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지진 부산 고층은 안전할까
또 지진 부산 고층은 안전할까
  • JBC까
  • 승인 2017.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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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저녁 경주시 남남서쪽 11㎞ 지역에서 규모 4.5의 지진이 발생했다. 공교롭게도 이 지진은 내가 지진 관련, 글을 적는 중 일어났다.

사실 요즘 나의 걱정은 지진 우려다. 지난 12일 경북 경주에서 국내 역대 최대 규모의 지진이 발생했다. 그 후, 부산 해운대구 일대 초고층 단지 주민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19일 저녁 지진이 발생하자 이 일대 주민들 중 상당수가 집을 뛰쳐 나와 인근 안전지대로 대피했다고 한다.

 해운대 일대는 두산건설 '두산위브더제니스', 현대산업개발 '현대아이파크', 대우건설 '대우트럼프월드' 등 50층 이상 초고층 건물 동만 30여개가 밀집해 있다. 또 일대에는 오는 2019년 최대 101층 규모의 포스코건설 '엘시티더샵'도 들어설 예정이다.

이번 추석 연휴 만났던 부산 사람들은 한결같이 “정치고, 경제니 뭐고 간에 다음에 또 강진이 발생하면 우리는 죽는 거 아닌가” 불안에 떨었다. 부산이 고향인 나도 그 걱정에 한몫 더했다.

‘만약’ 다음에 규모 6 강진이 발생하면 해운대가 어떻게 될까? 지진은 지질 전문가 내지 땅속을 본다는 지관조차 예측할 수 없다.  그 예측 못한 지진이 순식간에 해운대를 덮쳤을 경우 해운대 초고층 건물은 견딜 수 있을까.

일본은 지진을 예측하기 위해 매년 수천 억 원을 퍼붓고 있다. 그런데도 세계 최고 최첨단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일본 기상청도 예측 못하고 있다. 고작 할 수 있는 게 지진 발생 후 국민 대피 권고, 지진 규모와 강도 등을 발표 할 뿐이다. 

일본이 이럴진대 한국은 지진 예측은커녕 지진 발생 후 정부의 대응논리도 사실상 전무하다. 지난 12일 오후 경북 경주에서 발생한 역대 최대 규모의 지진이 발생한 지 일주일 만에 내륙 지방에서도 느껴질 만한 규모의 여진이 또다시 발생했다. 그러나 기상청과 국민안전처의 홈페이지는 '먹통'이 됐다.

이 정부는 소 잃고도 아직 외양간을 고치지 못하고 있다. 세월호 사건에서 보듯 이 정부의 무능은 이미 드러났다. 문제는 여전히 개선되지 않고 있다.

국민들이 이런 무능한 정부에 안전을 맡겨야 할까. 이 정부의 무능으로 인해 하나 터득한 학습효과가 있다. 지난 2014년 4월 발생한 세월호 사건을 통해서다. 

‘정부를 믿으면 곧 죽음이요, 나를 믿으면 살 수 있다.’

'나를', '나만'을 믿어야 하는 국민들은 곤충처럼 사고의 촉각을 곤두세운 후 만약의 사태를 대비해야 하는 기막힌 시대에 살고 있다.

내가 남들보다 해운대 지진 우려를 더 하는 것은 나고 자란 곳이 해운대이기 때문이다. 해운대 어제 오늘을 누구못지 않게 잘 알고 있다.

지금의 해운대 초고층 빌딩이 들어선 일대는 어릴적 나의 놀이터였다. 학교 방과후 친구들과 그곳으로 달려가 바다물속으로 풍덩했다. 거기서 소라, 고등, 게, 문어를 잡아 불을 피운 후 즉석 해물 요리를 해먹었던 곳이다.

88서울올림픽을 앞두고 이 천혜의 일대가 요트경기장 건립으로 인해 매립되기 시작했다. 바다는 수천톤의 자갈과 모래로 인해 사라졌다. 그 자리가 땅으로 탈바꿈 했다. 그 후 고층 아파트와 초고층 건물이 들어서기 시작했다.

그 바다를 매립해서 세운 곳, 그래서 탄생한 곳이 해운대 마린시티 등 일대다. 나는 이 일대에 초고층 빌딩이 들어선다는 계획을 안 후부터 자연파괴는 그렇다치더라도 훗날 대재앙을 불러 올수 있다고 결사 반대를 외쳤다.

경주 지진에서 보았듯 지진은 수천년 이어져온 경주의 땅을 흔들었다. 하물며 이 일대는 바다에 모래와 흙을 퍼부어 만들어진 땅이다. 지진은 수천년 땅도 허문다. 이제 겨우 30여년 동안 다져진 땅은 어떻게 될까.

내가 20년 전 이 일대에 초고층 빌딩이 들어서는 것을 반대한 것도 지진 염려 때문이었다.  한마디로,  '사상누각'에 세워진 건물이 될 것이라 우려했다. 

이를 모를 리 없는 건축자들도 건물을 세울 때 최첨단 공법을 동원 토목과 기초공사를 했을것이다. 이 일대 건물들은 국내 최고의 건설사들이 설계해서 지었기 때문에 건물 안전만큼은 세계 최고라 자부할 것이다.

나는 건축 내지 지질 전문가가 아니다. 때문에 그에 따른 고상하고 고차원적인 멘트는 하지 않고 싶다.

출처= 구글 이미지

최근 지질전문가 내지 건축전문가들은  ‘내진 설계’를 운운하고 있다. 정부도 내진설계를 법으로 강화할 방침이다. 지진 예방 차원에서 내진설계는 해야하고 일리 있다. 그러나 내진설계만이 지진 대비 유일한 안전책일까.

지난 2011년 3월 발생한 일본 동북부 지진 쓰나미 현장과 1995년 1월17일 오전 5시46분 일본 간사이 지방인 고베에서 발생했던 지진 현장을 갔다 왔다. 지진이 일상인 일본. 때문에 일본만큼 건물 내진에 한해 세계 최고를 자랑한다.

그런 고베와 일본 동북부가 지진 한방에 도시의 건물이 와르르 무너졌다. 당시 일본에서 만난 한 지질 전문가는 “지진과 내진설계는 전혀 무관하다”고 밝혔다. 물론 규모 5 이하 지진이 발생했을 경우에는 건물이 흔들리면서 버틸 수 있다. 문제는 지진 규모가 아니라 지진 주향이동과 진원심도이다.

지진의 규모가 아무리 세다지만 진원심도가 클 경우 땅이 갈라진다. 땅이 갈라지는 데 내진이 됐을지언정, 버틸 건물이 몇 채나 될까.

한 건축업계 전문가는 "해운대 일대 고층 빌딩이 흔들렸다는 점은 오히려 다행스러운 부분"이라며 "강진에 건물이 흔들리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고층 건물이 지진에 흔들리지 않고 뻣뻣하게 서있다면 오히려 진동에 따른 충격을 고스란히 받게 돼 곳곳에 균열이 발생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 글은 해운대와 매립지에 세워진 건물에 사는 사람들에게 불안감을 조성시키기 위함이 아니다.

이번 경주발 지진에서 교훈을 얻은 후 향후 지진이 발생했을 경우 어떤 대비와 대책을 세워야만 하는 역설이다. 

그깐 정부가 보내는 늦장 '긴급문자', 먹통 홈피를 믿고 따르는 대안은 아예 잊자.  정부는 만약의 지진 사태를 대비해서 메뉴얼을 짜야 한다.

지진이 발생했을 경우 '탁자' 밑으로 몸을 숨기라는 그런 안전 메뉴얼은 집어던져야 한다.

초고층 건물에 거주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보다 현실적인 메뉴얼을 만 든 후 지진에 대비해야 한다. 그러면서 한편으론, 해운대 땅 밑, 바다 밑이 궁금하다. 

이 의문은 어릴 적부터 품어왔다. 흔하지는 않았지만 어릴적 가끔식 '진동'을 느끼며 살았다. 동네 사람들은 이 진동이 지진이라는 것을 알고 허겁지겁 '대나무' 밭 쪽으로 달려가곤 했었다. 과학적 근거가 있는지 모르겠지만 지진이 발생하면 대나무 밭이 가장 안전하다고 믿었던 까닭이다.

지금 해운대에서 '진동'이 감지되면 곧바로 뉴스로 전해지지만 70년대는 그렇지 않았다. 이 말인즉, 해운대는 오래전부터 지진이 감지되었고, 나아가 이제 한반도는 더이상 지진 안전지대가 아니다는 말이다.

일본 지질 전문가들도 이 점을 강조하고 있다. 이들은 "한국은 지진에 대해 너무 안일한 생각을 하고 있다"고 일침했다. 

일본 지질 전문가들을 불러서라도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해운대 땅 밑, 바다 밑까지 지질 조사를 해야만 한다. 누군가 덮고, 감추고, 숨기는 것을 사전에 막기 위함이다. 

그 다음 죽고, 사는 건 '운명'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