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누나 이귀선씨를 기리며
MB누나 이귀선씨를 기리며
  • JBC까
  • 승인 2017.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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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을 하루 앞둔 지난 2007년 12월 18일 경북 포항시 구룡포읍에서 이귀선씨(81)를 만났습니다. 이씨는 이명박 대통령의 누나 입니다. 지난 29일 작고했습니다. 
 이씨를 만난 것은 이 대통령의 성장배경과 지난 인생사를 취재하기 위해서였습니다.  이씨는 일본서 살았다고 했습니다. 1945년 해방이 되면서 가족과 함께 한국으로 돌아왔다고 했습니다. 당시 오사카 히라노구 한 국민학교(초등학교) 5학년에 재학중이었다고 했습니다. 
 이씨는 "일제 강점기 시절 오사카는 가난했던 우리 가족에게 희망의 땅이었지만 한편으론 조선인의 차별과 한이 서려 있었던 곳"이라며 말문을 열었습니다. 이씨는 당시 동생인 이 당선자가 오사카에서 출생했다는 사실도 증언해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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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명박 대통령의 지난 시절을 밝혔던 이귀선씨

이씨는 이 대통령의 성장사도 밝혔습니다. 이씨는  "명박이는 이상하리만큼 보채거나 어리광을 부리지 않았다. 너무 점잖았고, 얌전했다"고 말했습니다. 또 동생은 어릴 적 부터 박식했다고 했습니다. "한국어든, 일본어든 한번 가르켜 주면 잊어버리지 않았다. 그래서 부모님은 명박이가 천재인 것으로 알았다"고 귀띔했습니다. 
 이씨는 이 대통령의 생과 사에 대해서도 전했습니다. 이씨는 "다섯살 때인 1945년에 가족이 일본에서 귀국하는데 대마도 부근에서 배가 침몰했다. 그때 많은 사람들이 죽었는데 엄마는 명박이를 살리기 위해 끈으로 꽁꽁 묶으며 업고 있었다. 그 와중에서도 명박이는 울지 않았다. 엄마는 그런 명박이에게 고구마를 먹이며 굶주린 배를 채워줬다"라고 회고했습니다. 
 이씨는 어려운 시련속에서도 이 대통령이 굴하지 않고 훌륭하게 성장한 것은 부모의 가르침이었다고 밝혔습니다. 부모님은 이 대통령의 가슴속에 원대한 꿈을 그려줬다고 했습니다. 부모님이 강조했던 것은 '늘 호연지기를 품고 살아라'였다고 합니다. 
 그리고 가난하지만 정직과 성실해야 하며 남에게 해코짓을 하면 절대 안된다는 점을 강조했다고 합니다. 이 당선자의 삶에 가장 영향을 준 사람이 모친이었답니다. 
생활력이 강했던 모친은 찢어지는 가난 속에서 행상으로 가족을 부양하면서도 이웃이 '자식들 갖다 먹이라'고 주는 음식을 절대로 받지 않았다고 합니다. 자식들이 가난에 주눅들지 않고 '부자든 가난하든 사람과 사람의 관계로 당당하게 서로 만나야 한다'는 교훈을 가르치려 했다는 게 이씨의 회고였습니다. 
 구룡포 자택서 들려줬던 이씨의 하나 하나 말들은 고난의 세월을 살아온 이 대통령의 역사 였습니다. 
 당시 이씨는 관절염이 심해 제대로 걷지도 못했습니다. 그런데도 이 대통령의 당선을 위해  선거운동을 도왔습니다.  아픈 몸을 이끌고 동생의 당선을 위해 온종일 사람들을 만나고 다녔습니다. 보통사람도 힘든 일이었습니다.
 이씨와 인터뷰를 끝내니 어둠이 찾아왔습니다. 이씨를 모시고 저녁 먹으러 갔습니다. 지팡이를 짚었지만 잘 걷지를 못해, 구룡포 항구까지 부축하며 갔습니다. 
 그 때 했던 말이 아직도 귓가에 맴돕니다. "동생이 대통령에 당선되면 벌떡 일어나 춤을 출거다."

添付画像

                                  이귀선씨
 
  그러나 이씨는 그렇게 하지 못했습니다. 동생이 대통령에 당선된 후부터 몸이 아프기 시작했습니다. 긴장이 풀려서일까요. 그후 수차례 전화 통화를 했습니다. 또 서울서 만났습니다. 그런데 어느날 전화가 되지 않았습니다.
 수소문 해보니 서울대병원에 입원했다는 소리를 전해들었습니다. 병실 면회도 갔습니다. 쾌유를 빌었습니다. 이씨는 지난 29일 끝내 작고했습니다. 그 사실을 어제 알았습니다. 
참으로 인자하고 가슴이 따뜻했던 분이었습니다. 부디 편히 영면하시길 바랍니다.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