회장님께선 이혼했다고 하는데 진짜 이혼하셨습니까”

그는 펄쩍 뛰었다.

“제가 왜 이혼을 합니까. 저는 제 입에서 이혼을 했다는 이야기를 한 적이 없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기사를 보니 제가 이혼한 사람으로 나와 있었습니다. 이봐요, 정선생 제가 이혼했다면 왜 윤길자에게 병원비를 대어주고, 왜 형집행정지를 신청하고, 왜 제심청구 소송까지 했겠습니까. 막말로 이혼하면 끝나는 거 아닙니까. 참으로 기막힙니다.”

언론에게 반문하고 싶다.

언론사 기자중 과연, 류 회장을 만나서 인터뷰를 한 기자가 몇 명이고, 이에 대해 질문을 한 적 있는지 궁금하다.

단언컨대, 류 회장을 직접 만나 이혼했는지, 안했는지 물은 기자가 있으면 나와야 한다.

그리고 스스로 필자의 글을 반박해야 한다.

필자는 지난 2002년 3월 하양 사건이 발생했을때 한 신문사 사건 담당 부데스크였다.

그리고 이 사건이 워낙 국민적 공분을 일으켰기에 필자도 현장 취재를 했었다.

때문에 이 사건의 전·후 맥락에 대해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그리고 11년이 흘렀는데 아직도 이 사건이 대한민국 중심 이슈 중심에 있어서 이렇게 글을 적고 있다.

그러면서 류 회장을 통해 부인과 이혼했다는 이야기를 들어본 적 없었다.

그런데 새삼 이 문제로 인해 구속 수감중인 류 회장이 비난을 받고 있으니 이건 해도 너무하다.

그렇다면 류 회장이 진작 언론의 이혼 보도에 대해 정정을 하지 않았을까.

 

출처=아시아경제

그의 말은 “전 부인이고 아니고가 중요한가. 아내는 이미 무기징역에 처해 있고, 이승에서 부부연은 사실상 끝난 것이 아닌가. 제가 만약 정정보도를 할 경우 대한민국 전 언론을 상대로 해야 하는데 그것이 가능하겠는가. 그저 저는 비난하면 비난하는대로 감수하며 살아야 하지 않는가” 반문했다.

이와 관련, 네티즌과 언론이 얼마나 광분하고 냄비 근성을 잘 보여주는지 예가 있다.

 지난 9월3일 전 언론은 ‘류 회장이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법원 출두할 때 밀가루 세례를 받았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이날 류 회장은 밀가루 세례를 받지 않았다.

한 언론이 류 회장이 밀가루를 세례를 받았다고 1보를 내보냈다.

그러자 다른 언론도 사실 확인도 거치지 않고 ‘류 회장 밀가루 세례’라 자극적인 제목으로 기사를 내보냈다.

류 회장 사진과 밀가루 세례를 받은 얼굴 사진을 비교하면 금방 알 수 있는 것을 언론은 하지 않았다.

 이 광분이 현재 영남제분이 처한 현실이다.

 

출처=뉴스1   밀가루 세례를 받은 사람은 류 회장이 아니다. 위의 사진과 비교하면 다르다.

 

이 글을 내보내면 네티즌들이 또다시 공분하며 필자에게 비난의 화살을 날릴 것으로 예상된다.

필자는 영남제분과 류 회장 입장을 지지하거나 옹호하고 싶은 생각이 전혀 없다.

그러나 언론은 적더라도 사실 확인을 해야하고,

네티즌들도 광분하더라 사실에 입각해서 해야만 비난과 광분의 품위가 있는 법이다.

이는 사실이 아닌것을 갖고 비난했을 경우 하양 사건 진실마저 외면당할까봐 걱정되어서 하는 소리다.

그런데 비난이 무서워 ‘사실이 아닌 것을 알면서도 사실이 아니다’고 밝히지 못한다면 그건 비겁한거다.

필자는 오늘 새삼스럽게 하양 사건 취재를 통해 입수했던 먼지 묻은 각종 재판 및 수사 자료를 들춰봤다.

지금와서 보니 참으로 이 사건은 충격적이었고, 놀라운 게 많다.

모든 자료를 근거로 해서 다시 한번 이 사건에 대해 적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

엄상익 변호사 블로그와 책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