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나요! 북한 루니 정대세 뿌리가 경북 의성
아시나요! 북한 루니 정대세 뿌리가 경북 의성
  • JBC까
  • 승인 2017.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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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대세 뿌리를 찾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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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대세 할아버지, 아버지 본적은 경북 의성군 금성면 운곡리 
정대세 국적 조선(북한)으로 추정, 민족 가족사 비극   

'아시아의 웨인 루니'  정대세(25.가와사키). 원톱 스트라이커로 활약하며 북한의 공격을 이끈 정대세는 일본 프로축구에서 올 시즌 6골을 터뜨린 골잡이 입니다. 북한 축구가 44년 만에 월드컵 본선 무대에 서게 된 것은 정대세 활약이 컸습니다.
 정대세는 재일동포 3세 입니다. 그런 정대세의 '뿌리'가 남한인 것을 아십니까.   60여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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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대세(왼쪽)가 18일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의 킹파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B조 8차전 북한과 사우디아라비아와 경기에서 공중볼 다툼을 하고 있다. /리야드(사우디아라비아)=AFP연합 
    

경북 의성군 금성면 운곡리
 경북 의성군 금성면 운곡리. 일제강점기 시절 이곳은 가난한 농가가 많았습니다.  먹을 거, 입을 것 조차 없었던 당시 정대세 할아버지는 이 마을에서 농사 일을 했습니다. 
 정대세 할아버지 이름은 정삼출이었습니다. 마을 사람들은 정대세 조부 정삼출씨에 대해 생생히 기억하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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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금성면 운곡리 마을 전경 
 
 이 마을 김윤호옹(87)은 "정삼출은 1930년 초 일본으로 건너간 것으로 기억이 난다"고 말했습니다. 정삼출씨가 일본으로 건너 간 이유에 대해 김옹은 "당시 먹을 거, 입을 거 조차 없던 너무 가난한 시절이라 먹고 살기 위해 일본에 갔다"라고 회고했습니다. 
 이 마을 김태환씨(76)는 "정삼출씨 형님 친,인척들도 운곡리에 살았지만 지금은 살지 않는다. 소문에 의하면 경북 구미시 선산읍에서 사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습니다.
  마을 원로들에 따르면 정삼출씨가 출생한 곳은 경북 청송군 현서면이랍니다. 정삼출씨는 열댓살 쯤 운곡리로 이사왔다고 했습니다. 
 정삼출씨 본관은 동래 정씨 입니다.  운곡리에는 동래 정씨 사당이 있을 정도로 동래 정씨가 많이 살아 이곳을 터전으로 삼았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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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 마을 이장이 정대세 할아버지 정삼출씨가 운곡리로 이사 왔을 때 살았던 집을 가리키고 있다.

  정대세 조부 정삼출씨가 처음 정작했었던 집은 꽤 컸습니다. 그런데 가세가 기울면서 그 집은 팔고 100여 미터 떨어진 허름한 초가집으로 이사 갔다는 게 마을 사람들의 회고입니다. 정삼출씨가 1930년초 일본으로 건너가기 전까지 살았다는 집은 아직도 보존돼 있습니다.
 운곡리 이장 김원호씨(58)는 "정삼출씨가 처음 정착했던 집은 슬레트가 지붕이 덮여져 바뀌었지만, 두 번째 살았던 초가집은 원형 그대로"라고 말했습니다.
 마을 사람들은 일제강점기 시절 운곡리 사람들이 일자리를 구하기 위해 유별나게 일본으로 많이 건너갔다고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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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정대세 할아버지 정삼출씨가 일본으로 건너 가기 직전까지 살았던 농가 .


   뿌리는 원곡리, 국적은 조선, 출생지는 일본
  마을 사람들은 정대세가 북한 선수로 뛰는 것에 대해 안타까워 했습니다. 그럴 만도 합니다. 금성면사무소에서 정대세 부친 정길부씨 호적등본과 제적등본을 확인해 본 결과 본적지가 경북 의성군 운곡리 였습니다. 
 그러나 정길부 출생지가 일본 애지현 동춘승군 고장사정 대자출천 2167번지 입니다. 정대세 부친 정길부씨는 이곳에서 1941년 2월22일 출생 했습니다. 
 정길부씨는 1984년 3월 리정금씨와의 사이에 정대세를 낳았습니다.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으면 호적에는 아내와 자식이 등재됩니다. 그러나 정씨의 호적에는 리정금씨와 정대세가 등재돼 있지 않았습니다.
  한국의 호적에는 부친 정길부와 조부 정삼출씨만 등재돼 있습니다. 정대세가 한국 호적에 등재 돼 있지 않았다는 것은 정대세가 모친 리정금씨의 국적인 조선(북한)을 선택했기 때문으로 풀이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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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대세는 조총련계 학교를 다녔습니다. 문제는 일본 정부는 북한을 주권 국가로 인정하고 있지 않습니다. 따라서 조선을 국적으로 선택한 일본 교포들은 현재 '무국적자' 입니다.
 만약 정대세가 모친을 따라 조선 국적을 선택했다면 현재 무국적자 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어쨌거나 정대세는 한 민족의 아픔과 슬픔을 간직한 우리 민족의 후손입니다. 정대세 뿌리는 남한, 그러나 현재는 북한 국가대표. 그리고 일본서 출생. 그것은 일제강점기 시절을 거친 우리 민족의 비극적 가족사의 한 단면이고 합니다. 
 
  정대세 형을 만나다
 

 하나 더 알려드리죠. 정대세 형은 한국에서 축구 선수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험멜코리아에서 골키퍼로 활약하고 있는 정이세(27) 입니다. 두 달 전쯤 정이세를 만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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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대세 형 정이세. 촬영= 양광삼 기자  
 

그에게 "당신의 뿌리가 경북 의성군 운곡리란 사실을 아는가"물었습니다. 그는 "잘 모른다"고 했습니다. 그에게 뿌리를 한번 찾아 갈 것을 권했습니다. "그는 남한이란 사실을 안다. 그러나 경북 의성까지는 모른다. 기자 분은 어떻게 그걸 알았냐"며 놀라워 했습니다. 
  정이세는 지난해 10월 한국에 왔습니다. 정이세는 동생 대세와 함께 아이찌 조선 제이 초급학교 4학년부터 축구를 시작했습니다. 축구를 계속하기 위해서는 일본 고등교육 자격이 필요한데 자격이 안돼 하고 싶어도 더 할 수가 없었습니다. 스물세 살이 되던 해 어쩔 수 없이 축구를 그만 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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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이세가 손으로 공을 쳐내고 있다. 촬영=양광삼 기자


 4년 동안 축구를 그만 두고 배관사업을 하는 어버지 가업을 이었지만 마음 속 축구의 열망까지는 버리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한국에 온 것이니다. 한국에 온 것은  오직 '축구'때문이었습니다.  그들의 국적이 남한이면 어떻고, 북한이면 어떻습니까. 그들은 진정한 한민족의 후손입니다. 44년만의 북한 월드컵 진출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사진=월드컵 본선행 티켓을 딴 뒤 자기 팀 코치를 헹가레치고있는 북한 축구팀선수들.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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