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토야마 유키오 전 총리가 그립다
하토야마 유키오 전 총리가 그립다
  • JBC까
  • 승인 2017.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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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 하토야마 전 총리

지난 2009년 8월 31일 54년 만에 일본 자민당 정권을 붕괴시키고 정권교체를 이룬 후 총리에 올랐던 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 전 일본 총리(65).

그와 대면 인터뷰는 하지 않았지만 친분 관계로 두 번 봤었다.

한 번은 2009년 6월이었다. “야당 당수가 되면 제일 먼저 한국을 방문하겠다”는 하토야마 전 총리는 그해 5월 중순 야당 대표가 된 직후 첫 번째 방문국으로 한국을 선택했다. 두 번째는 2009년 10월초였다. “총리로 취임하면 가장 먼저 한국을 방문하겠다”고 밝혔던 그는 약속대로 한국이 첫 방문지였다.

일본 역대 총리중 하토야마 전 총리처럼 한국을 좋아했고, 한국인의 정서를 이해 해주는 정치지도자가 드물었다. 그가 불쑥 생각나는 것은 지난 16일 치러진 선거에서 ‘강한 일본’을 외쳤던 아베 신조 자민당 총재가 재집권에 성공하면서다. 아베 전 총리가 이끄는 자민당이 선거과정에서 제시했던 자민당의 정책공약에는 여러 가지 우경화 공약이 포함되어 있다. 그가 총리로 취임하면 그 공약들이 상당수 실현될 가능성이 높다. 한국과 마찰이 불가필 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2006년 초 한국과 일본의 공식 비공식 외교 채널이 거의 단절됐다. 발단은 당시 고이즈미 일본 총리의 야스쿠니 신사참배와 역사교과서 왜곡, 독도 문제 등 한일간의 가장 민감한 문제가 한꺼번에 터지면서였다.

한일 관계는 갈등의 골이 깊었고, 결코 치유될 수 없는 상처처럼 곪아만 갔다. 그때 민주당 간사장이었던 하토야마 전 총리는 “한일 관계를 복원시키고 싶다”는 의지를 갖고 한국 방문을 희망했다.

그러나 당시 노무현 대통령은 물론 여당인 열린우리당도 대화 제의를 외면했다. 그런데도 하토야마 간사장은 한국과의 대화 채널 끈을 놓치 않았다. 2006년 5월 4일 한명숙 국무총리와 면담하면서 한일 간의 갈등의 끈을 풀고자 했다.

그는 독도 문제에 대해서도 한국적 입장을 외면하지 않았다. 그는 독도 문제에 대해 “모든 영토문제는 역사로부터 시작되는데, 독도문제에 관해서는 일본이 역사적 사실을 보다 정확하게 이해하도록 노력할 필요가 있는 것 같다”라고 밝혔다. 그는 일본 국회내 “독도 연구회를 만들겠다”는 의지도 보였다.

당시 하토야마 전 총리는 한국을 방문하면서 한국인으로 귀화한 일본인 호사카 유지 세종대 교수를 만나 독도 관련 설명을 1시간 30분 동안이나 경청했다. 독도 문제는 단기간에 해결될 수 없고, 독도를 둘러싼 사료에 대한 입장에도 여전히 한일간의 입장차이가 존재한다.

그도 일본의 여론을 의식했겠지만 최소한 한국측 입장을 이해하려 했었고, 들으려 했다. 그러나 아베 총리는 한국에 특사를 파견하겠다는 것까지 여론의 눈치를 보면서 정치적 계산을 하고 있다. 특사파견은 한일간의 역사와 영토 문제와는 벌건이다.

그는 이번 일본 선거에서 불출마를 선언 야인으로 돌아갔다.  하토야마 전 총리가 더욱 그립다.